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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걷는다, 트렌드를 누린다-도쿄 트렌드 투어

입력 : 
2019-06-05 15: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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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준비생의 도쿄』 『도쿄의 디테일』 등 도쿄의 최근 트렌드에 관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서면서 도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도심 속에 전통 문화 요소를 간직하면서도 긴자와 롯폰기, 시부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마켓과 공간들이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기대할 만한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성’에 관심을 갖고 도쿄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들러 봐야 할 곳들과 근처 맛집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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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역사의 도쿄역
‘한일전’이란 타이틀만 붙으면 종목에 관계없이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한다고 이를 악물 정도로 일본에 좋은 감정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해외 여행지 1위는?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항공료가 저렴하고, 기후나 시간대가 비슷해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또한 일본 특유의 장인 정신으로 전통문화를 잘 지키고 보존하면서, 외국 문화에 대해서는 업의 본질에 입각해 지속적인 배움의 자세로 동서양의 문화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진지한 삶의 자세를 목격하게 된다. ‘도쿄에서 흥하고 망한 것들이 몇 년 안에 서울에서 비슷한 모습으로 화제가 되더라’는 선배들의 조언을 따라 창업을 염두에 둔 젊은이들이 찾는 벤치마킹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최근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불황을 겪고, 올해 1분기 2%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도쿄는 ‘여행을 간다’는 말보다 ‘출장을 간다’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로 보고 배울 게 많아졌다. 도쿄역과 롯폰기 등 도심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고, 새로운 스타일의 마켓과 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긴자6, 키테, 츠타야 티사이트, 아코메야, 이토야, 무지호텔, 트렁크호텔, 디앤디파트먼트, 돈키호테 등 우리 젊은이들은 『퇴사 준비생의 도쿄』와 『도쿄의 디테일』에 나온 핫 플레이스 리스트와 도쿄행 비행기 티켓을 양손에 쥐고 성지 순례하듯 이곳들을 둘러본다. 이번 기사는 명품, 럭셔리 매장보다는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동선을 계획했다. 긴자에서 롯폰기, 시부야, 다이칸야마 순서로 돌아보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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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테 ‘굿디자인 스토어 도쿄’, 키테에 위치한 주스 바 ‘신에히메’
▶전통을 오늘에 맞게 디자인하는 긴자의 명소들 2012년에 리뉴얼 오픈한 100년 역사의 도쿄역을 중심으로 마루노우치빌딩, 신마루노우치빌딩, 트윈타워, 그랑도쿄, 키테 같은 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고 그 안에는 쇼핑몰과 복합 문화 공간들이 빼곡하다. 특히 키테(Kitte)는 2013년에 일본 중앙우체국이 건물을 리뉴얼하면서 상업 시설을 들였다. 지하 1층에서 6층까지, 7개 층에 일본 전통을 소개하는 매장과 전국의 지역 맛집 등이 즐비해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하다. 수백 년 동안 지켜 내려온 전통문화와 장인 정신에 현대적 디자인을 결합시켜 만든 제품들을 소개하는 매장도 많다. 