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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 코스는 따로 있다?! ‘유튜버’들이 추천하는 한국 여행법

이승연 기자
입력 : 
2019-04-11 10: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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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 음식인 비빔밥을 먹기 위해 한정식 집을 찾고, ‘강남스타일’ 속 강남이 어떤 모습인지 가보고, 한복을 입은 채 고궁이나 오래된 한옥들을 둘러보는 것은 한국의 ‘필수’ 관광 코스이다. 이 말인즉슨 어느 관광책자를 봐도 발견하기 쉬운 콘텐츠라는 뜻이다. 하지만 어느 매체보다 빠르고, 공감이 가는 정보를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유튜브’와 ‘유투버’들은 다르다. 그들은 비빔밥과 삼계탕 대신 길거리 토스트와 항아리 우유를 추천하고, 홍대의 젊은 문화 대신 산에서의 하루를 소개하며 ‘한국을 더 많이 알았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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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주문진 방사제에서 촬영한 드라마 ‘도깨비’ 속 주문진(사진 tvN ‘도깨비’), 방탄소년단 ‘YOU NEVER WALK ALONE’ 앨범 이미지(사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K-Pop 팬이라면 ‘이곳’으로 강남 모처의 K 스튜디오. 이 스튜디오의 기본적인 서비스는 보컬 연습, 디렉팅, 녹음, 보정, 음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래에 관심이 많거나, 가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은 이곳 SNS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후기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링크된 유튜브는 관광객이나, 한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들이 스튜디오에서 직접 K-Pop을 커버하고 이를 녹음하는 모습의 영상들이다. 최근 해외 K-Pop 팬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향하는 한국 여행은 ‘좋아하는 스타들’의 발걸음이 닿는 곳이 됐다. 아티스트의 방송 현장을 관람하거나, 증강현실 체험으로 함께 촬영하는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는 SM 아티움 뮤지엄에서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또 강릉시 주문진해변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유 네버 워크 얼론(YOU NEVER WALK ALONE)’ 앨범 사진 속의 버스정류장을 동일 장소에 재현한 포토존이나,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진 해안 방사제가 역시 국내외 관광객들의 SNS 인증사진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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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BJ 유이뿅 보리암 여행 (사진 ⓒ유튜브 유이뿅YUIPYON 채널 캡쳐), ‘나 혼자 산다’ 박나래 템플스테이 (사진 MBC ‘나 혼자 산다’ 캡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 (사진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캡쳐)
도심에서 가까운 산과 사찰 KTX를 타고 한국의 주 도시를 여행하는 관광객들도 있는가 하면, 도심과 가까운 산과 사찰을 찾는 외국인들도 있다. 그 이유는 한국은 도심이나 외각에 있는 산과의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점.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내리면 금방이라도 산으로 향할 수 있고, 그곳에 올라 도시를 한눈에 내려다 보며 휴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다. 최근에는 ‘보리암 위에서 먹는 라면’의 인증샷을 따라 한 외국인 유튜버 영상이나, 한국 등산을 통해 번데기나 해물파전, 감자탕 등 산에서 음식을 먹는 ‘먹방 영상’도 외국인 산 투어에 한몫하고 있다. 또 한국의 전통문화를 품은 산이나 템플스테이도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장소이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곳. 색다른 경험과 휴식을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도심 가까이 있는 사찰은 좋은 체험 관광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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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핀란드편 야구 경기 관람(사진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캡쳐), 유튜버 호주 사라의 야구 경기 응원 모습 (사진 ⓒ유튜브 호주사라 채널 캡쳐)
