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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 전-조선에서 한국으로 이어지는 근대 서화

입력 : 
2019-05-29 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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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의 마지막 화원 심전 안중식은 1919년 세상을 떠났다. 학계는 심전의 사망이 한 예술가의 죽음이 아닌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전환되는 화단을 이끈 기성세대의 퇴장과 신세대 등장을 알리는 한국 미술사의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평가한다. 심전의 서화는 ‘양양화관洋洋畵館’으로 정의 된다. 즉 ‘동양화와 서양화를 함께한다’는 뜻이며, 이는 ‘전환기 근대 서화의 정체성’이다.

사진설명
▶Info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기간 ~2019년 6월2일

-티켓 성인 6000원, 어린이 4000원

-시간 월, 화, 목, 금 10~18시 / 수, 토 10~21시 / 일, 공휴일 10~19시 (종료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

20세기 전환기의 한국 서화의 흐름을 조명하는 특별전 ‘근대 서화, 봄 새벽을 깨우다’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2019년은 3.1운동 및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며 또한 한국 근대 서화의 거장 심전 안중식(1861~1919)의 서거 100주년 되는 해이다. 한국 근대 서화는 심전 안중식의 죽음을 계기로, 개항 이후 격동의 시대를 살아왔던 한 세대가 퇴장하고 일제 강점 아래에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여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심전 안중식과 그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서화가들의 작품, 즉 오세창, 이회영, 김옥균 등의 100여 점을 선보이면서, 동양과 서양, 옛것과 새것이 공존했던 혼돈의 시대에 그가 남긴 유산과 근대 서화가들이 모색했던 길을 조명한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내 소장 근대 서화 명품과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국외 소장 근대 서화 작품이 함께 소개된다. 잃어버린 조선의 봄, 새로운 시대의 봄을 깨우고자 했던 우리 근대 서화가들을 만나 보자. 심전 안중식은 조선 말 도화서 출신이다. 1881년 관비생으로 조석진 등과 함께 중국 유학을 다녀왔고 이후 이 왕가에서 후원하는 서화미술원에서 후진을 양성했다. 또 1911년에는 조선서화미술회 회원으로 활약했으며 1918년 서화협회를 조직해 회장을 맡았다. 그는 산수, 인물, 화조는 물론 시와 서예도 능했다. 심전의 스승은 장승업이다. 조선의 마지막 화원이며 중국과 일본의 근대 화풍을 도입하려 했던 심전은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에게 고문을 받고 그해 숨을 거두었다.

이번 전시는 안중식의 활동과 동시대 서화계 동향을 보여 준다. 제1부 ‘개화 세대의 등장’에서는 개화 지식인들의 서화, 안중식을 비롯해 1860년대 전후로 태어난 세대들을 조명한다. 2부는 ‘마지막 화원’이란 제목으로 장승업을 이은 화원 안중식에 초점을 맞추고, 제3부 ‘계몽의 시대’는 신문, 잡지 등 인쇄 매체에 관심을 가진 서화가들의 새로운 시선을, 4부 ‘저항과 은거’에서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서화가들의 엇갈린 길을 다룬다. 5부 ‘결집과 분화’는 서화가들의 조직 활동과 지역 분화를, 6부 ‘거장과 신세대’는 거장 안중식과 그의 문하에서 배출된 새로운 세대를 그리고, 마지막 7부 ‘새로운 도전’은 전람회 시대를 맞아 서화의 도전과 새로운 모색을 집중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하는 작품이 있다. 1915년 경복궁과 북악산 풍경을 그린 ‘백악춘효’는 광화문과 해태상, 지붕을 맞대고 이어진 경복궁의 전각 등 경복궁의 상징들과 함께 궁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북악산의 산세를 담아냈다. 심전은 일제의 경복궁 훼손과 상관없이 원형 그대로의 경복궁 모습을 화폭에 담아 조선 왕실의 기개와 자존심을 살려 냈다. 전시 제목인 ‘봄 새벽’ 역시 ‘백악춘효’에서 따왔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1호 (19.06.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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