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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서울에서 베를린의 추억을 먹고 마시다

입력 : 
2019-07-17 14: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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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은 지금 가장 ‘핫’한 도시임에 틀림없다. 세상 모든 멋진 것들이 허세 1도 없이, 조용하고 차분하게 존재하는 그곳에 다녀온 후에는 나의 삶도 베를린을 닮고 싶어졌다. 합리적이면서도 위화감 전혀 없는 파워풀한 한국 속 베를린 테이스트를 소개한다.

▶베를린에서 온 스페셜티 커피 모어댄레스(m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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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급 커피보다 한 단계 더 등급이 높은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세계의 커피집 25’에 꼽힌 베를린의 ‘보난자(Bonanza)커피’를 마시러 한남동으로 가자. 베를린 외에 전 세계 어디에도 지점을 내고 있지 않는 보난자가 한국에 온 것은 빅뉴스였다. 우상규 대표의 열정과 끈기도 한몫했겠지만, 대기업 대신 ‘모어댄레스’란 미니멀하고 감각적인 편집숍 내에 숍인숍 형태로 들어와 있는 것도 다분히 베를린스럽고 또한 보난자답다. 기분 좋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모어댄레스(mtl)가 만들거나 셀렉트 한 물건들을 둘러보며 커피를 마시면 이곳이 서울인지 독일인지 헛갈릴 정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항공편으로 공수되는 보난자의 원두는 공정무역 생두를 최소한의 로스팅만 해 보내어진다. 적절한 산미가 가미되어 입체적이면서 좋은 단맛을 품은 보난자의 커피. 모어댄레스에서는 바리스타와의 일대일 토크, 커핑, 센서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커피 문화의 확산을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펼친다. 커피와 함께 할 빵들 중 우상규 대표의 부인인 김효빈 대표가 직접 만든 비건 케이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격대는 에스프레소 5000원, 아메리카노 5500원, 카페라테 6500원, 커스타드커피 6000원, 크림커피 7000원. 특히 크림커피는 아인슈페너의 보난자식 해석인데 소금과 설탕 두 가지 맛 중 선택해 커피와 크림을 섞지 않고 마신다. 주말엔 디제잉을 하고, 반려견도 동반할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743-8

시간 10:00 ~22:00



▶한국형 메쯔거라이(식육점) 그릭슈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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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돼지’란 뜻의 ‘그릭슈바인’은 SPC 그룹에서 론칭한 프리미엄 육가공 브랜드다. 다양한 메뉴와 육가공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세련된 델리 레스토랑 콘셉트로 양재, 역삼동 스퀘어, 판교, 서울역 네 군데 매장을 운영한다. ‘메쯔거라이(Metzgerei)’는 독일식 정육점을 뜻하는 말로, 식육과 함께 매장에서 햄, 소시지를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곳을 말한다. 그릭슈바인은 독일의 137년 전통의 명문가 ‘쉐퍼’에게 전수받은 200여 가지의 레시피와 다양한 육가공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산 돼지 앞다리를 120시간 염지숙성해 만든 족발요리 슈바이넨 학센(2만9000원)을 필두로 클래식 슈니첼, 베를린 요리인 커리부어스트(1만3000원)까지! 깔끔하고 만족스럽다. 여럿이 함께 갔을 때 모두가 만족하는 추천 메뉴인 바베큐콤보(3만3000원)는 큼직한 닭다리 두 조각, 통삼겹살, 소시지와 웨지감자가 푸짐하다. 1만 원 초반대 브런치 메뉴도 다양하다. 회식에도 어울리는 곳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405

시간 평일 11:00~22:30, 주말 11:00~22:00



▶여전히 건재한 독일식 베이커리 더베이커스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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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베이커스 테이블은 3대째 제빵 마이스터인 독일인 미샤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겸 캐주얼 식당이다. 서울스퀘어 빌딩 지하에 위치한 2호점은 경리단의 본점보다 넓고 편하다. 그동안 ‘수요미식회’ 등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후 인기가 더 올라간 것은 사실이지만 갓 구워낸 빵 냄새, 푸짐한 음식의 담음새, 인심 좋게 제공하는 시식용 빵은 여전하다. 합리적인 독일 스타일은 메뉴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파스타와 수프, 그리고 독일식 돈가스인 슈니첼, 버거, 샌드위치 등을 가벼운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빵은 프레첼, 저먼 부터 케이크(독일식 버터 케이크) 등을 비롯한 독일식부터 프렌치 토스트, 치즈 케이크 같은 일반적인 빵들까지 다양하게 구비했다. 두껍게 썰어 튀긴 웨지감자와 코슬로, 매시드 포테이토 등의 사이드 메뉴마저도 푸짐하다. 독일식 피자인 플람쿠헨, 독일식 큐브스테이크(1만6000원)부터 커리부어스트(1만3000원) 등의 음식과 맥주를 즐기며 보는 서울역 야경은 한여름 밤의 보너스다. 위치 서울시 중구 한강대로 416 서울스퀘어빌딩 지하

시간 매일 07:30~22:00, 주말 09:30~18:30



▶베를린 스타일 동네 빵집 베를린크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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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은 빵이 촘촘하게 진열되어 있고 벽 너머에는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이 공존하는 베를린크라츠는 사평역 부근 학원가가 밀집한 아파트 주변에 위치한 동네카페다. 음료 메뉴가 다양하지만 독일식 빵을 기대하고 갔다면 텅텅 비어 있는 진열대를 보고 한숨지을 수도 있다. 빵 나오기가 무섭게 품절, 샌드위치가 들어있는 진열대도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다행히 쫀득하고 담백한 프레첼(3200원)은 맛볼 수 있었다. 프레첼은 단연 이 집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빵. 밀도감이 높아 베를린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다. 호밀이 50% 이상 함유되었다는 슈퍼그레인호밀빵(4500원)은 무화과, 견과류 등이 촘촘히 박혀 있어 고소하다. 식사대용으로는 굴라쉬 수프(8900원)와 샌드위치가 있다. 독일 빵 외에도 고소하고 달달한 버터크림 피셀(3500원)이나 수박 모양의 식빵(6000원) 등도 인기가 있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서초중앙로 229, 대영빌딩 1층

시간 08:00~21:00

[글과 사진 조은영 무브매거진 편집장/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8호 (19.07.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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