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84일만에 정상화...한국당 정개특위원장 몫 챙겨, 예결특위 빠진채 타결돼 '뇌관'

국회가 84일 만에 정상화됐다. 쟁점인 선거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과 관련해선 자유한국당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기로 하면서 정리됐다. 정의당은 반발했다.

국회 84일만에 정상화...한국당 정개특위원장 몫 챙겨, 예결특위 빠진채 타결돼 '뇌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8일 오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쟁점이던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활동기한은 6월 30일에서 8월 31일로 두 달 연장키로 했다. 대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몫은 원내 2당인 한국당이 가져가기로 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은 정의당 몫으로 심상정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완전한 국회 정상화로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원포인트 합의지만, 더 큰 합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여달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합의 후 국회 모든 상임위원회 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아직 모든 의원이나 국민께 동의를 받을 정도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우리 당은 일단 상임위원회에 전면 복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오전 합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 추인이 전제”라고 강조하는 등 지난번 합의 후 의총 추인 불발에 대해 의식했다. 다행히 이날 한국당 의총에선 전원 박수로 나 원내대표의 합의안을 추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재 역할에 나섰던 바른미래당은 환영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회가 소통하고 합의와 협치의 정신을 되살려 국민을 위한 국회로서 거듭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직을 빼앗기게 된 정의당은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심상정(정개특위워장)을 희생양을 삼은 민주당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에 끌려다녀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여야 합의에 따라 제369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정개특위와 사개특위 활동기한 연장의 건 등 모두 10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정개특의와 사개특위는 8월 31일까지 연장됐다. 운영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장, 행정안전위원장, 여성가족위원장 사임의 건과 보궐선거도 이뤄졌다.

운영위원장은 여당 원내대표가 바뀌면서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맡게됐다. 20대 국회 후반기 시작과 함께 합의했던 민주당 몫의 기획위원장은 정성호 의원에서 이춘석 의원으로 변경됐다. 여가위원장과 행안위원장은 인재근, 전혜숙 의원 자리를 바꿔 맡는다.

관심을 모은 한국당 몫의 복지위원장과 국토위원장, 산업위원장 자리는 6월 임시국회까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합의로 국회가 정상화 수순을 밟았지만, 정작 중요한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대한 논의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6조7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의 뇌관으로 남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여야 합의 후 열린 당 의총에서 “(한국당은) 상임위만 참석하고 추가경정예산안은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졸렬한 발상으로는 국민에게 존경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기왕 국회를 정상화하려면 다 해서 말끔하게 해야지, 이렇게 졸렬해서는 어떻게 공당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예산안을 볼모로 잡고 무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