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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리스 보물전’ 신의 나라에서 온 수천 년 역사의 증거들

입력 : 
2019-06-26 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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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인간이 공존한 신화의 세계는 단연 그리스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찬란했던 역사를 품은 고대 그리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바로 ‘그리스 보물전: 아가멤논에서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전시회다. 그리스 문화부가 국가 간 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소개하는 이 전시에는 그리스 전역 총 24개 박물관 소장품 중에서 테마별로 엄선한 350여 점의 고대 그리스 유물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국내에서 열리는 그리스 유물전으로는 최초이자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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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2019년 9월15일

-시간 11시~20시(입장 마감 19시)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티켓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1000원, 어린이 9000원

전시의 감상 포인트는 두 가지다. 그리스 신화 속 작품을 통해 고대인의 생각을 엿보는 것이 첫째고, 두 번째는 세계 10대 박물관 중 하나인 아테네국립고고학박물관을 비롯해 아크로폴리스박물관, 테살로키니고고학박물관 등의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장품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전시 공간은 시대, 테마별로 총 9개로 구성돼, 그리스 땅에서 명멸한 문명과 국가의 역사가 펼쳐진다. 특히 아테네로 대표되는 도시 국가 형태의 그리스에 대한 선입견은 이 전시를 통해 버려야 한다. 청동기 시대 에게해 문명부터 서구 민주주의 기원을 이룬 도시 국가, 동방 정복 전쟁을 이뤄 낸 알렉산드로스 대왕까지, 수천 년 그리스 역사를 축약했다. 기원전 3000년, 크레타 섬을 중심으로 발달한 에게해 문명이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긴다. 세계 최초 해양 문명이자 유럽 최초 문명인 에게해 문명은 당시 미노스인들의 신, 종교 그리고 삶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특히 ‘황소머리 술잔’과 ‘아르코티리의 소년 벽화’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감동을 선사한다. 다음은 ‘황금의 나라’ 미케네다. 트로이 유적 발굴과 함께 드러낸 미케네의 영화로움이 눈에 익기도 전에 바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 그리고 아킬레스, 헥토로 등 영웅들의 대서사가 펼쳐지는 ‘호메로스, 그리스 신화의 역사’가 눈길을 모은다. 신들의 탄생과 파멸까지, 올림포스 신들과 수많은 인간 영웅들의 역사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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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대립과 번영의 공간이다. 기원전 600년에서 480년까지 화려한 장신구를 통해 아케익 시대 귀족의 생활상이 펼쳐지고, 예술로 승화된 신적인 아름다운 조각상 쿠로스와 코레가 우아한 자태로 관람객을 맞는다. 그리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잘 단련된 육체의 조각상들. 신들을 위한 제례에서 시작된 올림픽의 근원을 탐구할 수 있는 ‘운동 선수’ 공간도 특별하다. 소크라테스는 ‘훈련되지 못한 젊은이가 국가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말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체육은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영역’이라 말할 정도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육체를 향한 그리스 사람들의 갈망을 이곳에서 알 수 있다. 그리스 문화의 정점인 아테네를 집중 조명하는 공간도 흥미롭다. 민주 정치의 시작이자, 폴리스 문화, 예술의 절정기를 이루었던 아테네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바로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와 그의 아들인 알렉산드로스 대왕 시대가 펼쳐진다. 이집트,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아시아의 대왕을 꿈꾸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나와 대화하고 싶다면 수신인을 ‘아시아의 대왕’으로 하시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가 낳은 동서 문화가 융합된 헬레니즘 문화의 탄생과 발전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전시품이 의미와 가치를 지니지만 그중에서도 아르골리스미케네고고학박물관에서 온 ‘아가멤논의 황금가면’은 가히 보물이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그리스 보물전’ 공식 홈페이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5호 (19.07.0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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