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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르네 마그리트, 더 리빌링 이미지: 사진과 영상’전-시간이 갈수록 가치와 명성을 더한다!

입력 : 
2019-06-05 10: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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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9일 홍콩에 위치한 서울옥션 상설관 ‘SA+’ 경매장. 세로 46㎝, 가로 38㎝의 크지 않은 작품의 경매가 시작되었다. 작품 이름은 ‘세이렌의 노래’로 촛불과 컵, 나뭇잎과 함께 중절모를 쓴 남성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다. 경매 시작가는 2400만 홍콩 달러로, 한화 35억 원. 경매는 연신 호가를 상승하며 이윽고 5000만 홍콩 달러, 즉 한화 72억4700만 원에 낙찰되었다. 이 기록적인 경매가를 기록한 작품의 주인공은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다.

사진설명
▶Info -장소 뮤지엄그라운드

-기간 ~2019년 7월10일

-티켓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6000원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입장 마감 오후 5시30분)

*매주 월요일 휴관

1898년에 태어나 1967년 세상을 떠난 르네 마그리트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작품의 창작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작가다. 그의 작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가 지금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마그리트를 재조명함과 동시에 그의 삶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의 예술적 행보가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 준다.

특히 마그리트에게 가장 많은 예술적 영감을 준 이는 그의 아내 조제트다. 15세에 만나 22세에 결혼한 마그리트에게 조제트는 뮤즈였다. 그리고 벨기에 초현실주의를 이끌어 간 마그리트의 주변에서 젊은 시절부터 평생 동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친구들도 있다. 전시는 눈에 보이는 현실에 대해 질문했던 마그리트의 철학에 공감했던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통해 그동안 회화 작품에 대한 집중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삶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낸다. 또한 ‘미장아빔(mise-en-abyme)’ 즉 액자의 이중 구조, 이미지 반복, 이미지와 재현, 낯설게 보기 등을 통해 사진의 가능성을 찾았던 마그리트의 생각이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어떻게 전달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사진 원본 130여 점과 영상 2점으로 구성됐다. 벨기에 샤를루아 사진미술관, 컬렉션 다섯 군데가 소장하고 있던 마그리트의 사진과 그의 사후 10여 년이 지나 발견된 새로운 작품으로 마그리트의 삶의 여정과 예술 궤적을 6개 섹션으로 구성했다.

사진설명
벨기에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미술을 공부한 마그리트는 파리행을 택했다. 그는 ‘기존의 전형’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시선으로 시각 예술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냈다. 마그리트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을 작품 소재로 선택했다. 담배 파이프, 돌, 과일, 모자, 강아지, 나무, 새 등. 하지만 마그리트는 이 친숙한 대상들의 결합을 통해 상상을 뛰어넘는 시각적 효과와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 냈다. 바로 ‘데페이즈망Depaysement’. 그림을 통해 실존에 대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이는 20세기 문화와 예술 영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마그리트는 ‘화가’보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불리기를 원했다. 그의 생각은 항상 새로운 것에 맞닿아 있었다. 영화 감독 마그리트 등은 특히 그의 부재에도 더욱 부각되는 새로운 발견이다. 1967년 69세에 췌장암으로 사망했지만 마그리트의 작품은 제프 벡, 잭슨 파이브 등 유명 뮤지션의 앨범 재킷에, 또한 만화 ‘심슨 가족’과 특히 영화 ‘매트릭스’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에 영감을 주었다. 화가, 1500여 점의 작품을 남긴 사진작가, 영화감독까지, 무한한 예술적 능력과 열정을 남긴 르네 마그리트. 이번 전시는 ‘그의 모든 것이 예술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뮤지엄그라운드 홈페이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2호 (19.06.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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