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을 근거로 ‘카레라이스를 많이 먹으면 강황의 효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들도 꽤 있다. 물론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것은 그저 맛으로 즐길 정도의 음식이지 커큐민 덕을 보겠다고 하는 것은 과욕이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먹는 고형형 카레나 분말카레, 데워서 밥에 뿌려먹는 간편 카레에는 강황 이외에도 ‘맛’을 내기 위한 조미료가 들어있고 유통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보존제, 입맛을 고려한 육류 둥을 포함하고 있다. 거기다 주로 백미밥에 뿌려먹으니 ‘나쁘다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그다지 좋다고만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강황의 영양을 섭취하고 맛도 즐길 수 있는 음식은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은 일본의 식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인들도 우리만큼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도 초기에는 카레라이스를 중심으로 커큐민의 맛과 향을 즐겼다. 물론 일본 특유의 백미와 함께 먹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커큐민의 영양과 독특한 맛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존제, 조미료 등을 넣지 않은 ‘카레야채수프’를 해 먹거나 사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대도시에서는 ‘강황야채수프’와 ‘현미’를 조합해 주는 식당을 흔히 볼 수 있다. 강황이 일상 깊이 들어와 있다는 뜻이다. 특히 강황야채수프는 조리법도 간단해서 채식과 건강식에 관심있는 가정의 흔한 메뉴가 되어 있다. 야채수를 만들고, 거기에 당근, 연근, 감자 등 좋아하는 채소와 함께 코코넛오일, 양파 등 맛을 살려주는 천연 재료를 넣어 끓여 먹는 식생활이다. 사실 강황은 단독으로 먹기엔 너무 강한 식품인데, 거기에 함께 들어가는 야채들의 영양이 합쳐지면서 커큐민, 항산화제, 철분, 칼륨, 마그네슘, 비타민B6,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의 보고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음식이 약이 되려면 지속적 섭취를 전제해야 한다. 또한 강황뿐 아니라 함께 먹는 모든 야채들도 가급적 유기농 식품을 이용하거나 깨끗이 씻어 조리하는 게 중요하다. 누구에게 만들어달라고 하지 말고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것 또한 이 황금빛 영양 덩어리를 내 몸의 일부가 되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글 소요유(프리랜서) 사진 셔터스톡]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4호 (19.06.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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