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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밀레니얼 세대와 옷으로 소통하기-교감을 돕는 옷 입기

입력 : 
2019-06-05 1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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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나 임원이 신입사원과 토론을 하고 강연을 듣고 워크숍을 갖는다. 이때 밀레니얼 세대와의 소통은 기업문화의 큰 숙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화학적이다. 캠페인과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한 그것, 이미지와 느낌이다.

관록 있는 모 기업에서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겨냥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했다. 젊은 감각의 소비 흐름이 중요하기에 회사 안팎에서 이 분야의 브레인을 모으고 수혈해 스타트에 성공, 자축의 자리를 만들었다. 한남동에서 요즘 핫픽으로 떠오른 한 일식주점 좌식룸. 하나 둘 들어와 자리를 잡는다. 이 프로젝트의 수장인 모 상무가 안쪽 가운데, 벽에 기대앉으며 자연스럽게 한쪽 다리를 세워 올린 뒤 양복 바짓단을 무릎 위로 걷어 털이 북슬북슬한 종아리를 드러낸다. “자, 그동안 다들 수고 많았고(블라블라) 오늘, 편하고 즐겁게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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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을 읽으며 아무렇지도 않았는가? 혹은 읽으면서 어쩐지 안절부절 못하게 되며 ‘부끄러움은 내 몫’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는가? 이쯤에서 눈치 빠른 독자들은 ‘양복 바지를 걷은 것’이 문제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여기서 다시 나뉜다. ‘그게 뭐 어때서? 편하게 앉을 수도 있지’ 하는 사람과 피식 쓴웃음 짓는 사람. 당신은 어느 쪽인가? 최근 기업들의 숙제 중 하나는 ‘밀레니얼 세대’다. 포스코인재창조원은 『밀레니얼 세대 소통 가이드』를 만들어 사내에 배포했고 LG화학은 신입사원들이 임원들에게 강연을 진행한다. 롯데케미칼은 사장과 직원이 함께 전시 관람이나 식사를 한다.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기업 문화의 변화와 맥락을 같이 하는데, 그중에서도 중요한 세대 간 소통의 핵심은 수직이 아닌 수평적 방식이어야 한다는 사실. 지극히 간단한 식당 매너조차 지키지 않는 임원과 젊고 감각 있고 트렌디한 사업은 어울리지 않는다(물론 성과를 내거나 자신의 공으로 메이킹하는 것은 별개지만). 모 상무가 클라이언트나 담당 공무원 앞에서도 그렇게 앉지는 않을 것이다. 그 자리에 함께한 밀레니얼 세대들은 직관적으로, 무의식 중에 이미 알고 있다. 애매한 영단어를 조합해 만드는 사내 소통 프로그램보다는 소통을 방해하는 장애물부터 걷어내 보자. 그게 훨씬 빠르고 효과적이다. 중장년의 관리자와 임원들은 회의 시간 외에는 젊은 직원들과 함께할 때 중심에 나서지 않는 것이 낫다. 그리고 매너를 지킨다. ‘사내 클라이언트’라는 말을 기억하라. 임원은 ‘임시직’의 준말임도 명심하라. 소통하고 싶다면 식사와 강연보다 적어도 나를 싫어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함께 있을 때 기분 좋게 만들자. 밝고 산뜻하며 몸에 잘 맞는 옷을 입고,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과 자세로 함께 있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도록 하자. 직원들이 좋아한다면 불특정 다수가 좋아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싫어한다면 누구라도 싫어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중장년 남성의 입지가 좀더 곧고 반듯하고 반짝반짝하게 갈고 닦여야 하는 이유다. 밝고, 산뜻하며 컨템퍼러리하게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소개한다.

[글 박윤선(기업커뮤니케이션&컨설팅그룹 네오메디아 국장)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2호 (19.06.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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