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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천지개벽] (9) 서울 행당동 | 강북 최초 평당 4500만원(서울숲리버뷰자이)…사통팔달 역세권

  • 정다운 기자
  • 입력 : 2019.03.25 09:15:40
언덕이 많기로 유명한 한양대. 가파른 계단을 올라 학생회관에 도착하니 주변에 휘황찬란한(?) 아파트 단지 하나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아파트 단지의 웅장한 모습은 미세먼지 속에서도 빛이 날 정도다. 바로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다.

서울 강북에는 지난 몇 년 새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단지가 여럿 있다. 종로의 경희궁자이, 마포에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등은 준공 이후 주변 일대가 천지개벽했다. 마찬가지로 서울숲리버뷰자이는 행당동 주거환경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숲리버뷰자이 준공 이후 행당동은 주변의 왕십리뉴타운이나 옥수·금호동 못지않게 인기 주거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는 지하철 노선만 4개 지나는 왕십리역이 
 가깝고 서울숲·한강 조망이 가능해 일대 대장주 아파트로 떠올랐다.

지난해 6월 입주한 서울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리버뷰자이’는 지하철 노선만 4개 지나는 왕십리역이 가깝고 서울숲·한강 조망이 가능해 일대 대장주 아파트로 떠올랐다.

▶은행나무가 많던 행당동

▷서울 동부권 대표 주거지로

행당동(杏堂洞)은 이름대로 살구나무와 은행나무가 많은 달동네였다. 산등성이를 따라 워낙 허름하고 낡은 주택이 즐비했던 탓에 일찍이 정비사업이 이뤄졌던 곳이기도 하다.

1993년부터 2000년대까지 행당동 일대에 신동아(행당동신동아), 삼부(행당동삼부), 한진(행당한진타운), 대림(행당대림), 한신(행당한신휴플러스), 행당동두산위브 단지가 각각 들어섰다. 2011년 행당서울숲푸르지오(457가구), 2014년 서울숲더샵(495가구)을 마지막으로 행당동 일대에서 아파트 8500여가구가 입주를 마쳤다. 이후 행당동은 5년 동안 새 아파트 공급이 끊겼다.

아파트 대부분이 입주 15~20년 차. 조용하던 행당동이 다시 들썩인 것은 지난해 초여름이었다. 행당동 106-22번지 일대에 서울숲리버뷰자이 1034가구가 입주하면서 행당동에 위치한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바빠지기 시작했다.

지하 2층~지상 최고 39층, 7개동, 59~141㎡ 1034가구 규모의 서울숲리버뷰자이는 행당6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다. 왕십리 역세권이기는 하지만 주변 아파트보다는 지하철역에서 먼 편이다. 젊은 학부모가 선호하는 ‘초품아(단지 내 초등학교가 있는 아파트)’도 아니다. 하지만 단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서울숲과 한강변 조망’이 최대 강점이다. 공사를 마치면서 성동구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바꿨다. 분양 이후 입주를 마친 시점까지 시세가 급등하면서 일대 집값 지형도 역시 확 달라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숲리버뷰자이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15억1000만원(32층)에 실거래 등록됐다. 같은 달 펜트하우스인 전용 130㎡는 21억2000만원에 팔렸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식으며 거래가 뜸해지기는 했지만 최근 중개업소에 나온 매물 호가는 여전히 14억~15억원대를 유지한다. 주변 아파트 가격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직전까지 행당동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입주 11년 차인 행당동두산위브로 올 1월 전용 84㎡(9층) 매물이 9억9800만원에 팔렸다. 같은 크기인데 서울숲리버뷰자이가 5억원가량 비싼 셈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숲리버뷰자이 시세는 지난해 7월 3.3㎡당 4010만원으로 행당동에서 처음으로 ‘3.3㎡당 4000만원’을 돌파했다. 올 3월 기준으로는 3.3㎡당 4380만원이다. 지하철 5호선 행당역 초역세권인 행당동두산위브(3.3㎡당 3464만원)나 행당대림(3.3㎡당 2842만원)은 물론 왕십리역 바로 옆 행당동삼부(3.3㎡당 3153만원)보다 시세가 훨씬 높다.

