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라고?” 데이트폭력 피해신고 2배 급증…경찰 집중신고기간 돌입

고희진 기자

지난 4월 강원 춘천에서는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폭행한 ㄱ씨가 구속됐다. ㄱ씨는 여자친구가 만나주지 않고 전화도 안받는다는 이유로 “죽여 버리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9차례에 걸쳐 협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앞서 지난 2월에도 서울 종암경찰서는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폭행한 ㄴ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ㄴ씨는 피해자를 모텔방에 2시간 동안 감금하며 협박 했다. 경찰은 피해자에 대해 긴급생계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고 그의 집 주변 순찰을 실시하는 등 보호조치를 했다.

이 같은 데이트폭력 사건은 해가 가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사랑한다’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사건이다. 형사입건된 가해자는 한 해 1만명 수준으로 줄지 않고 있지만, 피해를 당한 신고자는 2년 만에 2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2016년부터 전국 경찰서별 데이트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집중 대응한 결과, 데이트폭력 범죄 형사입건자는 2016년 8367명, 2017년 1만303명, 지난해 1만245명을 기록했다. 한 해에 1만여 명씩 데이트폭력 가해자가 생기는 셈이다.

같은 기간 신고 건수는 2016년 9364명, 2017년 1만4163명에 이어 지난해 1만8671명이었다. 2년 만에 2배가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형사입건된 가해자들의 혐의는 폭행·상해(2018년 기준 72.8%)가 가장 많았다. 체포·감금·협박(10.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데이트폭력 근절을 위해 두 달 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폭력 피해자들은 가해자와 연인 관계라는 특성상 중대한 위협을 느낄 정도의 폭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피해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인식해 신고나 도움 요청에 여전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면서 “그러나 데이트폭력은 강력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초기부터 경찰 및 여성상담센터 등에 적극 신고·상담하고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중신고 기간 중 경찰청은 데이트폭력의 위험성을 알리고 피해자 및 피해를 알고 있는 지인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인터넷 카페’나 ‘여성긴급전화(1366)’ 등 관련단체, 관공서·역·터미널 등 공공장소, 경찰관서 홈페이지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신고된 데이트폭력 사건에 대해선 전국 경찰서별 구성된 ‘데이트폭력근절 전담팀’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가해자의 경우 신고된 범죄의 범행동기·피해정도·전과 뿐만 아니라 신고되지 않은 여죄 및 재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수사하여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했다. 피해자의 경우 보복 범죄로부터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스마트워치 제공’ ‘주거지 순찰강화’ ‘피해자 사후모니터링 실시’ 등 맞춤형 신변보호 활동 뿐만 아니라, 피해자 전담경찰관을 통해 ‘전문기관 연계’ ‘긴급생계비·치료비’ 등 다각적 지원을 병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 전반에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는 경각심이 확산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 및 관련단체와의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랑해서라고?” 데이트폭력 피해신고 2배 급증…경찰 집중신고기간 돌입

Today`s HOT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황폐해진 칸 유니스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