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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매경 투자족집게포럼 지상중계-5G·빅데이터·AI…테크기업 잡아라 부동산 지역별 차별화 ‘갈아타기 기회’

  • 강승태, 류지민 기자
  • 입력 : 2019.03.25 11:55:37
매경이코노미가 지령 2000호 발간을 기념해 개최한 재테크 전략 강연회 ‘매경 2019 투자족집게포럼’이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매경이코노미가 주관하고 CFA한국협회가 후원한 이번 포럼에는 각계 전문가와 함께 250여명 청중이 몰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래에서 찾아보는 투자 아이디어’라는 주제로 열강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사장(CFA한국협회장)은 ‘주식 직접투자의 정석’, 박정림 KB증권 사장(CFA한국협회 시니어)은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자산을 배분하라’는 주제로 실전 투자 비법을 공개했다. 유일하게 부동산 분야 전문가로 강연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앞으로 1~2년간 하향 안정화 기간을 거치겠지만 시장이 침체된 지금이야말로 갈아타기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1. 미래에서 찾는 투자 아이디어

▷창업 1년 만에 1조 기업 수두룩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할까?’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하는 이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고민에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래를 보라”고 답한다.

고 센터장은 2000년 이후 글로벌 기업가치 상위 10개 사의 변화상을 보여주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 테크기업들이 미국 시가총액을 장악했다. 반면 정유, 화학, 은행, 제조업 등 전통 산업의 위상 약화는 뚜렷하다. MS의 시대만 해도 윈도 독점이라는 배경이 있었지만 최근 애플과 아마존의 대두는 소비자의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테크기업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기술의 변화에는 어김없이 새로운 슈퍼스타 기업이 등장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무장한 인재 고용이 동반된다. 시장도 따라 변한다. 최신 기술 선도력과 네트워크 효과, 플랫폼 구축을 통한 독점적 위상을 바탕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된다.

고 센터장은 “새로운 기술과 연관 산업은 상호 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변화가 확대되면 결국 생태계 자체를 변화시킨다”며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에 투자자들은 기대감을 갖고 높은 가치를 매긴다. 기술 변화는 주가의 핵심 변동 요인으로 선도 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창업 1년 만에 기업가치가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가 넘는 메카콘 기업이 등장할 정도로 미국과 중국의 테크기업들이 발행·유통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테크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성장성에 더해 이들이 주주가치 제고의 방법을 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애플은 시가총액 1000조원 달성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를 배려하는 정책을 꾸준히 시행했다. 고 센터장은 “글로벌 톱 테크기업들은 스타트업 당시부터 늘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털을 곁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주주의 속성을 잘 이해한다. 숱한 M&A와 지분 투자로 투자자 마인드도 보유하기 때문에 주가 부양에 적잖은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기술에 주목해야 할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G, 빅데이터, AI(인공지능)는 놓쳐서는 안 될 투자 아이디어다.

5G는 데이터 전송 속도, 지연 시간, 네트워크상의 연결 개체 수용 능력 등에서 기존 LTE를 압도한다. 사물인터넷을 가능하게 만들 핵심 인프라로 특히 초저지연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시속 100㎞로 달리는 자동차의 경우 장애물 발견에서 정지까지 걸리는 시간이 4G에서 0.03~0.05초라면 5G에서는 0.001초로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생명과 직결되는 자율주행뿐 아니라 원격진료·수술도 가능해진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와이솔, 아모텍, 오이솔루션, 유비쿼스, 에이스테크 등이 관련주로 꼽힌다.

빅데이터는 정보처리 속도의 향상과 새로운 분석 기술의 등장으로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게 확대되고 있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매핑, 도로경험관리(REM)뿐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번역, 의료 등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중이다. 알파고로 상징되는 인공지능은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고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는 수준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한화테크윈, 로보스타, 미래컴퍼니 등이 추천 목록에 올랐다.

자동차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초연결·자율주행·차량공유·친환경 기술이 융합되면서 머지않아 완전한 ‘로봇 택시’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인적·물적 수송이 함께 이뤄지는 ‘TaaS 3.0(서비스로서의 교통)’ 단계다. 고태봉 센터장은 “우버나 디디추싱이 적자임에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 이유는 이 확장성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TaaS 3.0은 앞으로 모든 투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 주식 직접투자의 정석

▷경제성장률·이자율로 사이클 읽어라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사장 강연에서는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확신을 갖고 사기만 하면 상투를 잡는 투자자, 끊임없이 사고팔고 싶은 유혹에 시달리는 투자자, ‘카더라 투자’에 덜컥 나서는 팔랑귀 투자자라면 귀담아들을 만한 ‘투자의 정석’에 대한 조언이 펼쳐졌다.

