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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뮤지컬 ‘영웅’ 안중근 의사는 유난히도 우리를 부끄럽게 하네

입력 : 
2019-04-17 15: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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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뮤지컬을 보겠다고 선택한 것은 이미 우리 역사 속 영웅 안중근 의사에 대한 존경을 담보로 한다.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영웅’은 이 역사적 팩트에 안 의사의 인간적인 고뇌는 물론이고 그의 거사를 돕기 위해 목숨을 건 많은 사람들의 애국심이 한데 어우러진다.

▶Info

-장소 세종문화회관

-기간 ~2019년 4월21일

-티켓 VIP석 14만 원, R석 12만 원, S석 8만 원, A석 6만 원

-시간 화, 목, 금 오후 8시/ 수 오후 3시, 오후 8시 / 토 오후 3시, 오후 7시 / 일, 공휴일 오후 2시, 오후 6시30분

-출연 안중근-정성화, 양준모 / 이토 히로부미-김도형, 이정열, 정의욱 / 설희-정재은, 린지 / 링링-허민진 / 조도선-제병진, 임정모

2019년 올해는 3.1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일제 강점기 수많은 애국지사들의 헌신과 살신성인의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의 독립과 정부 수립 그리고 현재가 가능했다. 당시 한반도든, 만주든 혹은 러시아, 미국 땅에 살고 있든 모든 대한 백성은 독립을 기원하는 작은 기도라도 올렸을 것이다. 모두가 ‘독립투사’고 ‘영웅’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안중근 의사를 영웅으로 평가하고 존경하는 데에는 한 치의 이견이 없다.

안중근 의사는 30세에 러시아 노브키에프스크에서 12명의 동지와 단지회를 조직한다. 이 단지회는 비장했다. 그들은 ‘3년 안에 조선 병합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지 못하면 국민들에게 사죄의 의미로 자살한다’고 결의했다. 그 염원이 하늘에 닿았을까. 1909년 10월26일 중국 하얼빈. 그곳에 도착해 러시아 외무대신과 열차 회의를 마친 이토는 환영 군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그 순간 안중근 의사의 권총에서 7발의 총성이 울린다. 이토는 3발을 맞고 결국 죽었다. 안중근 의사는 체포되는 순간 “대한 만세”를 외쳤다. 안중근 의사는 “나는 한국의병 참모중장이다”라고 신분을 밝히며 일제의 고문에 당당히 임했다. 재판에서 안중근 의사는 ‘이토를 암살한 15가지 이유’를 통렬하게 주장해 대한인은 물론 중국인들에게도 용기를 심어 주었다. 1910년 2월 사형 선고를 받은 안중근 의사는 3월26일 뤼순 감옥에서 사형 당했다. 여기까지, 즉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부터 이토 암살 그리고 순국까지의 1년여를 조명한 것이 뮤지컬 ‘영웅’의 스토리다. 공연은 2009년 초연 이래 작품성, 연기력, 무대 연출 등을 종합해 ‘명작’의 위치를 지켜오고 있다. 물론 이토의 영웅화 논란, 만들어진 인물인 링링과 명성황후의 궁녀 설희의 불필요성을 지적되지만 ‘영웅’은 한국 뮤지컬계의 대표 창작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무대 역시 세밀해진 무대 연출과 믿고 보는 정성화,양준모의 연기는 객석을 감동으로 가득 채운다. 특히 재판에서 이토 암살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넘버 ‘누가 죄인인가’는 몇십 번을 들어도 전율이 느껴진다. 또한 철근 구조물 추격 신, 기차 장면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안중근 의사의 넘버 ‘누가 죄인인가’로 이토의 15가지 죄를 정리해 본다.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대한의 황제를 폭력으로 폐위시킨 죄, 을사늑약과 정미늑약을 강제로 체결케 한 죄, 무고한 대한의 사람들을 대량 학살한 죄, 조선의 토지와 광산과 산림을 빼앗은 죄, 제일은행권 화폐를 강제로 사용케 한 죄, 보호를 핑계로 대한의 군대를 강제 무장 해제시킨 죄, 교과서를 빼앗아 불태우고 교육을 방해한 죄, 한국인들의 외교권을 빼앗고 유학을 금지한 죄, 신문사를 강제로 철폐하고 언론을 장악한 죄, 대한의 사법권을 동의 없이 강제로 장악 유린한 죄, 정권을 폭력으로 찬탈하고 대한의 독립을 파괴한 죄, 대한제국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원한다며 세계에 뻔뻔스런 거짓말을 퍼뜨리며 세계인을 농락한 죄, 현재 대한이 태평 무사한 것처럼 천황을 속이고 밖으로는 세계 사람들을 모두 속인 죄, 동양의 평화를 철저히 파괴한 천인공노의 죄’ 등이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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