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문화

생각만 해도 군침 도는 식당

입력 : 
2019-04-17 16:59:50

글자크기 설정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그런 식당들이 있다. 그 집 맛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누군가 ‘어제 거기서 무엇무엇을 먹었다’고 말하면 ‘아 가고 싶어!’ 하며 저절로 경험담을 늘어놓곤 한다. 아무 음식점이나 그런 반열에 오를 순 없다. 음식에 특징이 확실해야 하고 무엇보다 맛이 우월해야 한다. 다녀온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생가만 해도 군침이 고이게 되는 맛집들을 소개해 본다.

▶평양식메밀물국수, 강남구청역 봉밀가 평양냉면

사진설명
강남에 평양냉면집이라니! 생소하고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어오지만, 엄밀히 말해 이 집의 대표메뉴인 평양메밀물국수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오리지널 평양냉면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는 이야기도 있고, 평양냉면이라기보다는 ‘메밀물국수’라고 하는 편이 옳다라는 주장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야말로 평양냉면이라고 생각한다. 메밀 80%에 고구마 전분 20%가 혼합된 메밀국수, 향기조차 느끼기 쉽지 않은 맑은 육수, 듬직한 고기, 심심한 맛 등등이 그렇다. 육수향과 간장향이 은근하게 올라오는 것 또한 봉밀가 평양냉면의 매력이다. 육수에 간장을 넣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희귀종 또한 아니다. 중요한 것은 봉밀가 육수에 들어가는 간장이 영광 법성 수림원에서 담근 3년 숙성 국간장이라는 사실. 새벽 5시부터 5시간 동안 끓이는 육수가 이 집 음식의 베이스이다. 청계천 일대의 평양냉면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그 사소해 보이는(사실은 엄청난) 차이가 이 집을 생각만 해도 침이 넘어가는 맛집 반열에 올려놓았다. 평양메밀물국수(1만 원), 평양냉면비빔국수(1만 원), 평양식 불고기(1인분 200g, 2만3000원), 만둣국(9300원), 메밀전(7000원), 평양고기구운만두(4개, 7500원), 평양고기찐만두(4개, 7000원), 수육(중, 3만5000원 / 소, 1만8000원) 등 메뉴 구성도 북한식 음식에 아주 가깝다. 단, 기장돌냄비우동(8500원)과 곰소항낙지밥(2500원)은 의외의 메뉴인데, 제법 인기가 좋다. 아!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 664 시간 주중 11:30~15:00(마지막 주문 14:45), 17:00~21:30(마지막 주문 20:30) / 주말 11:30~16:00, 17:00~21:30(마지막 주문 20:30) *일요일 휴무

▶비프웰링턴, 해방촌 꼼모아

사진설명
이 집이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비프웰링턴 하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비프웰링턴’은 영국에서 발명된 요리다. 소고기를 햄, 파이, 뒥셀(다진 버섯, 양파, 허브, 샬로트 등을 버터와 혼합해 페이스트가 될 때까지 천천히 조리한 양념)로 싸서 오븐에 구운 요리다. 이름이 비프웰링턴이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나폴레옹을 물리친 영국의 웰링턴 장군이 전투에서 돌아왔을 때 주방장이 만들어 준 음식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에 한 표를 던진다. 응용하기에 따라 소고기 대신 야채를 넣을 수도, 연어를 넣을 수도, 찐 흑돼지를 넣을 수도 있는 흥미로운 메뉴이다. 해방촌 꼼모아의 비프웰링턴은 스테이크 고기의 최고봉인 채끝을 구워 머스터드 소스를 얇게 발라준 뒤 송로버섯 등이 들어간 뒥셀로 말아 낸다. 2인분에 8만 원이고 예약을 해야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일단 비주얼에 감탄하고 풍미 또한 독특하다. 물론 호불호는 있다. 꼼모아의 인기 메뉴는 이외에도 푸아그라 크렘브륄레(2만1000원), 성게알 크렘브륄레(2만1000원), 오리다리 꽁피(2만7000원) 등이 있다. 디저트 수플레는 메인 요리들 못지않은 인기 메뉴이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 56 시간 평일 18:00~24:00(마지막 주문 22:30) / 토요일 12:00~24:00(브레이크타임 15:00~18:00) / 일요일 12:00~23:00(브레이크타임 15:00~18:00)

▶오이스터바, 한남동 펄쉘

사진설명
생굴을 먹으며 분위기와 술을 즐길 수 있는 독특한 식당이다. 한남동에 오픈해서 큰 인기를 끌다 청담동에도 진출해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펄쉘은 굴을 주제로 하는 식당이지만, 다른 해산물, 또는 육고기도 식재로 사용하는 요리 술집이다. 펄쉘에 굴을 공급하는 지역은 전남 고흥과 강진, 경남 거제와 고성 등 네 곳. 모두 바다 굴 목장으로 유명한 지역들이다. 대표 메뉴는 오이스터 플레터(라지, 5만8000원 / 레귤러, 3만 원)와 로 스캘럽(가리비 2만4000원). 굴은 지역별로 주문 가능하고 로 스캘럽은 트러플 오일로 풍미를 올린 자연산 비단 가리비회다. 해산물 본연이 신선함과 향기, 식재별 독특한 맛이 살아있는 특징이다. 찜 요리들도 인기 있는 메뉴다. 제철조개모둠찜(6만8000원), 굴찜(2만4000원), 가리비찜(4만5000원), 왕새우찜(2만2000원) 등 단일 식재를 쪄 먹는 메뉴들은 한 가지 맛에 집중할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31길 16 시간 평일 17:00~01:00 / 일요일 17:00~23:00 / 공휴일 17:00~23:00

▶요괴라면에서 프라임립으로, 도산공원 비스포크420

사진설명
마니아들을 사로잡았던 요괴라면. 이를 만들었던 ‘옥토끼 프로젝트’에서 작년 여름에 문을 연 곳이 바로 비스포크420이다. 프라임립, 여러가지 고기, 해산물 등을 화덕에 구워주는, 전문용어로 ‘가스트로 그릴’이다. 이미 소문이 잔뜩 나 버린 프라임립(6만2000원)과 로스트덕(2만5000원)이 대표 메뉴이다. 숯불에 구운 어린 닭 디아블로(2만8000원), 무쇠팬에 구운 푸아그라와 파인애플(3만8000원), 숯불에 구운 광어(3만5000원), 척숏립 BBQ(3만5000원), 로스팅한 오리(7만 원) 등 일정 잡아 정기적으로 먹었으면 하는 뛰어난 맛들이다. 옥토끼 프로젝트를 세상에 알린 요괴라면은 가벼운 메뉴 카테고리에 있다. 킹크랩, 키조개, 전복, 가리비, 계절조개, 트러플로 맛을 낸 봉골레 요괴라면(3만2000원)이 그것이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8-7 2층 시간 17:30~24:00(21:00까지는 코스 요리, 이후부터 단품 요리)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5호 (19.04.23)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