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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강남’ 잇따라 쏟아지는 분양…삼성·방배·개포 ‘눈길’ 북위례·성남도 주목

  • 강승태 기자
  • 입력 : 2019.04.29 07:35:01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분양 성수기가 돌아왔다. 4~5월은 건설사가 겨우내 미뤄왔던 분양을 일제히 재개하는 시기다. 부동산114와 부동산인포 등에 따르면 올해 4~5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총 9만5734가구(임대 제외)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이 약 30만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30% 이상이 4~5월에 풀린다는 얘기다.

이 중 서울 강남권 분양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6개월간 부동산 시장이 다소 위축됐다고 하지만 강남권 새 아파트는 언제나 인기다. 지난해 11월 서초구 서초동에 분양한 ‘래미안리더스원’은 평균 41.69 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뒤이어 분양한 송파구 마천동 ‘송파건원여미지’와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라클라스’ 역시 각각 평균 12.15 대 1, 평균 23.94 대 1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1순위 마감 기준 청약가점은 44점으로 지난해 4분기(57점) 대비 낮아졌다. 청약가점이 낮은 사람도 강남권에 입성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의미다. 다만 강남권 분양 단지들은 모두 투기과열지구에 묶여 있으며 대부분 분양가가 높다. 전문가들은 중도금 마련 등 철저한 자금 계획을 세운 뒤 청약에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4월 초 분양한 힐스테이트북위례는 7만명이 넘는 사람이 신청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4월 초 분양한 힐스테이트북위례는 7만명이 넘는 사람이 신청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봄맞이 강남 물량 대거 풀려

▷2분기에만 3000가구 일반분양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10개 단지, 총 7502가구 중 3009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6배 많은 수준이다. 지난 5년 동안 같은 기간 물량이 가장 많았던 2016년(332가구)과 비교해도 약 10배 많다. 10개 단지 가운데 6곳이 재건축이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단지는 ‘방배그랑자이’다. 이 단지는 청약제도 개편 이후 사실상 서울 강남권에 분양되는 첫 단지로 주목받는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라클라스도 있지만 이 단지는 청약제도 개편 직후인 지난해 12월 13일 분양했다. 청약제도 개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방배그랑자이의 분양 성적표는 향후 강남권 분양 흥행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방배그랑자이는 총 758가구로 구성됐으며 전용면적 59~84㎡ 25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서울지하철 2호선 방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으며 2·4호선 환승역인 사당역과 인접했다. 4월 말 서리풀터널 개통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방배그랑자이의 또 다른 장점은 풍부한 녹지다. 주변에는 우면산, 서리풀공원, 매봉재산 등으로 둘러싸여 있다.

방배동은 잇단 정비사업으로 강남권 핵심 주거지역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에 따르면 방배동에서는 12곳이 정비사업을 추진 중(분양 완료 제외)이다. 강남권에서 재건축 사업이 가장 활기를 띠는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입주한 인근 ‘방배아트자이’는 전용 84㎡ 매매 호가가 15억~16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방배그랑자이 분양 가격은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방배그랑자이 외에 GS건설은 서초동 무지개아파트를 재건축한 ‘서초그랑자이’도 내놓을 계획이다. 총 1446가구 대단지로 구성된 이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은 174가구로 이르면 6월 중 분양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삼성동에 ‘래미안라클래시’를 분양한다. 삼성동 상아아파트2차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35층으로 7개 동, 총 679가구로 조성된다.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115가구로 전용면적 71, 84㎡로 구성됐다.

래미안라클래시의 가장 큰 장점은 초역세권 아파트라는 점이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단지 바로 앞에 위치했다. 명문고로 꼽히는 경기고를 비롯해 언북초, 언주중, 영동고, 진선여고 등이 인접해 있다.

분양은 5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입주는 2021년 9월 예정이다. 삼성동은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과 함께 옛 한전 부지에 현대차그룹 신사옥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선다.

