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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향신료의 여왕 ‘강황’ 카레라이스 보다 강황 야채수프

입력 : 
2019-06-19 16: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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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사람들이 암에 걸릴 확률이 낮은 이유는 수백 가지이겠지만, 그중 유력한 원인으로 ‘카레’를 꼽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녕 건강을 생각한다면 인스턴트 식품으로서의 카레를 먹기보다는 강황야채수프를 만들어 먹는 게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카레를 욕하는 게 아니다. 강황의 비교 우위를 주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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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병이 드는 일차 원인은 바이러스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저지르는 일은 감기부터 염증에 이르기까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감기도 염증이다. 인후염, 후두염 등 이비인후에 발생한 염증의 원인이 모두 바이러스 아니겠는가. 우리 몸은 침투한 바이러스를 격퇴하는 기본적인 면역 체계를 갖고 있고 그 힘은 역시 건강한 면역세포들로부터 비롯된다. 또한 그러한 면역세포의 활발한 활동은 돕는 것은 건강한 신체 즉, 왕성한 기혈순환이라 할 수 있다. 면역세포의 활동성을 높여주려면 골고루 잘 먹고, 정기적으로 운동하며,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되거나, 바이러스에 대한 강력한 저항력을 발휘하는 음식을 자주 먹어줘 ‘내 몸의 일부’로 만들어 주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카레라이스의 주성분은 강황이다. 강황은 인도, 파키스탄, 중국 등 서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 전역에 분포한다. 강황은 ‘향신료의 여왕’으로 불리는 생강과의 뿌리 채소로, 주로 인도와 중국의 고대 시절부터 약용 식품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강황에는 적지 않은 영양소가 들어있다. 특히 커큐민 성분이 염증, 바이러스, 세균에 저항하는 약효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곧 면역력과 연관되어 있어서 커큐민이 들어있는 강황을 이용한 음식을 일상적으로 먹는 사람들의 질병 분포는 다소 특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황을 응용한 식품은 카레가 대표적이고 최근에는 건강 보조제로서의 강황 판매도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강황의 본산지인 인도는 수많은 음식에 강황이 들어가고, 오랜 세월 비슷한 식습관이 세대를 이어 진행되면서 강황의 성분은 그들의 유전자의 일부가 되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 지역에서 염증의 일종이기도 한 암, 알츠하이머 발병 빈도가 낮은 것을 합리적 근거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근거로 ‘카레라이스를 많이 먹으면 강황의 효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믿는 사람들도 꽤 있다. 물론 효과가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것은 그저 맛으로 즐길 정도의 음식이지 커큐민 덕을 보겠다고 하는 것은 과욕이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먹는 고형형 카레나 분말카레, 데워서 밥에 뿌려먹는 간편 카레에는 강황 이외에도 ‘맛’을 내기 위한 조미료가 들어있고 유통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보존제, 입맛을 고려한 육류 둥을 포함하고 있다. 거기다 주로 백미밥에 뿌려먹으니 ‘나쁘다고 할 것까지는 없지만, 그다지 좋다고만 말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강황의 영양을 섭취하고 맛도 즐길 수 있는 음식은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은 일본의 식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일본인들도 우리만큼 카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도 초기에는 카레라이스를 중심으로 커큐민의 맛과 향을 즐겼다. 물론 일본 특유의 백미와 함께 먹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커큐민의 영양과 독특한 맛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존제, 조미료 등을 넣지 않은 ‘카레야채수프’를 해 먹거나 사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본 대도시에서는 ‘강황야채수프’와 ‘현미’를 조합해 주는 식당을 흔히 볼 수 있다. 강황이 일상 깊이 들어와 있다는 뜻이다. 특히 강황야채수프는 조리법도 간단해서 채식과 건강식에 관심있는 가정의 흔한 메뉴가 되어 있다. 야채수를 만들고, 거기에 당근, 연근, 감자 등 좋아하는 채소와 함께 코코넛오일, 양파 등 맛을 살려주는 천연 재료를 넣어 끓여 먹는 식생활이다. 사실 강황은 단독으로 먹기엔 너무 강한 식품인데, 거기에 함께 들어가는 야채들의 영양이 합쳐지면서 커큐민, 항산화제, 철분, 칼륨, 마그네슘, 비타민B6,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의 보고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음식이 약이 되려면 지속적 섭취를 전제해야 한다. 또한 강황뿐 아니라 함께 먹는 모든 야채들도 가급적 유기농 식품을 이용하거나 깨끗이 씻어 조리하는 게 중요하다. 누구에게 만들어달라고 하지 말고 스스로 만들어 먹는 것 또한 이 황금빛 영양 덩어리를 내 몸의 일부가 되게 하는 확실한 방법이다.

[글 소요유(프리랜서) 사진 셔터스톡]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4호 (19.06.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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