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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Talk] 영화 ‘미성년’ 주연 염정아 | 촬영 내내 ‘어른’ 의미 생각 관객도 여운·공감 느꼈으면

  • 한현정 기자
  • 입력 : 2019.04.22 14:56:14
쇼박스 제공

쇼박스 제공

“많은 분이 알아보고 응원해 주시고…. 제가 가는 현장마다 다소 민망한 플래카드도 걸려 있어요. 적응이 안 되고 얼떨떨하지만 행복합니다. 정말.”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염정아(47)는 오랜만에 느끼는 뜨거운 관심과 인기가 꿈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부담스럽지는 않다. 어차피 또 흘러갈 시간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늘 하던 대로 열심히 연기하면서 지금을 건강하게 즐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려 529만 관객을 모으며 코미디 영화의 부활을 알린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에서 감수성 충만한 주부 수현을 연기한 그는 브라운관에서는 시청률 23.8%를 기록하며 비지상파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쓴 ‘SKY캐슬’을 통해 신드롬 급 인기를 누렸다. 그런 그녀가 선택한 신작은 바로 배우 김윤석의 연출 데뷔작 ‘미성년’이다.

“김윤석 감독이 자신의 첫 여배우로 나를 선택해줘 고마웠다”는 그는 “연출 경력이 없다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의심의 여지 없는 깊은 신뢰가 있었고 역시나 맞았다.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도 다시금 존경하게 됐다. 매 순간이 좋았다”며 엄지를 세웠다.

영화는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두 동급생이 부모의 불륜으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등장인물 다섯 명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한 가지 사건을 둘러싼 고민 5개와 마주하게 된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상황을 대처해가는 이들을 보며 웃을 수도, 웃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의 연속이다. ‘어른스러움’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어른과 ‘아이스러움’을 뛰어넘는 아이들 모습이 맞물리면서 ‘성년’과 ‘미성년’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그동안 강렬하고도 카리스마 넘치는 작품과 캐릭터를 주로 해온 ‘배우 김윤석’을 떠올리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장르와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였어요.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 자체로도 궁금하고 욕심이 났어요.”

극 중 남편의 불륜을 알고도 그 사실을 먼저 알게 된 딸을 위해 담담하게 아픔을 참아내는 ‘엄마’ 영주로 분한 염정아는 “솔직히 모든 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힘들었다. 영주의 모든 선택이 일반적이지 않아서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고 두려움 또한 상당했다”고 털어놨다.

“촬영 내내 마음이 아프고 촬영이 끝나면 혼자 많이 울었어요. 행복한 결혼생활을 했던 영주가 무너진 가슴을 부여잡고 ‘어른답게’ 행동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힘들 때가 많았죠. 관객을 설득하기에 앞서 나 자신이 먼저 영주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속을 다 파내야 하기 때문에 그 작업이 고통스럽기도 했고요. 김윤석 감독이 그 누구보다 섬세하고 친절하게 도와줬고 그 덕분에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어요.”

염정아는 ‘미성년’을 두고 “요즘 작품과는 차별화된 강점을 지닌, 화려한 볼거리나 자극적인 장치를 과감히 걷어내고 온전히 캐릭터와 이야기, 메시지로 승부하는 영화”라고 설명한다.

“민망스러울 만큼 과한 칭찬과 관심을 받고 있는 요즘, 가장 기쁜 것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받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만큼 좋은 작품을 만날 기회가 늘어났다는 거죠. 사실 배우로서 저의 방향성이나 가치관이 달라진 것은 전혀 없어요. 여전히 마음이 이끌리는, 저절로 욕심이 생기는 작품을 기다리죠. ‘미성년’처럼요. 이런 작품을, 경험을 한동안은 더 기대할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요.”

내내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미소로 마냥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던 그가 마지막에 진심 어린 속내를 털어놓는다.

“ ‘진짜 어른’이라는, 어쩌면 죽을 때까지 우리 모두가 멈추지 말고 해야 할 고민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되짚어준 작품이에요. 남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게 해줬어요. 관객에게도 그런 여운을, 울림을 주는 영화로 남을 것이라 믿습니다.”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5호 (2019.04.24~2019.04.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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