현대건설은 일원동 일원대우아파트를 재건축한 ‘디에이치포레센트’를 공급한다. 총 184가구 중 62가구가 일반분양이다.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과 분당선 대모산입구역이 단지에서 500m 이내에 있다. 단지 인근에 영동대로, 양재대로, 동부간선도로, 외곽순환도로, 경부고속도로 등 도로망도 잘 갖춰져 있다. 일원초, 중동중, 중동고를 걸어서 통학할 수 있고 2㎞ 이내에 숙명여고, 경기여고 등이 위치했다. 신흥부촌으로 떠오른 개포지구의 교통·교육 인프라를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준강남 우리도 있다

▷북위례·과천·성남 노려볼 만

사실상 ‘준강남’으로 분류되는 위례신도시나 성남, 과천 등에서 대기하는 분양 물량도 상당수다.

올해 들어 수도권에서 분양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바로 북위례다. 올해 초 GS건설이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포레자이’는 1순위 평균 13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월 초 청약 접수한 ‘힐스테이트북위례’는 1순위 939가구 모집에 7만2570명이 신청했다. 이 외에도 북위례에는 ‘호반써밋송파Ⅰ’(689가구), ‘호반써밋송파Ⅱ’(700가구)를 포함해 ‘위례계룡리슈빌퍼스트클래스’까지 분양이 이어진다. 특히 이번에 분양하는 북위례 단지들은 주소지가 서울 송파구에 속한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과 판교 사이 택지지구인 성남 고등지구에서는 1년 만에 새 아파트가 나온다. GS건설은 고등지구 마지막 민간 분양으로 C1·C2·C3블록 등 3개 블록에서 ‘성남고등자이’를 분양한다. 아파트 전용면적 84㎡ 364가구와 오피스텔 전용면적 22~52㎡ 363실 등이다.

강남권 분양이 잇따르면서 실수요자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청약 전 주의점도 있다. 지난해 9·13 대책에 따라 청약 자격 확인과 함께 꼼꼼한 현금 마련 계획이 필요하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는 LTV 40% 규제를 적용받아, 계약금과 잔금 등은 현금으로 치러야 하는 경우가 많다. 분양 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면 2년 내 전입신고, 1순위 당첨 시 기존 주택 처분 필수, 전매제한 기간 등의 조건이 걸린다. 이 또한 예비 청약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사실상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대출 보증이 막혔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 즉, 계약금과 중도금을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소 3억원 이상 현금을 보유해야 청약 일정에 맞춰 분양대금을 납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순위 전 ‘사전 무순위 청약’ 노려볼까

당첨자 기록 남지 않아…건설사·청약자 모두 윈윈

청약제도 개편으로 분양 단지별 부적격 청약 당첨자가 속출하면서 ‘사전 무순위 청약’이 새로운 청약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미계약분을 신청하는 절차다. 제도 시행 이전만 하더라도 시공사 홈페이지에서 미계약분 추가 접수가 진행됐다. 이제는 금융결제원이 관리하는 ‘아파트투유’를 통해 청약을 받는다. 그만큼 절차가 투명해진 셈이다.

개편된 청약제도에 따르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나 청약과열지구에서 부적격·미계약에 따른 잔여 물량이 20가구 이상 발생하면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청약 시스템 ‘아파트투유’를 통해 사전 신청을 해야 추첨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지난 2월 1일 이후 입주자 모집을 시작한 단지부터 적용하고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은 1순위 청약에 앞서 이틀 동안 진행된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만 19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하다. 다만 투기·청약과열지역에서는 해당 주택건설지역 또는 해당 광역권(서울의 경우 수도권) 거주자여야 한다. 접수비는 무료다. 당첨자는 추첨으로 결정되며 당첨자 이력 기록이 남지 않는다. 추후 1순위 청약을 넣는 데 제약이 없다.

현재 이 제도는 건설사가 고객 편의를 위해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와 청약자 모두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앞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는 단지가 늘어날 전망이다.

강남권에도 사전 무순위 청약이 가능한 단지가 있다. ‘방배그랑자이’가 대표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현금이 많은 1주택자라면 꾸준히 사전 무순위 청약을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5호 (2019.04.24~2019.04.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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