일본에서 생산된 굿디자인 제품을 소개하는 ‘굿디자인 스토어 도쿄’, 서점 안에 카페와 식당을 넣어 라이프스타일 스폿을 제안하는 ‘마루노우치 리딩 스타일’, 나무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는 ‘하코아’, 중년 남성을 위한 디자인 잡화 매장 ‘콘센트’, 품질 좋은 타월과 식품을 판매하는 ‘신에히메(각기 다른 오렌지 3종을 맛볼 수 있는 주스 바가 재미있다)’, 일본의 전통 디자인을 모던하게 디자인한 패션 잡화점 ‘아야노코지’, 거즈로 만든 실내복과 유아복만 판매하는 ‘피지 거즈’, 다양한 소재와 모양의 양말 전문점 ‘타비오’ 등 일본의 미의식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또한 미소시루 전문점 ‘미소겐’, 오키나와 가정 요리를 선보이는 ‘야치문’, 오코노미야키의 ‘고베 롯코미치 균타’, ‘시세이도 팔러 카페’ 등 전국 각지를 대표하는 맛집에서 일본의 다양한 지역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쌀집’이란 뜻의 ‘코메야’ 앞에 영어 관사 ‘a’를 붙여 만든 ‘아코메야’란 이름의 쌀집도 긴자에 있다. 너무나 기본적 생필품이어서 오히려 조명받지 못하던 쌀. 그 쌀을 메인으로 도정 단계별, 산지별, 맛별로 고객이 직접 고를 수 있게 해 유명해진 곳이다. 쌀과 함께 간장, 된장, 소금, 야채, 절임류 등의 식재료는 물론이고 그릇과 액세서리, 욕실 용품까지 일본 전통에 기반한 제품들을 판매한다. 장을 보러 오는 일본 사람들 외에 정선된 일본 식재료를 좋아하는 외국 관광객들, 아코메야 브랜딩과 마케팅에 관심 있는 비즈니스맨들의 발길이 잦다. 긴자 본점에는 ‘아코메야 추보’라는 식당이 있어서 아코메야의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직접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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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백화점 ‘이토야(Itoya)’, 쌀에 관한 모든 것을 갖춘 ‘아코메야’
긴자 한복판에 있는 이토야(Itoya)는 1904년에 창업한 115년 전통의 문구 백화점이다. 본 건물인 G이토야에는 필기도구와 종이류, 다이어리와 카드 등 일상에 필요한 문구류들이 고루 갖춰져 있고, 2012년 ‘어른들의 은신처’란 주제로 오픈한 K이토야에는 고급 필기류와 노트, 화구들, 지구본 같은 서재 장식용 소품을 가져다 놓았다. 문구 수집가들의 성지로 알려진 G이토야가 2015년 리뉴얼 하면서 11층에는 수경 재배 시설을 둔 간이 농장과 ‘스틸로’란 이름의 카페도 오픈해, ‘일상 속에서 한발 앞선 새로운 가치를 전한다’는 이토야의 창업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편지지부터 포장지, 조감도를 제작할 수 있는 종이 미니어처 등 수많은 종이 샘플들, 10년을 기록할 수 있는 다이어리, 원하는 길이만큼 끊어서 구매할 수 있는 스티커, 기념일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 카드의 방, 책을 읽는 데 필요한 돋보기와 주변 액세서리, 여행용 가방과 노마드를 위한 도구들이 갖춰져 있다. 또한 컨시어지 시스템으로 눈만 맞추면 전문성을 갖춘 점원이 다가와 미안할 정도로 열심히 제품을 찾아주고, 설명해 준다. 이토야에 발을 딛는 순간 문구에 대한 모든 고민은 끝이 날 듯하다. 지난 봄, 도쿄의 오래된 중심, 긴자에 호텔을 오픈하면서 화제를 모은 무지 긴자점(Muji Ginza). 무지에서 만드는 거의 모든 제품을 볼 수 있고, 무지 제품들로 운영하는 식당과 호텔 그리고 무지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해 줄 갤러리까지 다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다. 1980년에 ‘상표가 없는 좋은 물건’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시작해 ‘소재 선택, 공정 점검, 포장 간략화’ 원칙을 잘 지키며 세계적 브랜드로 발전한 무지. ‘잘 먹고 잘 걷고 잘 자고 잘 소화하는 데 필요한’ 7000여 품목의 제품을 갖춰 전 세계 1000여 개의 매장 중 가장 크다. 1층에 들어서면 일본산 밀가루로 만든 빵을 구워 파는 베이커리, 야채와 과일 등 식재료 마켓이 먼저 보인다. 2층은 패션, 3층은 여행과 문구 및 건강, 4층은 아동과 리빙, 5층은 수납 용품과 가구 그리고 6층부터 10층까지는 호텔이다. 지하 1층엔 식품과 그릇들 그리고 무지 다이너가 자리 잡고 있다. 무지의 출발을 보여 주는 ‘파운드 무지’와 무지 스타일로 만들고 뽑은 책들을 소개하는 ‘무지북스’, 맞춤형 재봉을 체험해 보는 디자인 공방 등은 4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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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무지 긴자점’, 매주 한 권의 책만 소개하는 서점 ‘모리오카’, 일본 현대 미술 트렌드의 집약, ‘21-21디자인사이’
화제를 모으는 무지호텔의 로비인 6층은 살롱 스타일로 꾸며 아틀리에와 라이브러리, 일식 레스토랑 ‘와’가 함께 있어 무지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제안을 표현하고 있다. 79개 객실을 무지 제품으로 꾸며 고객들의 편안한 여행과 무지 제품 체험에 중점을 두었다. 아틀리에에서는 103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생각하는 디자인의 정의를 새긴 꽃잎들을 전시한 ‘밤나무 프로젝트’가 6월23일까지 진행 중이다. 라이브러리에는 ‘일본’ ‘긴자’와 관련한 여행 책자를 구비해 호텔 투숙객이 참조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00년 전에 깔린 도쿄 전차의 판석과 실제 선박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등 나무와 돌, 흙을 기본으로 인테리어를 디자인해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를 풍긴다. 