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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낸드 가격 급락` 후폭풍 컸다…SK하이닉스, 실적쇼크

김승한 기자
입력 : 
2019-07-25 15: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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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89% 하락한 6376억원
반도체 수요회복 지연 및 가격 하락 탓
생산량·투자 탄력조정…하강국면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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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편집 = 김승한 기자]
SK하이닉스가 3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냈다. 반도체 수요 회복 지연과 가격 하락이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년간 누렸던 반도체 슈퍼호황이 끝나자 이제서야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5일 SK하이닉스는 2019년 2분기에 매출 6조4522억원, 영업이익 637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89% 하락한 수준이다. 전기 대비로는 5%, 53%씩 줄었다.

이는 지난 2016년 2분기(4529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분기 흑자가 1조원을 밑돈 것도 2016년 3분기(7260억원) 이후 11분기 만에 처음이다. 당초 업계에선 SK하이닉스 실적 부진을 예상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예상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컨센서스(전망치)인 7441억원보다 1000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해 3분기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인 56.7%를 찍었다. 영업이익률이 56.7%라는 것은 1000원을 팔아 567원을 남겼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 2분기는 9.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분기(20.2%)와 비교해서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실적부진은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지고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탓이다.

SK하이닉스 측은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 대응해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ASP)은 24%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ASP는 25%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SK하이닉스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판매 수량 증가에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부진했다"며 "D램은 글로벌 무역마찰 격화로 일부 고객의 보수적 구매 행태가 지속됐고 낸드는 단품 판매 비중 증가로 ASP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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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장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사실상 감산이다. D램은 생산 캐파(CAPA·생산능력)를 4분기부터 줄인다.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것이라 덧붙였다.

아울러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28단 1Tb TLC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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