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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 ‘덤보’ 동심 파괴자 팀 버튼의 따뜻한 변신

입력 : 
2019-04-17 14: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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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과 만화로 희미하게 기억하는 어릴 적 코끼리 덤보가 돌아왔다. 1941년 작 디즈니의 클래식 애니메이션 ‘덤보’와 팀 버튼 감독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덤보’, 리뷰에는 ‘덤보 눈망울만 보고 와도 돈값 한다’, ‘유치원생들 사이에서 울었다’는 ‘어른이’들의 고백이 가득하다. 여기에 콜린 파렐, 에바 그린, 마이클 키튼과 대니 드 비토 등 두 번 말하면 입 아플 명배우들까지 총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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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커스단으로 팔려 온 엄마 코끼리에게서 태어난 덤보는 몸보다 훨씬 큰 귀로 ‘괴짜 코끼리’ 소리를 들으며 관객들의 웃음거리가 된다. 왕년엔 서커스 스타였지만 전쟁에서 팔을 잃은 채 돌아온 ‘홀트(콜린 파렐)’와 그의 아이들, ‘밀리’와 ‘조’를 만난 덤보는 자신처럼 똑같이 엄마를 잃은 이들과 교감한다. 덤보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소식을 들은 사업가 ‘반데비어(마이클 키튼)’가 접근해 덤보를 공중 곡예사 ‘콜레트(에바 그린)’와 함께 공연하게 만들지만 그의 계획은 따로 있었는데…. 실제 서커스 공연을 하는 곡예사들이 만들어 낸 서커스 텐트에서의 공연 장면에 뒤이어 디즈니가 만들어 낸 애니메이션 속 덤보의 귀여움, 드림랜드 서커스의 화려함은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100% 그래픽으로 만든 눈빛과 표정이건만 ‘어떻게 하면 귀여워 보이는지 내가 잘 알지’라고 말하는 듯한 색감과 그래픽의 활용은 덤보를 깨물어 주고 싶을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피조물로 탄생시켰다. 눈을 사로잡는 프로덕트 디자인과 촬영, 편집, 기획력은 ‘역시 갓디즈니’를 외치게 한다. 80년 전 동화를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취급받는 서커스단 사람들이 모여, 함께 특별한 가족의 일원이 되는 이야기’로 받아들인 팀 버튼은 제1차 세계대전 후인 1919년을 배경으로 가져왔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찰리와 초콜릿 공장’, ‘유령신부’ 류의 평소 팀 버튼의 어두운 상상력을 추앙해 왔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덤보가 처음 하늘을 나는 순간, 울컥하는 어른들이 많을 것이다. 귀염뽀짝 애니메이션 형태를 취하고 있긴 하나 ‘덤보’는 코끼리의 눈망울을 빌어 많은 걸 말한다. 인정받길 원하지만 늘 대화의 문을 닫는 사람들 틈에서 덤보와 소통하는 아이들, 조롱거리가 된 동물, 차별받는 약자들, 새로운 문물에 밀려나는 과거의 명물들을 바라본다. 특히 ‘남과 다르다’는 의미에서 서커스의 기인들과 귀가 큰 코끼리 덤보는 많이 닮아 있다. 그 시선을 극복하고 높이 날아오르는 장면은 감동을 극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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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애니메이션이 덤보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면, 팀 버튼의 영화는 인간 캐릭터들이 내러티브의 중심으로 등장, 하늘을 나는 아기 코끼리의 이야기와 서커스단에 얽힌 사람들, 가족의 이야기로 무한 확장시킨다. 늘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고혹적인 판타지를 그려내는 팀 버튼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망해 가는 서커스단을 살리려 노력하는 메디치, 야심 가득한 사업가 반데비어, 프랑스 출신의 고혹적인 공중 곡예사 콜레트, 전쟁에서 팔을 잃은 승마 곡예사 홀트 등 디즈니 원작에는 없던 인물을 그려 냈다. ‘배트맨2’, ‘빅 피쉬’를 통해 팀 버튼과 호흡을 맞췄던 대니 드 비토가 역시 배트맨 역으로 팀 버튼과 함께한 마이클 키튼과 재회했다. 오직 성공만을 바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꽉 잡고 있는 반데비어 역의 마이클 키튼과, 욕심꾸러기 같지만 알고 보면 단원들과 서커스를 무척 사랑하는 메디치 서커스단 단장 역을 맡은 대니 드 비토는 케미 넘치는 연기 배틀을 선사한다. 17번째 만나는 팀 버튼과 작곡가 대니 엘프만의 환상적인 팀워크가 선보이는 음악도 주목할 것. ‘덤보’는 올해 첫 디즈니 라이브 액션(실사 풍경과 배우의 연기를 먼저 촬영하고 거기 애니메이션을 덧입히는 것) 영화로, 디즈니의 다음 라이브 액션 작품 ‘알라딘’과 ‘라이온킹’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5호 (19.04.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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