화려한 긴자 대로에서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가면 좁은 골목 안에 간판도 없는 작은 서점이 하나 있다. 매주 한 권의 책만 전시하고 판매하는 ‘모리오카서점(Morioka Shoten)’이다. 책을 찾는 이들은 대형 서점에서 여러 가지 책을 보며 원하는 책을 고르기도 하지만, 단 한 권의 책을 찾기 위해 여러 서점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모리오카서점은 고르는 이의 안목을 믿고 매주 한 권의 책을 오롯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주인 모리오카 요시유키 씨는 고서점가에서 점원으로 일하다가 이 서점을 열었는데, 책을 한 권만 다루는 대신 책과 관련된 전시 및 팝업 스토어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책을 다각도로 소개한다. 디자인 관련 책을 판매할 때는 저자와의 대화 이벤트를, 커피 관련 책을 판매할 때는 커피 메이킹 도구들을 함께 전시하는 식이다. 출판사에서도 이곳에 보내는 책은 표지를 다르게 만들 정도로 모리오카서점은 서점계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젊고 예술적인 분위기, 롯폰기와 시부야의 명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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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히카리에쇼핑몰, 책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 ‘분키츠’, 디앤디파트먼트
롯폰기六本木로 넘어가면 모리빌딩과 미드타운, 국립신미술관 등에 볼거리가 많다. 이곳들만 돌아봐도 일본 현대 미술 트렌드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미드타운의 히노키초공원 안에 있는 ‘21-21디자인사이’. 이세이 미야케 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사토 다쿠, 후카사와 나오토 등 유명 크리에이터가 운영하는 곳으로 안도 타다오가 건축을 맡아서 더욱 유명한 곳이다. ‘물’ ‘쌀’ ‘민예’ ‘유머’ ‘잡지’ ‘도후쿠의 식과 주’ ‘프랭크 개리’ 등 일상 속 주제들을 끌어내 디자인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노출 콘크리트 외벽에 선큰가든을 둔 공간은 어떤 전시든 집중도를 높여 주고, 전시 기획이 참신해서 일 년에 한 번씩만 방문해도 안목을 훌쩍 키울 수 있다. 롯폰기역 바로 앞에서 오가는 이들에게 책을 권하던 아오야마북센터가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를 누리는 곳’이란 뜻의 서점 분키츠文喫로 다시 문을 열었다. 특이한 점은 서점인데 입장료(1500엔)를 받는다는 점. 3만여 권의 책을 구비한 서점이지만 이 안에서 차도 마시고, 미팅도 하고, 일도 할 수 있는 카페와 오피스 기능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도서관, 열람실, 연구실, 전시실, 다실로 공간을 나눠 서점이라기보다는 복합 문화 공간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입구에 90여 종의 잡지를 진열한 점이나 저자 전시회와 사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점, 책 하나하나마다 친절한 설명을 붙여 놓은 점 등을 보면 분키츠는 ‘책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공간적 시도라 하겠다.

시부야 히카리에쇼핑몰에는 다른 층과 달리 색다른 구성이 돋보이는 8층의 시부야 히카리에 하치(Shibuya Hikarie Hachi)가 볼 만하다. 1956년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도쿄문화회관을 리뉴얼했기에 ‘도쿄문화회관 DNA를 이어간다’는 슬로건에 맞게 일본어로 8을 뜻하는 ‘하치’라 네이밍하고,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일본의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지역 문화를 보여 주는 갤러리와 매장, 다목적 홀 등을 넣어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로 만들었다. 이벤트 공간인 8/01 코트, 기획 주제 전시 공간인 8/02 큐브, 갤러리인 8/03 아트 갤러리, 가구 회사 코쿠요에서 운영하는 크리에이티브 라운지 8/07 MOV, 디앤디파트먼트가 47개 광역 자치 단체의 음식과 특산품, 문화 등을 소개하는 8/04 d47뮤지엄, 8/05 d47 디자인 트래블 스토어, 8/06 d47식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 300만 명으로 도쿄에서 유동 인구가 많기로 유명한 시부야역에 연결된 쇼핑몰에서 일본 각 지역 문화의 정수를 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쿄의 외곽 지역인 세타가야世田谷에 있는 디앤디파트먼트(D&Department) 본사에 가면 집약적으로 디앤디파트먼트의 상품과 매장 분위기도 구경하고 식사도 할 수 있으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본사 방문을 권한다.

