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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컨설팅 각광 스트래티지샐러드 정용민 대표 | SNS 여론 재판 시대…남의 실패서 배워라

  • 박수호 기자
  • 입력 : 2019.03.25 09:39:31
1970년생/ 배명고/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대학원 기업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오비맥주 홍보팀장/ 2009년 스트래티지샐러드 설립/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현)

1970년생/ 배명고/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대학원 기업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오비맥주 홍보팀장/ 2009년 스트래티지샐러드 설립/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현)

‘도처가 지뢰밭인 시대’. 한 기업인의 푸념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CEO 갑질 사건은 물론 소비자와 기업 간 각종 갈등이 SNS로 번지면서 공론화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의 과거 대화 내용이 유출돼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며 관련 기업들이 유탄을 맞았다. 이제 위기 대응과 관리는 기업 경영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 와중에 각광받는 곳은 관련 컨설팅 업체다. 스트래티지샐러드도 그중 한 곳이다. 정용민 대표(49)가 2009년 창업한 곳으로 국내 최초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문회사로 인정받고 있다.

“1990년대 글로벌 PR 회사에 있을 때 외국 전문가들로부터 위기관리 매니저 교육을 받았는데 이때 틈새시장으로 위기관리 컨설팅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작 한국에서는 관심도 없던 때죠. 해외 위기관리 관련 자료를 분석, 연구해 한국 실정에 맞게 매뉴얼을 만들고 모의 시연, 워크숍 등 다양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을 구축했습니다. 출범 후 10년간 약 300여개 회사가 저희를 찾고 있습니다.”

미스터피자, 호식이두마리치킨, 버닝썬 사건 등 각종 이슈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정 대표는 어떻게 바라볼까.

“기업은 위기관리에 대해 두 가지 대표적인 착각을 합니다. 첫 번째, 위기는 전혀 예상할 수 없다고 간주해버리는 것이죠.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위기는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 스스로 예상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위기를 ‘방치’합니다. 이번 버닝썬 케이스도 전형적인 ‘방치’ 케이스입니다.”

정 대표는 기업의 두 번째 착각으로 ‘매뉴얼이 있으면 위기관리를 잘할 수 있다’는 인식을 꼽았다.

“위기관리에 실패한 기업은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다 해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기관리 매뉴얼은 위기관리의 시작일 뿐입니다. 매뉴얼을 만들고 그에 따라 위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우선입니다.”

말은 쉽지만 사실 어떻게 현실에 적용할지 감이 잘 서지 않는다. 정 대표의 해답은 그리 먼 데 있지 않았다. ‘준법하기만 하면 우리 기업들이 경험하는 위기의 절반 정도는 미리 방지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결과적으로 무혐의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여론에서 지탄받는 경우도 있다면? 그는 “사회적으로 물의가 있다면 그 자체가 문제다. 문제 발생 시 여론에 겸허하게, 사실관계 위주로 최대한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혐의만 있어도 여론에선 이미 ‘유죄’ 취급

‘여론 재판정’론(論)도 흥미롭다. 인터넷, SNS 등이 발달한 지금은 사건 발생 후 여론의 법정이 우선 작동한단다. 이때 사건 혐의 당사자에 대해서 일반 법정과 달리 ‘유죄 추정’을 기반으로 여론이 형성된다. 편의상 피고(기업인이나 유명인)가 스스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지 않으면 사임 혹은 은퇴 수순을 밟게 된다.

“기업 스스로 변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해요. 이를 위해서는 평상시 다른 기업의 실패를 공부하고 스스로에게 적용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위기관리도 경영의 중요한 한 축이란 점을 인식시켜 스트래티지샐러드를 위기관리 업계 김앤장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1호 (2019.03.27~2019.0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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