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자보험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자신의 병력과 가입 요건, 보험료 등을 비교 후 선택하면 된다. 간편심사보험은 최근 2년(암은 5년) 이내 입원이나 수술 이력이 없는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다. 질병 종류에 관계없이 입원비와 수술비를 보장하고 보험사에 따라 암, 뇌출혈 등 중대 질병에 대한 진단금을 보장하는 상품도 있다. 보험료가 일반보험 대비 2배가량 비싼 대신 계약 전 알릴 의무가 있는 병력이 18개에서 6개 항목으로 대폭 간소화되고 입원·수술의 고지 기간도 5년에서 2년 이내로 단축된다.
고혈압·당뇨병 특화 보험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혈압·당뇨 유병자가 쉽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로 암진단 보장에 한정되며 일반보험과 비교해 보험료가 1.1배 수준으로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아예 사전 심사 없이 가입할 수 있는 무심사 보험도 있다. ‘○○실버보험’ ‘□□ 바로가입 정기보험’ 등 상품명에 ‘무심사’ ‘무사통과’ ‘바로가입’이 표기돼 있으면 무심사 보험이다. 모든 질병이나 치료 내역에 대해 계약 전 알릴 의무가 없고 건강검진 절차가 생략되는 대신 보험료가 일반보험의 5배 정도로 비싸다. 사망보험금이 1000만~3000만원 정도로 다소 적게 책정돼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가입 후 나으면 일반보험으로 변경
계약 전 알릴 의무 충실히 이행해야
금감원 관계자는 “유병자보험은 가입 요건이 완화된 반면 일반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 범위가 좁다. 질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유병자보험 가입 시 높은 보험료만 부담할 수 있으니 보험 가입 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보장 내용과 보험료를 꼼꼼히 비교해본 뒤 가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자보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혈압·당뇨병 특화 보험의 경우 계약변경제도를 활용하면 보험료를 아낄 수 있다. 계약 체결 후 증세가 호전된 사람이 대상이다. 더 이상 고혈압 또는 당뇨병 유병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에 가입할 필요 없이 보험료가 저렴한 일반보험상품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유병자보험 가입 시 갱신 여부도 잘 살펴야 한다. 현재 판매 중인 대부분의 유병자보험은 5~10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갱신형’이다. 연령 증가 등에 따라 향후 갱신 시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설명서에서 ‘예상 갱신보험료’를 반드시 확인하고 보험료 수준, 납입 능력, 계약 유지 가능성, 갱신 주기 등을 충분히 고려한 뒤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자신의 질병이나 치료 내역을 축소·은폐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유병자보험은 일반보험에 비해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일부 완화한 것일 뿐 전부 면제하는 것은 아니다. 완화된 사항 이외에 계약 전 알려야 할 내용을 사실대로 알리지 않거나 사실과 다르게 알린 경우 가입이 거절될 수 있고, 가입이 됐더라도 추후 보장이 제한되거나 해지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5호 (2019.04.24~2019.04.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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