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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전성시대-몰빵은 ‘필패’ 글로벌 분산 투자 ‘필수’

명순영 기자
입력 : 
2019-04-10 11: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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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몰빵’ 투자로 수십억 원을 벌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쉬운 얘기일까? 최근 ‘매경이코노미 투자포럼’ 강사로 나선 박경림 KB증권 사장은 “수십 년간 영업 현장을 돌며 자산가들을 만나본 결과, 몰빵 투자로 돈을 번 사례는 없다”고 단언했다.

‘몰빵’은 뭔가 모르게 매력적(?)이 단어로 들린다. ‘인생 뭐 있냐’며 한방을 거는 승부사가 된 기분이랄까. 과거 필자는 잠시나마 몰빵 투자 옹호론을 펼친 적이 있었다. 돈이 얼마 없는데 그 돈을 분산 투자한다고 쪼개봐야 별 의미가 없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은 크다면 큰 돈이지만, 재테크 종자돈으로는 부족하다. 100만 원을 10만 원씩 나눠 분산 투자해봐야 별 이득이 없다. 이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재테크에서 ‘몰빵’이라는 단어를 잊고 ‘분산’이라는 단어만 기억해야 한다. ‘몰빵’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황홀한 덫’일 뿐이다. 최근 분산 투자를 해야 할 이유는 또 생겼다. 국내경제는 물론 글로벌경제도 한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안개 속 상황에 빠져서다. 최근 언론에서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라는 용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22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개월물을 밑돌며 나온 말이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단 낮아진 것은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 장기채(10년 만기 국채)는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길어 위험 부담이 큰 만큼 단기채(3개월 만기 국채)보다 금리가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투자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로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된다. 이는 왜 위험 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근거로 활용된다.

최근 분산 투자는 국내 증시에 국한하지 않는다. 요즘 개미투자가조차 해외를 빼놓고는 재테크를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분산 투자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등으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다.

▶美 기술기업 中 정부수혜 기업 눈길

그렇다면 어떻게 분산 투자해야 할까. 국가별로 본다면 ‘중국을 가장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중국이 최근 많이 올랐다. 여전히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론이 만만치 않지만 중국의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 역시 높다. 그 근거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 경기 저점 기대감 등이다. 글로벌자산배분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인 신동준 KB증권 상무는 “4분기 초까지 반등이 이어질 수 있고 현재보다 15% 정도 상승여력이 남았다”고 판단한다.

선진국은 어떨까. 『매경이코노미』가 자산배분 애널리스트에게 물어보니 미국 주식 중에서는 IT와 콘텐츠, 바이오 주식이 물망에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월트디즈니 등이다. IT 버블론이 없지 않으나 미국이 글로벌 기술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는 전문가는 없다. 또한 콘텐츠 시대 월트디즈니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바이오기업이 실적 이슈 등으로 고전하는 것과 달리 미국 바이오는 무난한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었다. 미국 외 선진국에서는 일본 시세이도와 무라타 제작소가 유망하다. 시세이도는 일본을 대표하는 글로벌 화장품기업이다. 무라타제작소는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 글로벌 점유율 1위 업체다. 중국 주식 중에서는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중신증권(증권사), 북방화창과기그룹(반도체 장비), 중국철탑(통신탑) 등이 추천종목에 올렸다. 선진국 펀드 중 미국 ‘AB미국그로스’도 눈여겨 보자. 이 펀드는 성장성이 큰 미국 우량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40~60개 대기업 주식을 편입했는데 특정종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아 분산투자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안전한 배당을 원한다면 ‘피데리티글로벌배당인컴펀드’가 괜찮다. 미국, 영국, 스위스 등 선진국에 분산 투자해 변동성 장세에서도 성과가 좋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일러스트 픽사베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4호 (19.04.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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