▶츠타야가 만든 다이칸야마와 세타가야의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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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타야의 플래그십 스토어 ‘다이칸야마’, 라이프스타일 공간 ‘츠타야 가덴’
서점의 미래라 불리는 츠타야의 플래그십 스토어라 할 만한 다이칸야마代官山의 츠타야 티사이트(Tsutaya T-site)를 비롯해 백화점 속 서점의 모델인 츠타야 긴자식스점, 책만큼 CD와 DVD가 많은 츠타야 시부야점,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가전 판매점인 츠타야 가덴, 그리고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츠타야 지점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1위는 츠타야 티사이트다. 3개의 츠타야북스 건물과 가든 갤러리, 모토벨로, 그린독, 아이비 플레이스까지 부대시설까지 둘러보려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 츠타야 티사이트는 도서관식 책 분류가 아니라 취향에 따라 분류해 ‘의식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한 섹션에서 다른 섹션으로 넘어갈 수 있다. 2관 2층에는 근사한 서재 같은 카페 안진(Anjin)이 있고, 3관에는 츠타야의 베프인 스타벅스가 있어 차도 마시고, 쉬어 가며 책을 볼 수 있다. 전문 잡지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일본답게 중간중간 설치된 잡지 매대에서 내 위치를 체크할 수 있고, 책과 연관된 상품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구매욕을 자극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하다. 서점이지만 책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산다는 개념이 더 중요한 곳이다. 세타가야의 라이즈쇼핑센터에 있는 츠타야 가덴(Tsutaya家電)은 일본의 대표적 가전 기업인 파나소닉과 협업해 가전제품을 소개하고 그와 관련된 책들을 함께 전시하는 콘셉트로, 일상 속 가전제품을 의미 있게 전시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덕에 늘 인파가 끊이지 않는다.

Food in 도쿄 ▷아코메야 추보의 뚝배기 백반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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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코메야 추보(Akomeya Chubo)는 긴자의 아코메야 본점에 있는 식당으로, 아코메야에서 판매하는 쌀과 반찬을 직접 맛볼 수 있다. 아코메야에서 판매하는 쌀을 아리타 흑유 뚝배기土鍋에 넣어 밥을 짓는다. 주문에 따라 갓 지은 밥을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음식과 함께 내는데, 밥이 고슬고슬하게 윤이 나며 식감이 찰져 그야말로 최고의 밥이다. ‘맛있는 밥’을 먹기 위해 꼭 들러봐야 할 곳. 가능하면 미리 온라인 예약을 하는 게 좋다. 아코메야 점심 도시락이 가성비가 좋다고 소문이 났는데, 도시락은 마루노우치빌딩 지하의 아코메야 매장에서 판매하고, 본점에서는 밥과 여러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점심 코스를 판매한다. 저녁 코스에는 아코메야 쌀을 돌솥으로 갓 지은 쌀밥과 샐러드, 사시미, 된장국, 피클이 공통으로 나오고, 메인은 된장에 절인 연어 구이와 흑초 소스에 절인 사가미 돼지고기, 와규 비프 스테이크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단품으로 주문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주소 2-Chome-2-6 Ginza, Chuo City, Tokyo 전화 +81-3-6758-0270 영업 시간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2시~5시(티타임), 오후 5시 30분~오후 10시 주요 메뉴 런치 세트 2315엔, 밤의 뚝배기 밥 정식(夜の土鍋ごはんセット) 3980엔, 디저트 플레이트 1100엔

