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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하나가 맛있으면 열 메뉴 모두 맛있다

입력 : 
2019-06-20 10: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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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맛집의 공통점은 메뉴가 한 가지든 백 가지든 모든 음식의 맛과 질이 높다는 점이다. 그것은 주인장의 음식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기 때문인데,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 또는 소스, 양념, 각각 메뉴의 특징과 창의성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하는 게 보통이다. 이런 집들의 주인장들은 음식을 만드는 작업에 있어 자기 만족 없이 손님에게 내놓는 일은 없다. 결국 주인은 자신을 위해 만들었고, 손님 또한 손님 자신을 위해 만든 게 확실하다,는 생각으로 식탁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재동 깡통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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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이 취향인 사람이라면 깡통만두를 모를 리가 없다. 이 집의 메뉴는 칼만두, 손만둣국, 조랑떡만둣국, 찐만두, 국수, 푸짐한 육전이 인상적인 비빔국수 등이 있다. 대부분 만두피, 만두소, 면, 육수 등을 기본으로 하는 메뉴들이다. 깡통만두는 사골을 12시간 이상 우려 육수를 만들고 직접 뽑은 생면을 사용하며, 만두는 하나하나 일일이 손수 다지고 빚어 조리한다. 만두는 고기, 해물, 김치 세 가지 종류로 만든다. 만두나 만둣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물론, 손님들을 만족시키는 부분은 만두만큼 중요한 반찬이다. 예상 그대로다. 배추김치, 부추김치, 양파절임 등 깡통만두의 모든 반찬 역시 직접 만들어 조리한다. 1988년에 문을 열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으며, 그 진심을 아는 손님들 역시 개업 때부터 지금까지 찾아오는 단골이 된 경우가 수두룩하다. 손수 만든 음식의 특징은 첫 맛이 담백하고 뒷맛이 묵직하다는 점이다. 깡통만두의 모든 메뉴가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깡통만두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가족 또는 좋아하는 친구가 생각나곤 한다. 그럴 땐 깡통만두 두어 개 포장 주문해 보자. 가격은 일품 메뉴의 경우 1만 원 언저리, 전골은 3만5000원~4만5000원 등이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2길 5-6

시간 월~금 11:30~21:30(브레이크타임 15:30~17:00), 토 11:30~20:00(브레이크타임 없음) *일요일, 명절 휴무



▶안국 카페 어니언 안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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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도 맛도 서비스도 ‘무심’한 집이다. 안국역 근처 현대그룹 계동사옥 옆에 있는 커다란 한옥에 카페&브레드 매장을 연 브랜드는 ‘어니언’이다. 성수동에 처음 오픈해서 인기를 끌었고, 2호점을 미아역 근처에 만들어 강북구 맛집의 깃발이 되더니, 이제 북촌의 한옥에 간판을 붙여 국제적인 카페가 되었다. 평일 영업 시작은 오전 7시. 이는 현대그룹 등 북촌 일대의 직장인들이 환호할 일이다. 커피와 빵은 요즘 직장인들의 자연스러운 아침 식사 아니든가? 국제적 관광지 북촌 초입에 위치한 덕에 한옥마을을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어니언의 특징은 ‘무심’이다. 한옥의 무심함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어니언의 빵들은 특이하되 요란스럽지는 않다. 어니언의 시그니처라는 팡도르, 아보카도 명란 바게트, 딸기타르트, 콩고물빵, 공주밤빵, 허니브레드에 매생이를 올린 도즈언 등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은 수많은 종류의 빵들이 그렇다. 커피의 밀도는 담담한 편이고 직원들의 움직임도 비오는 날의 한옥을 닮았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5

시간 월~금 07:00~21:00, 토~일, 휴일 09:00~21:00(마지막 주문 20:30)



▶청담동 권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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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셰프 권우중 씨의 한식 레스토랑이다. ‘숙수’는 ‘궁중 요리사’를 뜻하는 조선시대 단어이다. ‘음식 맛은 장맛’이라는 등식은 특히 한식에서 중요시 하는 개념이다. 권숙수 또한 그것을 중히 여겨 장, 젓갈, 김치, 장아찌 등 상차림의 기본을 직접 담그고 만들어 식탁에 올린다. 주제, 내용 모두 고급을 지향한다. 메뉴는 점심과 저녁으로 나뉘고, 그것은 다시 코스와 테이스팅으로 분류된다. 물론 테이스팅이 더 비싸다. 7만7000원짜리 런치 코스는 술과 작은 안주를 곁들인 주안상이다. 제주 딱새우를 얹은 참게찜, 어육간장 전복구이와 게살죽, 도미솥밥, 한우 등심구이와 흑임자 두부장, 한우 떡갈비 구이 등이 기본, 선택 옵션으로 등장한다. 10만 원짜리 런치 테이스팅 코스에는 400년 레시피의 물만두, 가평 잣 국물, 들기름에 버무린 민들레 국수와 훈연 도미회, 국산 캐비어와 전복 무침, 등이 등장한다. 점심, 저녁 모두 반주를 겸하는 주안상 차림이 콘셉트다. 12세 이하 어린이는 입장할 수 없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80길 37 4층

시간 월~토 12:00~22:30(월~토 브레이크타임 15:00~18:00/월~토 마지막주문 13:00 / 20:00/휴무 일요일, 1월1일, 추석 당일)



▶신사동 크리스앤제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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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제이든 커플이 만든 취향 다이닝이다. 뉴질랜드 스타일의 식사와 질 높은 와인, 핸드드립 커피와 희귀한 수입 티 등을 맛볼 수 있는데, 그 메뉴와 리스트가 특별하다는 게 경험자들의 이야기이다. 그중 다이닝 부분에 눈길이 간다. 개인적으로 식사 메뉴들은 뉴질랜드 집밥, 또는 타운 식당의 그것들과 꼭 닮아있다는 느낌이다. 뉴질랜드, 호주 등 특정 국가 이름에 ‘스타일’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변형된 맛과 내용이 아닌, 그때 그 나라를 여행하다 그 거리에서 맛본 그 음식 그대로를 만나는 느낌이랄까? 그런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려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하는 게 ‘수제’이다. 이곳의 메뉴는 두 사람이 세계를 여행하며 경험한 그 음식 그대로를 손수 재현해서 제공하고 있다. 바나나로 꽉 채운 바나나케이크(4000원), 커플이 뉴질랜드에서 지낼 때 날씨가 스산하면 만들어 먹곤 했던 뉴질랜드 미트파이(1만 원) 휜다리 새우와 게맛살, 페스토와 각종 야채가 빈틈없이 채워진 파니니(8000원), 타파스(3000~5000원) 등은 감탄을 자아내게 할 만한 메뉴들이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25길 15-3 시간 11:00~24:00

[글과 사진 이누리(프리랜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4호 (19.06.2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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