야구 경기와 응원의 재미 2019 프로야구 개막 소식에 기뻐할 사람은 비단 한국 사람들뿐만이 아닐 것이다. 9월까지 이어지는 KBO리그 일정을 체크해가며 경기장을, 또는 TV 앞을 찾는 골수팬들이나 야구 규칙은 잘 몰라도 좋아하는 야구 선수의 응원가를 부르며 응원 문화에 빠진 사람들 역시 흔한 모습이다.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주변에 좋아하는 지인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는 한국 야구. 유튜브 ‘Korean baseball is different’이라는 제목의 약 6분간의 짧은 영상에는 외국인들이 독특한 응원 문화를 지닌 한국 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소개된다. 그리고 댓글창에는 “한국 야구는 역대 최고다”라는 표현 등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팬들의 응원가에 함께 박수를 치며 소리지르는 행동에 스트레스가 풀렸다는 반응이나 머리에 비닐봉지를 쓴 채로 응원하거나(롯데 자이언츠 응원법), 맥주와 치킨,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환호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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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튜버 Mark Wiens 한국 여행 영상 중 냉면 소개 장면 (사진 ⓒ유튜브 Mark Wiens 채널 캡쳐), 유튜버 영국남자에 소개된 이삭 토스트(사진 ⓒ유튜브 영국남자 채널 캡쳐)
꼭 먹어봐야 할 이삭토스트, 바나나맛 우유, 냉면 네모난 틀 안에 맞춰 부친 계란, 풍부한 야채와 햄, 달짝지근한 소스, 그리고 토스트기를 사용하지 않고 기름에 구운 빵을 위아래로 덮은 음식. 바로 국내 외식브랜드의 토스트다. 이 토스트가 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에서 먹어봐야 할 간식거리’로 꼽히고 있다. 유튜버 ‘영국남자’는 한국 토스트의 매력을 널리 뽐내는 대표 주자. 영상 속 사람들은 “세계 최고의 저예산 아침메뉴”로 칭찬하며 ‘서양 입맛에도 익숙한 맛이며, 계란, 베이컨, 튀긴 빵 등을 함께 넣어 아침, 점심으로 먹기에도 충분하다는 점’으로 한국 길거리 토스트의 매력을 설명한다. 그 인기를 증명하듯,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명동이나 홍대의 토스트 가게 앞에는 외국인들이 길게 줄 서 있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오히려 한국인들이 신기하듯 쳐다보게 된다). 또 한국 편의점 도장 깨기의 필수품 중에서 항아리 모양의 바나나맛 우유와, 그밖에도 한국 물냉면(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이 추천메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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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유튜버 한국 여행 소개(사진 ⓒ유튜브 Lost LeBlanc 채널 캡쳐)
각양각색 콘셉트의 테마 카페 각종 테마 카페들이 넘쳐나는 서울. 독특한 방법으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카페부터, 힙한 감성의 카페, 뉴트로한 매력이 가득한 카페는 물론이고 강아지와 고양이를 만날 수 있는 동물 카페 등을 찾으며 카페 투어를 나선다. 그중에서도 인사동에 위치한 ‘또옹 카페’는 한국인 반, 외국인 반이라고 할 정도로 호기심을 안고 오는 관광객들이 많다. 그곳에서 만나는 각종 변기 모양의 조형물과, 인형, 그릇, 화분 등 다양한 똥 상품에 기함하다가도 못내 웃음을 터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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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호주 사라 망원 시장 여행(사진 ⓒ유튜브 호주사라 채널 캡쳐)
빼놓을 수 없는 전통시장 코스, 망원시장 한국 여행을 소개하는 외국인 유튜버 영상 중에서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에는 몇 가지 공통적인 콘텐츠들이 존재한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바로 전통시장 둘러보기. 어느 여행지를 가도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것은 그 나라의 사람들과, 라이프스타일을 단면적으로 살펴보기 좋은 기회가 된다. 우리 나라의 경우 광화문과 청계천, 종로와 인접한 광장 시장과 남대문의 고등어구이·국수 골목, 그리고 홍대 인근의 전통시장인 망원시장이 있다. 특히 홍대는 대학가로 한국의 젊은 트렌드 문화가 가득하고, 먹거리 문화 및 숙박업도 발달해 최근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여행 유튜버들은 홍대를 찾는다면 망원시장까지 가는 것을 기꺼이 추천하며, “배를 비우고 갈 것”이라고 조언까지 해주기도 한다. 그 이유는 떡볶이, 각종 전, 전통 과자 등 각종 먹거리들을 하나씩 먹어보기 위해서겠다. 편견을 가지지 않고 음식을 먹어보려면 ‘시장이 반찬이다(Hunger(Market) is the best sauce)’라는 말은 만국 공통어로 허용되는 의미일 테니 말이다. [글 이승연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tvN, 빅히트엔터테인먼트, MBC, MBC에브리원, 유튜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4호 (19.04.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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