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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5대 패러다임] (3) 비리 막고 효율적인 AI 면접 | 빅데이터로 지원자 역량·인적성 가려내

  • 나건웅 기자
  • 입력 : 2019.04.05 09:44:14
마이다스아이티가 서비스하는 AI 면접 솔루션 ‘인에어(inAIR)’가 면접자 성향을 분석하는 모습.

마이다스아이티가 서비스하는 AI 면접 솔루션 ‘인에어(inAIR)’가 면접자 성향을 분석하는 모습.

“팀원이 업무 중 무임승차를 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일을 열심히 하도록 만들기 위해 어떤 말을 하시겠습니까?”

“상사가 개인 비용을 회사 공금으로 처리한 적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상사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겠습니까?”

올해 상반기 진행됐던 모 대기업 공채 면접 문제다. 질문을 던진 면접관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AI)이다. 응시자는 PC나 노트북 화면을 통해 면접 질문을 전달받고 마이크에 대답해야 한다. 표정관리(?)도 필수다. AI 면접관은 웹캠이 촬영한 얼굴 영상을 분석해 응시자 성향까지 파악하기 때문이다.

채용 과정에 AI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인사담당자 등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효율적’이라는 호평이 쏟아진다. 채용비리 문제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기업 입장에서는 채용 과정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국내 AI 면접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마이다스아이티가 지난해 3월 AI 면접 솔루션 ‘인에어(inAIR)’를 선보이며 AI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AI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기업 역시 마이다스아이티가 사실상 유일하다. 지원자 표정과 음성, 맥박 등 신체 신호와 답변 내 등장하는 키워드 등 분석을 통해 지원자 역량과 직무 적합도를 분석한다.

마이다스아이티 측은 “인에어 AI는 성별, 학력 등에 따른 차별 방지와 정확한 역량 추정을 위해 5만2000명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했다. 올 하반기까지 측정 가능 역량을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도 증가세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5월 오프라인 시험으로 진행하던 인적성검사를 AI 면접으로 대체했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 때 처음 도입한 AI 인적성검사 대상자를 800명에서 16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유니클로, 한미약품 등 100여개 기업이 공채 과정에 인에어를 도입·활용하고 있다. 인에어를 처음 선보였던 지난해 3월(30개사)과 비교하면 1년 새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오프라인으로 진행 시 필요한 장소 섭외나 시험지 출력 등 제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인적성 시험 분석 등 채용 과정에 소요된 시간이 5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AI는 면접뿐 아니라 채용 전 과정에서 도입이 활발히 논의 중이다. AI를 활용해 자기소개서를 분석하는 기업도 생겼다.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 IT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최근 3년 안에 입사한 직원 중 높은 성과를 올린 사람의 자기소개서와 업무평가를 분석해 AI에 학습시켰다. AI는 학습한 내용과 지원자 자기소개서를 비교해 해당 직무 적합성을 판단한다. AI를 활용하면 표절 심사도 손쉽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공채 때 6개 계열사에 도입했던 AI 채용 절차를 올 상반기 40개 계열사로 확대했다. CJ그룹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 상반기 공채 자기소개서 분석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나건웅 기자 wasabi@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2호 (2019.04.03~2019.04.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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