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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에서 얻은 헤세의 자아 경험

입력 : 2019-05-11 03:04:00 수정 : 2019-05-10 21: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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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 / 인도의 이력서 헤르만 헤세/이인웅/지만지/1만7800원

괴테 이후 독일 문학을 대표하는 헤르만 헤세는 석가를 어떻게 해석했을까.

 

헤세는 이미 세 살 때 중국, 아프리카, 인도의 그림을 구분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서양 기독교적인 경건함에서 성장한 헤세는 한편으로 일생 동안 동양적 분위기에서 정신적 고향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1922년 발표한 소설 ‘싯다르타’에서는 헤세의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다.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의 주인공은 가장 높은 승족인 바라문의 아들 싯다르타. 싯다르타는 진리를 찾기 위해 학문과 고행, 쾌락과 부귀영화를 모두 체험하지만 그가 깨달음을 얻은 것은 몸을 물에 던져 죽으려던 찰나였다. 새롭게 각성한 싯다르타는 물을 관조함으로써 구도의 목적지에 도달한다. 세상의 모든 대립이 그에겐 하나로 융해된다. 성인이 된 싯다르타에게는 정신과 자연, 사상과 육욕, 선과 악의 대립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에 번역 수록된 ‘인도의 이력서’는 인도인 다사를 주인공으로 마야 정신을 구현하고 있다. 헤세는 현상 세계가 마야, 즉 환영(幻影)이라는 것을 깨닫고 인도의 이력서를 썼다. 헤세는 동양적 분위기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러면서 자아가 세상과 합일한 상태에서 살아가는 삶이 행복이라고 했다. 헤세는 1906년 헤세의 자전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를 출간했고, 1919년 자기 인식 과정을 고찰한 작품 ‘데미안’, ‘차라투스트라의 귀환’을 출간했다. 인도 여행을 통한 자아 경험은 1922년 출간된 ‘싯다르타’에 투영된다.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헤세는 196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자기실현을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작가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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