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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New Urban Suit-가볍고 편한 데일리 룩 요즘 정장

입력 : 
2019-04-03 17: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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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은 일종의 전투복이다. 내가 맞서는 세상에 보여주기 위한 옷. 적어도 휴식을 위해 정장을 입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세상이 변하고 있다. 더 편하고 더 합리적으로. 군더더기는 없애고 내용만 알차게.

2019년 현재 ‘기업 문화’라는 단어에 자동적으로 따라붙는 형용사는 ‘보수적’이다. 그러나 혹은 그렇기 때문에 최근 기업 오너의 3세, 4세가 본격적으로 경영전선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젊고 신선한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우게 되는데, 조직 시스템은 물론 입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 3월4일부터 현대자동차그룹은 근무 복장의 완전자율화를 실시하고 있다. 복장 완전자율화란 격식을 갖춘 정장이 아니더라도 단정함을 지켜야 하는 비즈니스 캐주얼과는 결이 다르다. 평일에도 티셔츠나 청바지, 운동화도 허용한다는 의미. 비즈니스 캐주얼을 실시하는 중에도 셔츠는 반드시 흰색이어야만 했던 바로 얼마 전까지의 현대차를 돌이켜보면 파격적이며 동시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세상은 확실히 바뀌는 중이다.

사진설명
브루노바피 수트 라인은 은은한 광택감과 체크 패턴의 클래식부터 라이트한 소재감과 착용감의 재킷까지 다양한 연령을 위한 감각적인 포멀 스타일을 갖추고 있다, 지 제냐의 광고 모델은 독일의 테니스 스타 알렉산더 즈베레프다. 물세탁 가능한 테크메리노 소재 워시앤 고 수트를 입고 활동성과 기능을 보여준다, 까날리의 라이트 그레이 임페카블 수트는 울 100% 140수 소재로 우수한 통기성, 신축성, 구김 방지, 오염 방지, 발수 가공을 자랑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압구정점, 판교점에서 구입 가능하다.
삼성물산, 코오롱, LF 등은 남성 정장 브랜드를 리브랜딩하거나 철수를 단행하며 체질개선 중이다. 빨질레리는 라이선스를 중단하고 일꼬르소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지오투는 슈트 라인을 접는다. 정장 수요는 줄어들었고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달라진 젊은 층의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추기 위해서다. 그래서 요즘 정장은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셔츠와 타이로 포멀 룩을 연출할 수도 있고 티셔츠와 스니커즈를 매치할 수도 있다. 가볍고 구김이 덜 가며 신축성 있는 스트레치 소재 등으로 활동성을 고려한다. 재킷이나 코트의 안감을 생략해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입을 수 있도록 한다든가 포켓, 지퍼, 단추로 디테일을 더한다. 지금 세상의 모든 변화는 부드럽고 유연한 쪽을 향한다. ‘꼭’ ‘반드시’는 사라지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가능하다. ‘원래는’ ‘예전에는’ 같은 단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규격화된, 수직적인 기준은 현재에는 필요 없다. 획일적이고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바라보고 판단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옷이 그 준비다.

[글 박윤선(기업커뮤니케이션&컨설팅그룹 네오메디아 국장) 사진 각 브랜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3호 (19.04.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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