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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알짜 종목] (14) 삼양식품 | ‘파이어 불닭’ 글로벌 광팬 유튜브 타고 ‘쑥쑥’

  • 류지민 기자
  • 입력 : 2019.04.15 09:37:48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튜브에 ‘Fire Noodle Challenge(파이어 누들 챌린지)’를 한번 검색해보라. 전 세계 사람들이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불닭볶음면에 도전하는 신기한 광경을 수없이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불닭볶음면 관련 영상은 무려 100만개가 넘는다. 아마존에서는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한국 제품 5위에 불닭볶음면이 랭크됐다. 가히 ‘K푸드의 아이콘’이라 할 만한 인기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팬덤에 힘입어 삼양식품이 제2 전성기를 맞았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팬덤에 힘입어 삼양식품이 제2 전성기를 맞았다.

▶유튜브 핫이슈, 불닭볶음면 도전기

세계 76개국 1700억원 수출 달성

오너 리스크 주의해야…수출은 유지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팬덤에 힘입어 삼양식품이 제2 전성기를 맞았다. 불닭볶음면이 본격적인 인기를 끌기 이전인 2015년까지 삼양식품은 암울한 실적을 냈다. 2013년 118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4년 96억원, 2015년 69억원으로 급감했고, 급기야는 60억원의 당기순손실까지 기록했다. 위기의 순간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매운맛 마니아들의 불닭볶음면 체험기가 하나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 ‘진짜 매운맛’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 초기 월 7억~8억원 정도였던 매출은 석 달 만에 2배로 증가했고, 1년 만에 30억원대로 올라섰다. 인기에 불을 댕긴 것은 유튜브. 유튜브 크리에이터 ‘영국남자’가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린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눈물, 콧물을 쏟으면서도 불닭볶음면을 먹는 모습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파이어 누들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불닭볶음면 시식 도전 붐이 일면서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불닭볶음면이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2016년, 삼양식품 매출액은 359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5% 증가했고 2017년에는 4584억원, 지난해는 4694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53억원 → 433억원 → 552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에서 불닭 브랜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가 넘는다. 삼양식품 입장에서 불닭볶음면은 단순한 인기 상품을 넘어 위기에 빠져 있던 회사를 구해낸 구세주가 된 셈이다.

유튜브 인기를 등에 업고 불닭볶음면은 한국을 상징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2013년 중국과 동남아를 시작으로 현재는 미주, 유럽까지 총 7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라면 전체 수출액 4699억원 가운데 1730억원이 ‘불닭’ 관련 브랜드 수출액일 정도로 단연 돋보이는 인기를 자랑한다. 해외 시장을 노리고 일찌감치 할랄 인증을 받은 것도 수출에 날개를 달아줬다.

다만 회사를 흔들고 있는 오너 리스크는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은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돼 올 초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지난해 6월 11만7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이후 내리막길에 들어서 올해 1월 실형 선고 후에는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다행인 것은 오너 리스크에도 불닭볶음면 매출은 별다른 타격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가도 올 들어서는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초 대비 50% 가까이 반등에 성공했다.

당분간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단일 브랜드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아쉽지만 40여개 국가로의 수출이 만 3년째 확대되고 있어 성장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이슬람, 미주 지역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 물량 확대가 예상된다. 수출 비중 내 봉지라면이 85%, 컵라면이 15%로 향후 컵라면 매출 비중 확대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아직 부담스럽지 않은 주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4호 (2019.04.17~2019.04.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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