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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생활자 집시맨’ 하늘을 지붕 삼은 삶-집시맨과 배우 최대성의 스페셜한 만남

이승연 기자
입력 : 
2019-06-20 1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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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맨’ 사상 최초로 외국인 집시맨이 등장했다. 스위스 국적의 라프 크라마트(31) 씨가 그 주인공. 그는 5년 전부터 집시카를 집 삼아 목적지 없이 여행을 다니고 있다. ‘모든 것이 자유로워야 진정한 자유인’이라 믿는 그는 집도 직업도, 재산도 없이 그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오지를 찾아 다닌다. 최소한의 것으로 생활하며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는 리얼 자유 영혼, 스위스 집시맨의 여정에 배우 최대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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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맨 생활 5년째, 그 노하우는?!

▷“5년째 캠핑카 생활을 하고 있어요. 잘 곳이나 먹을 것은 최소한의 것만 있으면 돼요. 나에게 돈은 그저 종이일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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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카에서 누리는 행복

▷“집시맨은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해가 뜨면 해가 뜨는 대로 살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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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나만의 비밀 장소다. 여기 와서 힘을 얻어가기도 하고 여기 앉아서 별을 보고 노을을 즐기기도 한다. 이곳에 오는 것은 나에게 정말 중요하다”라며 자신만의 비밀 장소를 공개한 집시맨. 그는 “사람들과 이런 경관을 나눌 때 가장 행복하다. 여기 오는 것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특히 내 고향은 경치가 매우 좋다”라고 말하며 행복한 기운을 마구 내뿜었다. 눈이 즐거웠다면 이제는 입이 즐거울 차례. 집시맨 라프는 소량의 땔감을 이용해 불을 붙이며 본격적인 저녁 준비에 나섰다. 그는 “10살 때부터 산을 돌아다니면서 불을 피웠다. 프로가 아니라 인생이다”라고 말하며 가방 안에서 뭔가를 꺼내는데. 승려의 머리를 닮아 ‘승려의 머리’라고 이름 붙여진 치즈다. 그는 이것을 잘라 에피타이저로 먹는다. 그리고 Jura 지역의 특산품 크림으로 만든 파이와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든 꼬챙이에 소시지를 구워 식사를 한다. 그때, 갑작스럽게 비가 오자 라프는 “집시맨은 주어진 대로 살 수 밖에 없다. 캠핑카에서 사는 집시맨이라면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해가 뜨면 해가 뜨는 대로 살아야 한다”라고 대수롭지 않은 듯 식사에 집중했다.



▶“스위스에 주소조차 없습니다. 나는 방랑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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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직접 제작한 집시카에서 생활하는 집시맨. 그는 “나의 이런 생활방식은 어느 누구를 따라서 한 게 아니다. 자연스럽게 생겼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2년도 넘게 스위스에 주소조차 없다. 나는 방랑자이고, 어느 곳에도 살지 않는다. 항상 이동 중이기 때문에 편지를 받을 수도 없다”며 “이렇게 살기 시작한 후로 나는 더 튼튼해졌고, 덜 아프고 덜 투덜댄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인생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간단하면서 매우 단순한 일이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루를 함께 보내고 다음날 아침을 맞이한 라프와 최대성. 라프는 “미안하지만 나는 아침부터 활기차게 움직인다”라고 말하며,

캠핑카를 이용해 운동을 하고, 모닝 커피 준비에 나섰다. 커피 물이 끓는 사이, 이불을 터는 라프. 그는 “비가 오면 솜이불을 말릴 수 없고, 실내에 오래 두면 좋지 않다. 그래서 해가 뜨면 무조건 이불을 말리면서 일광욕도 하고 커피도 마시면서 여유도 부린다”라고 평소 일상을 전했다. 그런데, 커피를 마시고 양치 준비를 하는 라프. 그의 손에 낯선 물건이 들려있다. 그는 “나는 치약을 사지 않는다. 치약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가방만 더 무겁게 만든다. 야생에서는 모든 걸 구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치약 대신 숯을 꺼내 최대성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라프는 “숯이 치약처럼 치아 표면을 연마시켜서 깨끗하게 해줄 거다. 내가 라오스로 여행을 갔을 때 배운 방법인데, 이 숯으로 이도 닦을 수 있고, 세탁도 가능하다. 자연적인 방식이다”라고 소개하며 양치에 나섰다. 집시맨을 따라 숯으로 생애 첫 양치에 나선 대성은 “이상하게 개운한 느낌이다”라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계를 넘어선 도전

▷“절벽에서의 다이빙은 무섭지만 내 공포심을 컨트롤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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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하룻밤 머문 장소보다 더 아름다운 곳을 보여주겠다고 대성을 이끄는 라프. 그는 관광지에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그 이유로 “아무도 없는 곳에 가는 걸 좋아한다. TV에서도 볼 수 없는 유명하지 않는 그런 곳”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대성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안해 본다. 그것은 바로 자연에서의 물놀이. 물을 무서워하는 대성에게 안전장치를 한 채 다이빙을 권했다. 그리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대성이 다이빙에 성공하자 “방금 당신의 한계를 넘어섰다. 매우 자랑스럽다. 이보다 조금 더 높고 조금 더 빠른 곳으로 이동해 볼 거다. 나는 내 한계를 넘어서는 걸 좋아한다. 더 멀리 시도하고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라고 격려했다. 그리고 라프는 “나도 절벽에서의 다이빙은 무섭지만 나는 나의 공포심을 컨트롤 할 수 있다. 바로 밑을 보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면 멋진 광경이 보일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부분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봐야 한다”라고 말하며 힘을 보탰다.



▶여행은 계속된다

▷집시맨의 샐러드 vs 대성의 라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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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끼니때마다 치즈와 빵으로 버텼던 대성이 스페셜한 메뉴로 한식을 선보이겠다고 나섰다. “가장 간단한 떡볶이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한국의 제대로 된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지고 본격적으로 떡볶이 요리를 시작했다. 그 시각, 집시맨은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슈퍼마켓에 도착했다. 자연 속에 널리 분포된 풀을 뽑던 중 그는 “여기는 나만의 슈퍼마켓이다. 나는 지금 쇼핑 중이다. 딸기 맛이 나는 풀도 있다. 자연 속에서는 다 찾을 수 있다”라고 말하며 신선한 재료 선정에 나섰다. [글 이승연 기자 자료제공 MBN]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4호 (19.06.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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