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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잇템 쿠션 '엑스젤' 선보인 오가와 카나메 카지 대표 | 오래 앉아 일하는 사무직, 허리 보호하세요

  • 명순영 기자
  • 입력 : 2019.03.25 10:16:05
1971년생/ 일본 교토대 경제학과/ 1994년 브리지스톤/ 2006년 카지 입사/ 2012년 카지 대표(현)

1971년생/ 일본 교토대 경제학과/ 1994년 브리지스톤/ 2006년 카지 입사/ 2012년 카지 대표(현)

“인간이 사는 동안 3분의 1은 잠을 잡니다. 앉아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현대인은 수면 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합니다. 오래 앉아 있는 게 건강에 안 좋다는 것은 잘 알려졌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 환경이라면 최대한 건강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저희가 시팅(sitting·앉아 있는)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한국인이 일본 여행지에서 꼭 사오는 ‘잇템(인기 있는 물건)’이 있다. 동전파스, 양배추 소화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일본 필수 구매품으로 각광받는 게 ‘엑스젤(Exgel) 쿠션’이다. 장애인 휠체어용 방석에서 출발한 엑스젤은 일반 소비자용으로 개발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 한국 진출을 결정한 오가와 카나메 카지(엑스젤 개발사) 대표(48)는 기자를 만나 1m 높이에서 골프공을 떨어뜨려 보였다. 콘크리트 바닥에 낙하했을 때 당연히 크게 튕겼다. 그러나 엑스젤 소재에 떨어뜨리자 골프공은 푹신한 이불에 깊이 빠진 것처럼 그대로 흡수됐다.

“엑스젤은 고체지만 액체 특성을 가진 독성 없는 합성소재입니다. 젤처럼 신체에 맞게 변형돼 접촉면적을 키워 압력을 분산시킵니다. 그만큼 허리와 엉덩이에 쏠리는 신체적 부담이 없어집니다. 앉는 느낌도 편안하고요. 비싼 의자를 사는 것보다 엑스젤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죠.”

▶고체면서도 액체처럼 부드러운 충격흡수 소재 개발

엑스젤 개발자는 오가와 카나메 대표의 부친이다. 1969년 신발 OEM 회사를 설립한 부친은 고령화사회 일본에서 의료 시장이 크게 성장하리라 판단했다. 그는 수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1995년 의료용 방석 엑스젤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시장에 나오자마자 일본 휠체어 쿠션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B2B(기업 대 기업)에 그쳤던 비즈니스를 B2C(기업 대 개인)로 확대한 이는 오가와 대표다. 교토대를 졸업한 이후 그는 1994년 글로벌 1위 타이어 기업 브리지스톤에 취직했다. 부친이 그를 부른 것은 10년 넘게 근무한 이후인 2005년. 타이어 기업에서 재미있게 일했고 회사에서 인정받았지만 가업을 잇는 일본 특유의 문화를 거스를 수 없었다.

세일즈맨으로 밑바닥부터 배운 뒤 2012년 대표직에 올랐다. 이후 회사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며 규모를 키워나갔다. 이후 일본뿐 아니라 미국, 남미, 중동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왕 가업을 잇게 됐으니 사업을 키워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래서 운전용, 좌식용, 휴대용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했습니다. ‘부엉이(OWL)’라는 브랜드도 창안했습니다. 부엉이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기능성을 높였고요. 일본에서 부엉이는 ‘행복’을 상징합니다. 앉아 있으면 행복하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어요.”

오가와 카나메 대표는 엑스젤 특허를 내지 않았다. 특허를 받으면 일정 기간 지난 뒤 기술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쟁사가 유사 제품을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없으면 안되는 일이다.

“소재가 경쟁력 있다 보니 베개 같은 수면 제품을 만들어보라는 조언을 받죠. 그러나 저는 주저 없이 ‘노’라고 답합니다. 올해로 회사 설립 50년이 됐는데, 오로지 ‘시팅’ 비즈니스에 집중하겠습니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1호 (2019.03.27~2019.0 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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