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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몰 웨딩-개성 만점 웨딩 디자인

입력 : 
2019-05-29 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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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투피스 드레스 디자인을 눈여겨보고, 다육이를 섞은 부케로 개성을 표시하고, 다이아몬드 대신 탄생석으로 웨딩 링을 디자인한다. 요즘 결혼식, 변해도 아주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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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톱과 스커트를 따로 구매할 수 있는 투피스형 드레스(DEBB), 평소 좋아하는 컬러나 탄생석으로 웨딩 링을 하면 평소에도 끼고 다닐 수 있다.(HR제품)
7~8년 전부터 국내에 유행을 타기 시작한 ‘스몰 웨딩’은 결혼식에 대한 많은 고정 관념을 흔들어 놓았다. 일단 획일화된 공간 관념이 파괴됐다. 추억이 될 만한 장소를 찾아 자신들만의 축제를 기념하려는 노력이 이어진다(물론 그럴 만한 곳이 적다는 게 함정이긴 하다). 이어서 결혼식을 위해 수백만 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야만 하는 장르인 3대 빅 이슈 ‘드레스, 부케, 웨딩 링’을 선택하는 기준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 가운데 드레스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과거엔 트렌드를 이끄는 빅 브랜드의 웨딩드레스를 하루 대여하는 게 인생 목표인 신부도 많았는데 점점 해외여행에서 싸고 맘에 드는 빈티지 드레스를 모셔 오기도 하고(가수 이효리의 영향이 크다), 수만 가지 쇼핑몰을 서치해 자신만의 화이트 룩을 완성하는 사람도 늘었다. 그러다 요즘은 화이트 투피스 스타일링에 이르렀다! 웨딩 드레스라는 것은 일생에 한 번 입는 기념복이라 매우 특별한 건 당연하지만, 반대로 일생에 한 번 그것도 1시간 남짓 입는 것이니 실용적인 개념에서 보자면 개선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요즘 신부들이 찾는 것이 예식 후에도 때때로 활용이 가능한 투피스형 세리머니복이다. 로맨틱한 레이스 톱에 풍성한 화이트 롱스커트를 조화롭게 선택해 입는 식. 이런 의상은 대체로 비즈와 드레이프 같은 디테일이 정교하고 풍성한 빅 웨딩 브랜드의 전형적인 드레스에 비해 화려함은 덜하지만 충분히 로맨틱하고 아름답다. 게다가 개성 넘치는 공간에서는 이런 실용 룩이 젊고 활기찬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어울린다. ‘뎁 DEBB’의 세러모니 라인은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화이트 재킷, 레이스 톱, 새틴 롱스커트 같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웨딩스러운’ 옷들을 디자인해 놓았다. 알뜰한 신부라면 옷들을 살펴보면서 웨딩 세러모니 이후에도 활용할 방법을 궁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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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컬러 조합에서 벗어난 컬러 포인트로 신부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Inspired by Jojo)
부케 변화도 만만치 않다. 내추럴 드레스에 어울리는 들꽃 스타일 부케가 유행한 건 이미 오래 전이고, 이젠 트렌드 세터들 사이에 ‘이건 딱 나야’하는 개성 있는 조합의 ‘스페셜 에디션’이 주목받는다. 강남에 위치한 플라워 스쿨 ‘인스파이어드 바이 조조 Inspired by Jojo’에서 디자인한 ‘다육이 부케’, ‘컬러 포인트 부케’ 등이 대표적이다. 다육이 부케 같은 경우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소재인 다육 식물들을 꽃과 섞어 매혹적인 디자인으로 변주해 낸 케이스다. 이외에 요즘 많이 선호하는 잔잔한 들꽃 스타일의 부케에 강렬한 컬러의 꽃으로 액센트를 주는 화룡점정 스타일은 신부의 개성을 과하지 않게 드러내는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이외에도 다크한 컬러만으로 부케를 구성해 신부의 룩과 강렬한 대비를 주는 등 다양한 부케 스타일을 연출한다. 화이트 드레스라는 깨끗한 바탕 화면에 얹어질 포인트로서 부케는 결혼식 디자인의 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포인트 부케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부케에 컬러와 소재 사용이 과감해진 만큼 웨딩 링의 파격적 변주도 반갑다. 결혼과 동일시되던 다이아몬드의 굴레에서 해방된 커플들이 눈여겨본 것은 유색석 커플링. 서로 평소 좋아하던 컬러, 혹은 탄생석 같은 것들을 사용한 반지를 선택한다. 이들에게 중요한 가치는 ‘의미있는 기념’과 ‘평소 늘 끼고 다닐 수 있을 것’ 두 가지다. 재화의 가치를 떠나 선택하는 유색석 반지는 그런 의미에서 반듯하다. 이런 일련의 변화는 전형적 결혼식에서 추구하던 ‘몰라보게 달라진 하루만 공주’ 콘셉트에서 벗어나려는 신부들이 늘었다는 증거다. 식장에서도 ‘나야 나’를 외치는 개성파들의 행진으로 웨딩 세러모니 디자인을 향한 선택지는 점점 늘고 있다.

[글 한희(문화평론가) 사진 뎁(DEBB), 인스파이어드 바이 조조(Inspired by Jojo), HR]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1호 (19.06.0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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