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상표권' 준 혐의 유명제과 회장, 2심서 징역 3년 구형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아내에게 넘겨 회사에 2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허모(70) SPC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허 회장은 최후 진술에서 "개인적 욕심을 가진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만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검찰은 25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한규현) 심리로 열린 허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특별히 구형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이날 법정에서 직접 발언 기회를 얻은 허 회장은 "경위야 어떻든 경영상의 문제로 법정에 서게 돼서 부끄럽다. 무엇보다 회사 모든 직원과 가맹점주에 대단히 송구하다"면서 "제가 이 사건 관련 개인적인 욕심을 가진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만 꼭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40년 넘게 제 인생을 바쳐 한 길로 일궈온 회사를 앞으로도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게 헌신을 다하겠다"며 "부디 재판부에서 넓게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 회장 측 변호인도 "검찰에서 2년이 넘는 고강도 수사를 거쳐서 모든 상표권이 이미 부인 이모씨의 실질적 소유라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그 후로 사정변경이 없었는데 갑자기 회사와 공동 소유라며 이 사건 공소 제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허 회장은 2012년 파리크라상과 부인 이씨가 함께 소유하던 파리크라상 상표권 회사 지분을 이씨에게 넘긴 뒤, 2015년까지 상표권 사용료 총 213억원을 부인 이씨에게 지급하게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1심 당시 재판부에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허 회장의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허 회장은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으면서도 부인에게 지급할 필요가 없는 상표권을 회사로 하여금 내게 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허 회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18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