서울숲리버뷰자이는 지난 2015년 11월 3.3㎡당 평균 2216만원에 일반분양됐다. 전용 59㎡ 일반분양가는 5억7000만~6억1500만원, 전용 84㎡는 6억8000만~7억5000만원에 책정됐다. 같은 해 3월 왕십리뉴타운에서 ‘센트라스2차’가 3.3㎡당 평균 1907만원에 공급된 바 있어 서울숲리버뷰자이를 두고 고분양가 논란이 제기됐지만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수요자가 몰렸다. 10층 이하 저층부 27가구를 모집한 전용 59㎡는 79 대 1 경쟁률을 뚫어야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었다.



▶교통의 요지 행당동

▷서울 어디든 30분 안에 이동

새 아파트 시세가 급등하면서 행당동 이미지는 평범한 아파트촌에서 ‘중산층의 보금자리’로 탈바꿈했다. 행당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 초기에는 옆 동네 왕십리뉴타운이나 옥수동, 금호동 아파트보다 시세가 낮았지만 이제 그 가격을 따라잡았다”며 “압(앞)구정 맞은편에 가까이 위치했다 해서 옥수동을 ‘뒷구정’이라 부르고는 했는데 이곳 주민들은 행당동이 ‘진짜 뒷구정’이라는 자부심이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지역 주민들이 행당동을 뒷구정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강남·북으로 사통팔달한 교통 여건 때문이다. 행당동이 속해 있는 왕십리역 일대는 지하철 2·5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 4개 노선이 지나는 쿼드러플 역세권으로 강북 교통 요지로 꼽힌다. 지하철 5호선 행당역과 왕십리역을 이용하면 광화문역까지 12~14분 만에 도착한다. 경의중앙선을 타면 용산역까지 20분, 청량리역까지 5분 이내다. 분당선 왕십리역에서 선릉역까지 11분이면 닿는다. 서울숲을 지나 성수대교나 동호대교를 건너면 바로 강남권이다. 서울 광화문·시청, 강남권 출퇴근이 모두 편리해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행당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강남 학원가를 이용하려는 수요도 제법 많다. 신축 아파트 구입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수요자는 입지 괜찮은 구축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실수요층이 두터워 가격 하방선이 견고한 편”이라고 전했다.

주거환경이 쾌적하고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는 것도 장점이다. 서울숲리버뷰자이가 입주하면서 한강과 가깝고 중랑천 너머 서울숲 조망이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됐다. 또 왕십리역 민자역사 내 이마트, CGV 등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하기 쉽다. 금남시장,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한양대병원 등도 가깝다.

여기에 중랑천변으로 응봉체육공원이 있어 배드민턴장, 테니스장, 축구장, 게이트볼장, 농구장 등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왕십리~상계동을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올해 착공해 2024년 개통하면 행당동 주민의 생활 반경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행당동은 고산자로를 중심으로 크게 행당1동과 행당2동으로 나뉜다. 왕십리역을 낀 행당1동은 교통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고 지형도 평지에 가깝다. 행당2동은 행당역에 지하철 5호선 1개 노선만 지나고 지대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일찍 입주를 마친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어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교통이 편리하고 주거환경이 쾌적하지만 행당동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 입주한 서울숲리버뷰자이까지 아파트 1만여가구가 밀집한 지역에 초등학교가 많지 않다. 행당동 내에 무학중, 광희중, 덕수고, 무학여고 등이 있지만 강남권에 비해 학군 프리미엄은 약하다. 그나마 행당대림 단지 내 초등학교(행현초)가 새로 지어지면서 초등학교 부족 문제는 다소 해결됐다.

앞으로도 행당동의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행당7구역(가칭 푸르지오파크세븐)은 2016년 12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시행사를 선정해둔 상태다. 행당동 C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행당7구역 조합원 매물에는 지분과 상관없이 웃돈이 약 5억~6억원 정도 붙어 있다”며 “서울숲리버뷰자이보다 왕십리역에서 가까운 7구역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일대 대장주 아파트가 또 한 번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0호 (2019.03.20~2019.03.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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