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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alk] ‘기방도령’으로 첫 사극 도전 정소민 | 30대 들어선 후 소신 생겨 단단한 배우로 거듭나고파

  • 한현정 기자
  • 입력 : 2019.07.15 07:39:31
‘멜로 퀸’ 정소민(30)이 사극 영화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숱한 감정 연기 중에서도 설레는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는 그녀인 만큼 이번에도 풋풋한 청춘 코믹물을 택했다. JYP픽쳐스가 제작하는 영화 ‘기방도령’이다.

“아름답고도 절절한 멜로이자 그 시대 사람들의 애환, 따뜻한 휴머니즘 등 많은 것을 담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에요.”

정소민은 이같이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보통 자기 작품은 기대에 비해 실망하기 마련인데 정말 재밌게 봤다. 긴장을 덜고 싶어 팝콘을 사서 들어갔는데 어느새 다 먹었더라. 즐겁고 편안하게 봤다”며 만족해했다.

영화는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조선 최초 남자 기생이 된 꽃도령 ‘허색(이준호 분)’이 최고의 여심 스틸러로 등극하면서 벌어지는 코믹 사극이다. 정소민이 연기한 ‘해원’은 양반과 상놈, 남녀의 차별을 부당하게 여기는 등 의식이 깨어 있는 몰락한 양반가의 규수. 허색은 첫눈에 해원의 미모에 반하고, 이보다 곱고 아름다운 심성에 더욱더 빠져들게 된다.

“다행히 정통 사극이 아니어서 부담감이 크지는 않았다”는 그는 “이야기가 워낙 재미있는 데다 현장은 더 그랬다. 촬영 내내 웃고 떠들며 스트레스 없이 찍었는데 그 유쾌한 기운이 작품 안에 그대로 녹아 있더라”라며 소감을 전했다.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면 ‘이 친구는 어떤 사람일까’를 가장 먼저 고민해요. 두려움과 호기심이 공존하다 점점 알아가는 재미에 빠지게 되면 (출연을) 선택하죠. 해원은 자유롭게 자신만의 삶을 갈구하는 욕구가 있지만 현실적 제약 때문에 그것을 누르며 외로움을 안고 사는 인물이에요. 그런 아이가 시대를 뛰어넘는 자유분방한 남자를 만났을 때 느꼈을 흥분과 충격이 흥미로웠죠. 두 사람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 저 역시 궁금하더라고요(웃음).”

남자 주인공 이준호와는 2015년 ‘스물’로 이미 친분이 있는 사이. 정소민은 “과거에도 이미 (연기력에) 놀랐지만 이번에는 정말이지 더욱 그랬다. 혼자 끌고 나가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여유롭고도 완벽하게 제 몫을 해내더라”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남녀 주인공의 호흡이 워낙 중요한 작품이다 보니 상대 배우가 당연히 중요했는데 준호라는 것을 알고 든든했어요. 이 버라이어티한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했는데 섬세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완성했더라고요. 친구로서 봤던 유쾌함과는 달리 카메라 뒤에서 치열하게 대본을 연구하고 작은 것 하나까지 철저하게 준비해오는 걸 보면서 많이 놀라웠어요.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좋은 배우더라고요.”

정소민이 되고 싶은 ‘좋은 배우’란 무엇일까. “구체적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라고 물으니 “어떤 한 울타리, 수식어에 갇히지 않고 늘 도전하는, 안주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당찬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가수지만 배우로서도 꾸준히 제 꿈을 펼치고 있는, 그것을 위해 어느 것 하나 게을리하지 않고 애쓰는 (준호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 역시 그런 배우가, 또 사람이 되고 싶다. 매 순간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한다. 그런 마음으로 우직하게 내 길을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20대에는 뭔가 감정의 폭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불안정했던 것 같아요. 오르락내리락이 심하다고 해야 할까요. 끝없는 걱정과 고민 때문에 혼란스러웠고 어떨 때는 연기를 숙제하듯이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30대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조언을 들으니 조금은 안정감과 소신이 생겼어요. 우선순위도 명확해졌고요. 결국에는 좋아하는 연기를 잘, 그리고 오래 하고 싶었던 것인데….”

자신의 고민과 과거를 덤덤하게 털어놓던 그는 다시금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으며, “오래도록 연기를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더 단단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 판씨네마 제공]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17호 (2019.07.17~2019.07.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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