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고유정 유기 시신 제주에 없다던 경찰, 매립장 뒷북 수색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8 17:34

수정 2019.06.28 17:56

유족에 의해 고유정 시신 유기 정황 추가로 포착
수색견 2마리 투입 28일 동복매립장 120톤 수색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2019.6.28. [뉴스1]
28일 오후 경찰이 제주시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이 범행 후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린 종량제봉투 내용물을 찾기 위해 수색을 하고 있다.2019.6.28. [뉴스1]

[제주=좌승훈 기자]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범행 후 제주도내에도 피해자 시신을 버렸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뒤늦게 쓰레기 매립장 수색에 나섰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8일 오후 2시부터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쓰레기매립장에서 경찰관·방범대원 75명과 수색견 2마리를 투입해 수색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고유정은 지난달 27일 범행을 벌인 펜션 인근 클린하우스 2곳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 5개를 연이어 버린 것을 유족들에 의해 밝혀졌다. 당시 버린 종량제 봉투들은 28일 소각돼 매립장으로 옮겨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고유정 유기 시신 제주에 없다던 경찰, 매립장 뒷북 수색

이날 수색이 이뤄진 구역은 6개 매립지 중 '제1구역'으로 5월27일~31일 제주시지역에 수거된 쓰레기 120톤이 매립된 곳이다. 하지만 쓰레기는 소각은 물론 소각돼 나온 가루를 돌처럼 만드는 '고화처리'까지 이뤄진 상태였다. 따라서 피해자 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되더라도 유전자 감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 유족, 제주시장 면담 쓰레기매립장 수색 협조 요청

이날 수색은 피해자 유족이 지난 26일 고희범 제주시장과 면담을 하는 과정에서 매립장 수색을 요구했고, 고 시장이 다음 날 직접 매립장을 찾아 발굴이 가능하다는 보고를 받으면서 작업이 진행됐다.

경찰은 그동안 각종 수사 발표에서 제주도내에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 배출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제주도내 사체 유기 가능성은 낮게 본다"며 완도행 여객선편과 가족 소유의 경기도 김포시 거주지만 시신 유기장소로 지목해 왔다. 하지만 유족들이 제주도내에도 시신을 유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경찰에 인근 클린하우스 CCTV 열람을 요청해 고유정이 범행장소 인근에 종량제 봉투를 연이어 버리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이 영상을 확인했음에도 유족들이 알아내기 전까지 시신이 제주에 유기된 정황을 숨겨왔다.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뉴스1]
전 남편 살해 피의자 고유정 [뉴스1]

한편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모 펜션에서 아들(6)을 만나러 온 전 남편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훼손해 최소 3곳 이상 장소에 유기하고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고유정에 대한 수사를 이달 안에 마무리하고 구속 만료 기한인 오는 7월 1일 오후 기소할 예정이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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