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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철음식 제철 영양-지금 딱 먹어야 할 봄나물

입력 : 
2019-04-03 16: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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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잘 견디고 따사로운 봄 햇살과 함께 세상에 나온 각종 봄나물은 그 향기로 정신을 깨워주고 그 담백함으로 묵은 때를 씻어내 주며, 그 맑고 순수한 맛으로 몸을 기쁘게 해 준다. 지난 겨울 몸이 원하는 대로, 우리는 무엇이든 잘, 그리고 많이 먹으며 살아왔다. 이제 새로 시작된 봄, 나물 중심의 식단으로 심신을 비우고 새로운 에너지로 채우는 생활을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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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에서 분석한 빅데이터 결과를 보면 매년 3월이 되면 봄나물에 대한 검색어 횟수가 급증하고 있다. 키워드별로 보면 냉이, 봄동, 달래, 두릅, 돌나물 등이 상위권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봄나물 요리, 봄나물 반찬 등 조리법과 관련된 키워드 검색도 높아지고 있다. 농촌자원개발연구소에서 2006년에 발표한 식품성분표를 보면, 봄나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영양 성분으로는 단백질, 칼슘, 비타민A, 비타민B2, 비타민C 등을 들 수 있다. 봄나물을 대표하는 냉이, 달래, 돌나물, 두릅, 쑥, 씀바귀, 원추리, 야생 참나물, 곰취나물, 참취나물 등에는 단백질, 비타민A, 비타민C 함량이 유독 높다. 특히 나물 별로 영양 성분을 살펴보면, 냉이와 쑥, 달래, 두릅, 야생 참나물 등에 단백질이 풍부하고, 곰취, 쑥, 달래, 냉이에는 칼슘이 풍부하다. 비타민A의 최강자는 야생 참나물이고, 곰취, 참취, 쑥, 달래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냉이, 달래, 돌나물, 쑥, 원추리, 곰취 등에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다.

봄나물은 이처럼 누가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봄만 오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게 되는 고귀한 식재료이다. 시장 나물 코너를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은 그 톡 쏘는 향기 때문이다. 사실 모든 채소는 냄새만 맡아도 세포가 일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그 맛은 오묘함 그 자체다. 왜 오묘하다는 표현을 사용하냐면 그 맛이 농익은 것도 아니고, 완전 설익은 것도 아닌, 살짝 모자라는 맛이기 때문이다.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게 아닌, 클라이막스 언저리까지 올라간 ‘새순’만이 갖고 있는 힘 때문이다. 봄나물은 뿌리부터 싹의 끝까지 오롯한 맛과 영양을 갖고 있어서 무쳐 먹든, 국 끓여먹든, 전으로 지져 먹든, 샐러드 또는 생으로 먹든, 어떻게 먹어도 맛있고 몸을 일으켜 세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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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깔끔하게 다듬은 생 봄나물을 흐르는 깨끗한 물에 대여섯 번 헹구고 물기를 쏙 뺀 뒤 살짝 데친 후 가볍게 먹는 걸 좋아한다. 여기에 엑스트라 압착 올리브 오일과 숙성 발사믹 식초를 뿌려 백 번씩 씹어 먹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는 봄나물 하나하나의 특징과 향기에 어울리는 베스트 조리법은 따로 있다. 냉이는 그 특유의 향기와 영양을 살리기 위해 무침이나 국으로 끓여먹는 게 좋다. 단 오일, 된장 등 첨가 양념은 최소량만 넣어 본연의 맛을 살려준다. 달래 역시 무침이 무난하다. 돈나물, 돗나물, 또는 석상채라고 불리기도 하는 ‘돌나물’은 다듬고 씻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 물에 씻고, 다시 물기를 뺀 뒤 엷은 양념장에 찍어 먹는 생채가 어울린다. 두릅, 씀바귀나물 등 역시 돌나물과 비슷한 방식으로 조리해서 고유의 향과 맛을 즐기는 게 좋다. ‘봄동’ 하면 저절로 뒤따라오는 말이 ‘겉절이’이다. 다듬고 씻은 봄동잎을 소금에 절이고 씻어 취향에 맞는 소스에 버무려 먹는 그 맛은 기가 막히다. 피를 맑게 해 주고 몸을 데워주는 쑥의 대표 음식은 쑥국이다. 그냥 된장만 풀어 끓여도, 두부를 넣어도, 고추를 넣어도, 그 이름은 쑥국이 된다. 무엇을 어떻게 먹든 몸이 좋아하는 봄나물들을 오늘 당장 먹어보자.

[글 소요유(프리랜서) 참조 농촌진흥청 사진 셔터스톡, 픽사베이 *사진은 본문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3호 (19.04.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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