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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Talk] 툭하면 분할매수? 브라질 채권투자자 부글부글

  • 김기진 기자
  • 입력 : 2019.04.08 11:36:32
브라질 경제가 휘청거리자 브라질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멘붕’에 빠졌다는데. 브라질 헤알화는 연초만 해도 강세를 보였으나 3월 한 달 동안 미국 달러 대비 4.84% 하락. 순항하는 듯했던 브라질 증시 보베스파지수 역시 지난 3월 19일 고점 대비 7%가량 하락한 상황. 이는 브라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연금 개혁에 경고등이 켜진 탓.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3월 연금 수령 최소 연령 조정과 최소 납부 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 하지만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야권은 연금 개혁안에 반대하기로 당론을 모아.

사정이 이렇자 브라질 채권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고객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도 좌불안석. 브라질 채권은 몇 년 전 홍역을 치른 뒤 판매가 뜸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대선 정국과 맞물려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금까지 브라질 채권 누적 판매액이 7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 브라질 채권은 사실상 환율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인데 헤알화가 요동치자 수익률은 올 들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 일부 증권사는 급히 담당 애널리스트를 브라질 현지에 보내 리포트를 작성하는 등 투자자들 달래기에 나서. 대부분 ‘리스크가 있지만 곧 회복될 것이며 분할매수를 권고’하는 내용으로 일관.

이에 일선 지점에서는 브라질 채권에 투자한 고객들의 항의성 전화, 방문이 속출 중이라는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찾아와 ‘툭하면 분할매수하라고 제언하는데 우리가 돈을 쌓아놓고 있는 줄 아느냐’며 불만을 쏟아내 할 말이 없더라”라고 털어놔.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3호 (2019.04.10~2019.04.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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