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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밴드형 뇌파 측정기로 치매 위험군 간편히 진단

송경은 기자
입력 : 
2019-07-25 15:5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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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硏-항노화硏 공동연구
뇌파-치매위험군 상관성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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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간편히 쓰면 이마 쪽의 전극을 이용해 비침습적으로 뇌파를 측정할 수 있는 밴드형 뇌파 측정기. [사진 제공=락싸]
국내 연구진이 간단한 뇌파 측정을 통해 기존 설문 방식의 선별검사지 수준으로 치매 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진단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검사의 불편함과 비효율성을 해소해 치매 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인체항노화표준연구원과 함께 밴드형 전전두엽(이마) 뇌파 측정기를 이용해 간편하게 치매 위험군을 선별해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 18일자에 게재됐다.

치매 진단에 사용되는 서울신경심리검사총집(SNSB) 검사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정밀 진단을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뇌척수액(CSF) 등 고비용의 검사가 요구된다. 때문에 국내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우선적으로 치매 위험군 선별을 위해 값싸고 빠른 설문도구인 치매선별검사(MMSE)를 활용하고 있지만 검사 문항이 단순해 발생하는 학습효과로 반복 검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뇌파를 활용한 치매 진단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500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밴드 형태의 상용 전전두엽 뇌파 측정기기로 휴지기 이마에 부착된 전극에서 5분간 측정된 전전두엽 뇌파 신호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파 신호는 MMSE 검사 결과와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뇌파로 인지기능을 평가하고 치매 위험군을 선별해낼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연구를 이끈 김재욱 한의학연 미래의학부 책임연구원은 "인지기능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진 휴지기 뇌파 바이오마커(MDF, PF, ATR)가 모두 MMSE 검사 점수가 24점 이하인 치매 위험군에서 급격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MMSE 점수를 예측하는 통계모형도 개발해 치매 선별에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뇌파 측정은 비침습적이고 학습 효과가 없으며 인체에 무해하다는 장점이 있어 의료 현장에서의 활용도가 높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최정미 항노화연 원장은 "현재 사천시에서 이번 연구 성과와 연계한 복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후속 연구로 뇌파 등 생체신호를 활용해 치매의 초기 또는 전 단계 증상까지 선별해 내며 증상의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며 "의료기관이나 가정에서 치매예방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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