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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7년 만에 돌아온 검정 수트

입력 : 
2019-06-26 10:48:22
수정 : 
2019-06-26 10:4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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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개봉해 전 세계에 ‘맨 인 블랙’ 신드롬을 일으킨 SF 대표 블록버스터 시리즈 ‘맨 인 블랙’이 2002년 ‘맨 인 블랙 2’, 2012년 ‘맨 인 블랙 3’에 이은 7년의 기다림 끝에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로 돌아왔다. ‘어벤져스’의 ‘토르’와 ‘발키리’가 뉴욕을 벗어나 전 세계 외계인들과 조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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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찾아온 외계인들을 관리, 감독하는 한편 일반인들이 외계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은폐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일급 국가 기밀 조직 ‘MIB(Men In Black)’. MIB에도 변화가 요구되던 중, 본부의 위치가 노출되고 이 과정에서 신입 요원 에이전트 M(테사 톰슨)이 특채로 선발된다. M은 어린 시절 외계인과의 만남 이후 그 기억을 지울 수 없어 결국 스스로 MIB 본부에 입성한 신입요원. 뛰어난 재능과 더욱 뛰어난 외모로 MIB 본부 내에서 찬사가 자자한 에이스 요원 에이전트 H(크리스 헴스워스)가 그녀와 듀오를 결성하고, 모습을 자유자재로 변신시킬 수 있는 악랄한 외계 종족 ‘하이브’와 MIB 내부 스파이까지 찾아내야 한다. 영화는 ‘맨 인 블랙4’가 아니라 별도의 제목을 붙인 스핀오프 내지 리부트 시리즈다.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얼굴은 MIB 본부에 붙어 있는 초상화에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어벤져스’ ‘토르’ 시리즈를 통해 아스가르드를 지키는 왕자와 전사로 출연한 크리스 헴스워스와 테사 톰슨이 이번엔 베테랑 요원 H와 신입 요원 M으로 만난다. ‘맨 인 블랙 3’에서 남다른 걸크러시를 뽐냈던 국장 에이전트 O 역의 엠마 톰슨이 M을 영입하는 국장으로 출연하고, MIB의 런던 지부장이자 에이전트 H의 아버지 같은 상관 하이 T 역은 리암 니슨이 맡았다. 이번 영화로 MIB 시리즈에 처음 등장하는 런던 본부에 이어, MIB 배경을 뉴욕을 벗어나 런던, 모로코, 지중해로 확장시킨 점은 돋보인다. MIB 시리즈의 시그니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검정색 맨 인 블랙 수트와 선글라스, 빛을 쬔 이들의 기억을 지우는 뉴럴라이저의 재등장 역시 1990년대 MIB 추억을 되살린다. 빠른 이동을 위한 요원 전용 트랜스포트 머신, 외계인들이 즐겨 찾는 클럽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예고편에서부터 많이 등장한 백 미러 무기 모두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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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까지 이어 온 ‘베리 소넨필드 감독,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 주연’이라는 룰을 깨고, 감독과 배우 전면 교체를 선언한 것까진 좋으나, 기존 MIB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B급 코믹 버디물이라는 특징이 너무 옅어졌다. 종일 떠들어 대는 신입 윌 스미스와 무뚝뚝한 베테랑 토미 리 존스의 불협화음 코미디, 지구인의 몸으로 사는 외계인의 애환과 애로 사항이 윌 스미스표 코미디와 함께 어우러질 때 관객들은 환호했는데 7년 만에 돌아온 MIB는 어쩐지 그 구조가 헐렁하다. 특유의 빠른 진행과 스피디한 장면 전환을 원하는 MIB 마니아들에겐 모든 걸 말로 다 설명하는 두 주인공의 대화가 너무 지루하다. 애써 코미디를 계속 구사하는데, 전달력이 없달까. 작은 외계인 폰족의 포니보다도 못한 여성 주인공의 포션도 안타까운 부분. 패기 넘치고 총명하게 조직을 알아내고 MIB 요원으로 특채가 되지만 이후 M의 행보는 이상하리만치 색깔이 없다. 기억에 남는 외계인, 악당이 없다는 것도 약점. 무기 자랑하듯 선 채 총만 쏘는 주인공들의 액션도 시선을 붙잡기에는 약하다. 어린 시절 조우했던 외계인 덕분에 갑작스럽게 사건이 해결되고, 조직에 합류한 이유, 과거의 업적, 누가 배신할 것인가의 복선 등이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전에 뻔히 보인다. 배경의 확장, 시리즈의 연결, 캐릭터 설명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재미’라는 본질적 목적을 잃어버린 걸까. 행성들로 구슬치기를 하는 등 MIB의 상징처럼 등장하던 외계인들의 엔딩 영상도 사라졌다. 쿠키영상은 없다. [글 최재민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5호 (19.07.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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