▷키츠네야의 호르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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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수산 시장인 츠키지수산시장이 지금은 토요스로 이전했지만 장외 시장에 포함되던 식당들 일부는 여전히 츠키지에 남아 있다.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서 소개한 이후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더 많아진 호르몬동 전문 식당 키츠네야(Kitsuneya)는 츠키지 장외 시장에 있다. 1947년부터 츠키지시장의 상인들을 위한 밥집으로 영업해 온 노포로 상인들이 옮겨 간 이후 요즘은 관광객들이 호르몬동과 규동을 먹으러 많이 온다. 간이 의자는 달랑 다섯 개지만 아침 일찍 문을 여니 다들 간이 테이블에 서서 후다닥 먹고 자리를 뜬다. 일본식 빨간 된장에 곱창과 내장, 곤약을 넣고 오래 끓여 조려내 밥 위에 얹어 주는데 곱창의 고소함과 된장의 구수함이 어우러져 밥과 함께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주소 4-9-12 Tsukiji, Chuo City, Tokyo 전화 +81-3-3545-3902 영업 시간 오전 6시 30분~오후 1시 30분(일요일 휴무) 주요 메뉴 규동 750엔, 호르몬동 850엔, 니쿠도후 700엔

▷조몬 롯폰기의 모듬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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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꼬치구이를 먹으려면 신주쿠로 가는 게 맞겠지만 깔끔하면서 외국인들 사이에 유명한 곳은 따로 있다. 롯폰기의 조몬(Joumon). 조몬은 하카다 지방 사투리로 ‘품질’을 의미하는 말이다. 길 쪽으로 열려 있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도 되고, 연기는 좀 나지만 요리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카운터에 앉을 수도 있다. 다리를 내려놓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는 방에 자리 잡으면 다소 좁지만 옆에 앉은 이들과 말 건네기는 좋아 금세 친해질 수 있다. 젊은 외국 관광객이 많아서 분위기가 북적거리긴 해도 전반적으로 유쾌하다. 주문하면 양배추가 먼저 나온다. 심심풀이로 먹으라고 주는 것이라 무료. 메뉴는 육류, 해산물, 야채, 치즈 등 다양한 꼬치 요리가 있는데 모듬으로 시키면 고루 다 맛볼 수 있다. 모듬꼬치와 요리 하나, 맥주 한 잔이면 근사한 꼬치 한 상 완성이다. -주소 5-Chome-9-17 Roppongi, Minato City, Tokyo 전화 +81-3-3405-2585 영업 시간 오후 5시 30분~오후 11시 45분(평일), 오후 5시 30분~익일 오전 5시(금, 토, 공휴일) 주요 메뉴 6종 코스 메뉴(음료 포함) 3980엔, 모듬꼬치 1700엔, 흑돼지찜 680엔, 명란밥 580엔

▷라 메종 키오이의 런치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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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덕혜옹주’에서 본 건물과 비슷한 건물이 도쿄에 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였던 의민태자(영친왕)와 덕혜옹주가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나 볼모의 처지로 도쿄에 억류당해 있을 때 머물던 곳으로, 현재는 ‘아카사카프린스 클래식하우스’란 이름을 가진 도쿄도 유형 문화재다. 영화 촬영팀이 일본 타 지역에 촬영 장소를 만들 때 이 건물을 꼼꼼히 돌아보고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1930년에 영국 튜더 왕조 시대의 건축 스타일로 지어 철제 첨탑과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다워 주변 지역을 재개발할 때 건물을 해체하지 않고 1초에 1밀리미터의 속도로 8일에 걸쳐 통째 옮겼을 정도로 건물의 가치가 높다. 이 건물은 현재 프렌치 레스토랑 ‘라 메종 키오이(La maison Kioi)’로 운영 중이다. 역사성 있는 아름다운 건물에서 공들여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우리 역사의 가장 아픈 부분이라 만감이 교차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보려면 이곳에서 식사를 하든 차를 마셔야 하니 도쿄에 간다면 한 번은 이곳에서 식사를 하며 공간을 둘러보길 권한다. 저녁은 제대로 된 프렌치 음식을 맛볼 수 있고, 가성비 좋은 런치 세트도 나쁘지 않다. 테라스에 앉아서 정원을 내다보며 식사할 수 있고,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다. -주소 1-2 Kioicho, Chiyoda City, Tokyo 전화 +81-3-6261-1153 영업 시간 오전 11시~자정 주요 메뉴 런치 세트(수프와 빵) 1500~2500엔, 디너 시즈널 코스 6800엔, 클래식 애프터눈 티 4000엔

[글과 사진 신혜연(헤이컴 대표, 콘텐츠 기획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82호 (19.06.1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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