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긍정의 뇌 - 질 볼트 테일러

김종석 | 기상청장

‘뇌’가 하기 나름

[김종석의 내 인생의 책]②긍정의 뇌 - 질 볼트 테일러

세상을 보는 것은 마음먹기와 다름없다고 하는데, 그 마음이 뇌의 역할이라면?

이 책은 항상 분석적인 명철한 지식으로 세상을 보고 그것이 자기 자신이라고 여겨왔던 뇌 전공 의사가 뇌졸중을 겪은 체험담으로, 어느 날 오른쪽 뇌의 출혈로 인해 세상을 보고 듣는 것이 달라지는 순간들을 기록했다. 뇌의 출혈 증상부터, 더 심해지는 감각마비, 응급실에 누워 있을 때의 순간들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감상에 빠졌다가 다시 현실로 되돌아오고 하는데, 감상과 현실이라는 것은 뇌의 역할 분담과 관련이 있다. 저자는 점점 출혈이 심해지면서 이성과 분석을 주로 담당하는 오른쪽 뇌의 기능이 떨어지자, 왼쪽 뇌의 기능만이 제 역할을 하면서 나와 세상이 분리된 것이 아니고 하나라는 통찰을 얻게 된다. 자율신경으로 저절로 작동되는 팔다리의 근육 움직임도 생생하게 느끼게 되면서, 보지 못했던 감각의 세계와 감성의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세상은 하나지만 해석하는 선택지는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점차 치료를 받으며 저자는 같은 세상도 어떤 시각으로, 어떤 쪽의 뇌로 볼 것인가를 자기가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나 자신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뇌 기능 역할의 일부분이며, 이러한 여러 가지 생각들 중 내가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관측자 입장에서 기록한 이 책은, 우리의 인생도 한발 떨어져 “내가 이런 상태이구나” 관측하게 한다. 어느 뇌가 지금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고, 나는 어떤 뇌를 선택하고 있는가를 차분히 생각하면 급한 일도 조금은 덜 급하게 된다. 생각이 내가 아니고 내가 생각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깊은 고민이 있을 때마다 알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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