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크론병‘ 치료여정…희망의 길 열리니 일상생활도 ’거뜬‘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스텔라라 등 지속효과·편의성 높인 인터루킨억제제 크론병 치료영역으로
병의 진행상태 따라 적절히 치료법 조절하면 관해기 유지할 수 있어

크론병이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10~20대 젊은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할수록 증상이 심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크론병은 현재로선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병의 진행상태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을 조절하면서 꾸준히 관리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크론병이 서구화된 식습관 등의 영향으로 10~20대 젊은층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할수록 증상이 심해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크론병은 현재로선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병의 진행상태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을 조절하면서 꾸준히 관리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낯설게 느껴졌던 ‘크론병’이 최근 젊은층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최근 1인가구 증가와 맞물려 육류, 인스턴트식품 등을 즐기는 젊은층이 더욱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장질환으로 진단도 까다롭고 완치도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절망은 이르다. 평생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지만 다른 만성질환처럼 꾸준히 관리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높인 신약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는 점도 희망을 갖게 한다.

■젊은 나이 발생할수록 증상↑…성장에도 영향

크론병의 대표 증상은 복통, 설사 등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체중도 감소한다. 보통 장염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장염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심해도 항생제로 비교적 빨리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크론병은 복통, 설사증상이 4주 이상 끈질기게 지속된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생할수록 증상이 심하다고 알려졌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는 “40세 이후에 발생하면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고 경과도 좋은 편이지만 16세 이전에 발생한 경우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고 장에 제대로 영양분이 흡수되지 못해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10~20대 젊은층 중 2개월 이상 복통·설사를 겪고 있다면 크론병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이밖에 크론병환자는 항문 근처에 농양(고름주머니)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며 심하면 장 천공까지 발생할 수 있다.

■병의 진행상태 따라 치료방법 적절히 조절해야

크론병은 진단되기까지도 꽤 까다롭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문진과 진찰만으로 100% 확진할 수는 없어 혈액검사, 내시경검사, 영상의학 검사 등 여러 검사를 통해 다른 질병의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크론병을 진단한다”고 설명했다.

평생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병의 특성상 치료방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조절해야한다. 현재로선 완치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관해기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천재희 교수는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항염증제를 먼저 사용하고 급성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는데 장기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돼 염증이 극심한 때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이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에 효과가 적은 환자들은 병의 발병에 관여하는 염증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제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효과가 없거나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들은 치료효과를 꾸준히 살피면서 적절한 시점에 새로운 치료제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지속효과·편의성 높인 치료제 등장…일상생활도 무리 없이!

최근에는 부작용 없이 효과를 지속할 수 있는 생물학제제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중 눈에 띄는 변화는 염증유발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인터루킨억제제(면역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터루킨-12와 인터루킨-23의 신호전달경로를 표적차단해 염증유발을 막음)가 크론병 치료에도 사용되기 시작한 것.

그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 스텔라라는 본래 2011년 중증 건선치료제로 출시됐지만 크론병 치료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4월 크론병치료제로 허가받았으며 12월 보험급여도 승인받았다.

스텔라라는 중등도에서 중증에 이르는 크론병환자를 대상으로 한 3개의 3상 임상연구를 통해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맥유도 투여의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연구에서 1차 평가시점인 6주차의 임상반응도달률이 스텔라라 130mg 투여군(34.3%, 51.7%)과 ~6mg/kg 투여군(33.7%, 55.5%)이 위약군(21.5%, 28.7%)보다 높게 나타났다.

피하주사 유지 치료효과를 평가한 임상연구에서는 치료 44주차에 스텔라라를 8주 또는 12주 간격으로 투여한 환자군의 임상적 관해 도달률이 각각 53.1%, 48.8%로 위약군에 35.9%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 이러한 효과는 92주차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진윤태 교수(대한장연구학회 회장)는 “스텔라라는 1회 정맥에 유도 투여한 이후 8주차에 90mg을 처음으로 피하 투여한다”며 “이후 12주 간격으로 피하 투여를 통해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 일상생활과 치료를 병행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된 환자는 투여 주기를 8주로 단축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며 “스텔라라는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치료 편의성이 높고 장기 투여 효과 및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론병은 증상이 없는 관해기가 유지돼도 장내에는 염증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인의 치료법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주치의가 안내한 시기에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크론병은 증상이 없는 관해기가 유지돼도 장내에는 염증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본인의 치료법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주치의가 안내한 시기에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증상 없어도 꾸준히 치료, 정기검사는 꼭!

크론병은 증상이 없어도 장내에는 염증이 남아있어 재발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치료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정기검사를 통해 장의 염증상태를 확인해야한다. 검사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치료방법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병이 악화된 급성기에는 지나치게 피로를 유발하거나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특히 장거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사전에 주치의와 상의해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약의 이름과 성분, 용량을 인지하고 비상약의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지역으로 여행가는 경우 세균성장염이 크론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물은 가능한 사 먹는 것이 좋다.

TIP. 한눈에 보는 크론병(염증성장질환) 생활수칙

(참고문헌=튼튼한 장 건강한 밥상/대한장연구학회 지음·이양지 요리)

1. 음주·흡연 피하기

2.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 재충전하기(단 무리한 운동은 금물)

3. 심한 육체노동과 정신적인 스트레스 피하기

4.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세 갖기

5. 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 숙지하기

6. 증상, 먹은 음식, 약 종류, 부작용 등을 기록해두기

7. 영양이 충분하고 균형 잡힌 식사하기

8. 감기에 걸리지 않게 주의하고 소염제, 진통제 함부로 복용하지 않기

(필요 시 주치의·약사와 상담)

9. 증상이 없는 관해기가 계속돼도 꾸준히 치료하고 정기검진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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