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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IT공룡 `금융플랫폼` 전쟁

오대석,정주원 기자
오대석,정주원 기자
입력 : 
2019-07-25 17:52:21
수정 : 
2019-07-25 22: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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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검색·쇼핑 강점 활용
대출·보험·투자로 영역 확대

카카오는 카톡·카뱅 기반으로
자산관리·투자서비스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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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에서 정보기술(IT) 공룡들의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가 금융업에 특화한 별도 법인 '네이버파이낸셜'(가칭) 설립 계획을 밝히면서 앞서 카카오페이를 분사시켜 운영 중인 카카오와 물러설 수 없는 '테크핀' 전쟁이 본격화됐다. 각각 수천만 충성고객을 보유한 국내 최대 플랫폼을 가진 데다 막강한 기술·자금 동원도 가능하다. 두 곳 모두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을 넘어서 투자·보험 등 자산관리 사업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라 대형 IT 공룡 주도의 새로운 금융혁신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는 기존에 IT 분야에서 다져놓은 막강한 플랫폼 경쟁력과 넓은 고객 기반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두 서비스 모두 기존의 네이버·카카오톡 플랫폼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본연의 사업인 검색 포털로 회원 수 4200만명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검색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최근 네이버가 차세대 먹거리로 강조해온 온라인 상거래 '네이버쇼핑'도 가맹점 26만곳을 확보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25일 열린 네이버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내정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근본 경쟁력은 커머스(상거래) 플랫폼 기반이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페이 고객 수는 3000만명, 월 결제 이용자 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앞서 2017년 4월 분사한 카카오페이 역시 국내 점유율 94%에 달하는 모바일 메신저 앱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매일 접속하는 카카오톡 앱에 간편송금, 간편투자, 환전 등의 금융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다.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젊은 층의 호응도도 높다. 또 카카오T(택시)·커머스와 연계해 간편결제를 도입하면서 송금뿐 아니라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플랫폼 시너지 효과를 냈다. 지난 1분기 기준 고객 수는 2800만명, 분기 거래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두 곳은 이 같은 기존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공통의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중 '테이블 오더' 서비스를 선보인다. 네이버 앱에서 식당 예약은 물론이고 앉은 자리에서 바코드를 찍어 음식 주문, 현장 결제, 포장 주문까지 연계되게 한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온·오프라인 연계와 페이가 자연스럽게 결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도 이미 QR코드 결제로 오프라인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초 기준 가맹점 20만곳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아파트 관리비를 비롯한 각종 공과금 납부, 멤버십 통합 관리, 택배 예약·조회 등 각종 생활 관련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파트 커뮤니티 앱 '모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렇게 간편 서비스 확대로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면 결국 이들은 맞춤형 통합 자산관리와 투자·보험 등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네이버페이는 이달 말부터 이용약관에 '통합조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한 대표는 "네이버페이에 축적된 트래픽·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금융 상품을 추천하고, 안전하고 쉽게 통합 조회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당초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지만, 국내에서 많은 규제에 노출되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기보다는 사업 확장성이 많은 금융 플랫폼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최 COO는 "은행업을 하지는 않지만 결제·대출·보험·투자 등 다채로운 금융 신사업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이 부분에선 네이버보다 한발 앞서 있다. 이미 지난 5월 통합조회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향후 맞춤형 서비스, 비대면 투자 일임, 로보어드바이저 등 자산관리 서비스로 확장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최근 보험 스타트업 인바이유와 바로투자증권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직접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겠다는 게 카카오페이 복안이다.

[오대석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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