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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부는 아파트 경매 시장-찬바람 부는 아파트 경매 시장

김경민 기자
입력 : 
2019-04-17 15: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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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가운데 법원 경매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경매 낙찰건수와 낙찰가율이 동시에 급락하면서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한편, 이때를 기회로 보고 알짜 매물을 선점하려는 수요는 많아지고 있다.

사진설명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법원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의 한 경매법정.
▶정부 대출 규제에 낙찰가율 69.6%로 떨어져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69.6%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떨어졌다. 1년 전과 비교해 1.3%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2월 낙찰건수 역시 2927건으로 급락해 3000건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지옥션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매 지표가 악화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낙찰가율이 75.3% 수준이었지만 이후 70%대 초반대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70% 선마저 붕괴됐다. 최근에는 낙찰가율뿐 아니라 낙찰건수까지 동반 추락하면서 경매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부동산 상품별로 보면 정부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은 아파트 등 주거시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86.4%였지만 9.13대책 발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 2월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77.4%로 전월 대비 2.5%포인트나 하락했다. 1년 새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주거시설 낙찰가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낙찰가율은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03.5%였지만 올 2월 88.1%로 급락했다. 지방에서도 부산광역시 낙찰가율은 79.9%, 울산은 65.5%에 그쳤다. 토지 시장도 분위기가 좋은 건 아니다. 지난 2월 토지 낙찰가율은 67.1%로 전월 대비 2.9%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4%포인트 하락했다. 업무상업시설 낙찰가율도 65.3%로 전년 동기 대비 4.2%포인트 떨어졌다.

물론 경매시장 열기가 아예 꺼진 건 아니다. 일부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경매는 입찰자가 대거 몰리는 사례도 나타나는 중이다.

지난 3월 2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4차 아파트 전용면적 171㎡가 감정가(18억8000만 원)의 97%인 18억2500만 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은 지난 2월 경매시장에 처음 나왔지만 1차례 유찰된 뒤 최저 매각가 15억400만 원으로 2회 차 경매를 통해 주인을 찾았다. 경매 응찰자도 10명이나 돼 입찰 열기가 뜨거웠다. 역삼동 개나리4차는 올 상반기 분양을 앞둔 재건축 단지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3월 초에는 서초구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가 한차례 유찰에도 감정가(23억 원)보다 비싼 23억900만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경매시장 불황에도 강남 재건축 단지 경매가 인기를 끄는 건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려는 고액 자산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부 대출, 세금 규제로 경매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오히려 이때를 기회로 보고 알짜 매물을 선점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 경매시장에서도 당분간 눈치 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글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5호 (19.04.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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