박 사장은 투자에 앞서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하라고 말한다. 장기적으로 시장보다 좋은 성과를 냈다고 검증된 두 가지 투자 방식이 있다. 추세투자, 다른 말로 모멘텀 투자는 이익 성장의 추세를 보고 판단한다. 이는 ‘달리는 말에 올라탄다’는 표현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반면 순환투자는 ‘모든 주식은 평균으로 회귀한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한다. 싸게 사서 평균 이상에 판다는 가치투자와 뜨거울 때 팔고 차가울 때 산다는 역발상 투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박천웅 사장은 “시장은 아주 경쟁적이지만 완전히 효율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좋은 투자로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 추세를 이용해도 되고 순환을 이용해도 되지만 두 방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세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새로운 추세의 가장 중요한 동인은 신기술이다. 혁신적인 기술은 새로운 인프라와 수요, 사회질서를 만든다. 기존 강자는 비즈니스 모델이나 공급사슬의 변화를 필요로 하면서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을 채택하기 꺼리므로 과거 성공에 안주하는 실패자가 된다. 반드시 엄청난 첨단기술만이 경쟁자를 무력화하는 것은 아니다. 애플처럼 고객이 원하는 것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수요를 자극하는 방식도 와해적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소비자 기호도 중요한 요소다. 인구구조 변화나 정치·사회·경제적 변화는 새로운 추세를 만든다. 최근 사회·환경적으로 잘못을 저질렀을 때 기업이 피해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고, 피해보상액도 굉장히 커졌기 때문에 소비자 기호는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박 사장은 “한국에 투자하는 경우 고령화가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인구 비율이 줄어드는 것이 소비 현상의 핵심이다. 자본 축적이 길지 않았던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순환투자에서는 경제의 흐름을 읽는 것이 핵심이다. 사이클을 미리 알 수 있다면 각 국면에 따라 다른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시점 잡기가 너무 어렵고 사이클 흐름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 박 사장은 다양한 경제 변수를 모두 고려하기 어렵다면 딱 두 가지에만 집중하라고 말한다. 바로 경제성장률과 이자율이다.

이자율이 중요한 이유는 미래에 예상되는 수익을 이자율로 할인하기 때문이다. 경제가 안 좋을 때 정부는 이자율을 낮춰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유도한다. 경제성장률도 중요하다. 성장률이 높아지면 낙관론이 대두되고 돈을 빌려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난다. 레버리지 전략이다. 박 사장은 “순환투자를 한다면 이자율과 경제성장률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반드시 해야 한다. 사이클에 따라 자산 전략을 다르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투자에 임하는 자세다.

“자만심은 투자 최대의 적이다. 어떤 이유로 투자를 시작했든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여기에 더해 기회를 읽으려고 하는 의지, 돈을 벌겠다는 집착이 있다면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이번 포럼에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연단에 올랐다. 시계 방향으로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이번 포럼에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연단에 올랐다. 시계 방향으로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3. 간접투자의 핵심 전략

▷종목·국가 상관없이 분산투자

“실패한 사람으로부터 배워라.”

투자 세계에서 중요한 격언 중 하나다.

박정림 KB증권 사장은 현장 경험을 살린 실질적인 조언으로 박수를 받았다. 박 사장은 10년 이상 일선 영업 전선에서 활동한 영업 전문가다.

박 사장이 가장 강조한 부분은 ‘분산투자’다. “영업활동을 오래하면서 중국이나 바이오주 등에 ‘몰빵’ 투자했지만 돈을 번 투자자를 보지 못했다”며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전문가의 예측은 틀릴 가능성이 높다. 자산배분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직접투자나 간접투자 모두 트렌드가 있다. 중국 시장이 유행하면 중국 관련 펀드나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종목별로도 IT나 콘텐츠, 바이오 등은 시기에 따라 관심도가 달라진다. 박 사장은 유행을 좇아 모든 돈을 거기에 투자하는 것보다 분산투자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 7% 넘는 경제성장률로 인해 국내 투자자는 중국에 대한 환상이 있다. 하지만 중국에 집중 투자해서 돈 번 사람을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한 투자자가 분산투자해서 손해 봤다고 해 살펴보니 모두 중국 펀드였다. 최근 수익률이 높다는 베트남도 마찬가지다. 특정 국가에 ‘올인하는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코스닥과 바이오주를 선호하는 이유다. 하지만 박 사장은 “바이오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은 주가 하락으로 팔지도 못하고 오랜 기간 보유하다가 신약 개발로 주가가 오른 ‘비자발적인 장기 투자자’뿐”이라며 “마켓 타이밍을 노린 투자도 결국 손해를 본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박 사장이 두 번째로 강조한 내용은 ‘멈춰 있지 않는 자세’다. 투자를 하지 않는 것만큼 나쁜 것은 바로 ‘투자 후 무관심’이다. 묻어두고 오랜 기간 기다리는 것은 옳은 투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퇴직연금 같은 정적인 상품도 끊임없이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변동 비율을 조정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정기예금보다 낮다고 하는데 그것은 당연한 일이다. 고객은 퇴직 후 자금 손실을 우려해 정기예금과 비슷한 상품만 가입한다. 수수료를 떼면 정기예금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그를 운용하는 운용사나 은행, 증권사 등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국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가장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박 사장 생각은 다르다. 수익률보다 변동성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수익률이 높고 낮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꾸준한 철학과 전략을 갖고 운영하는 운용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투자자는 운용사가 역량을 집중해 부동산이나 주식, 해외 채권 등을 다양하게 담은 자산배분펀드에 가입하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

올해 주식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변수에 대해서는 미국 금리 인상 속도와 미중 무역분쟁 결과 두 가지를 꼽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신흥국을 좋게 보는 시각이 많다. 중장기적으로 베트남, 인도가 낫다고 생각한다.”



4. 격변의 부동산 시장

▷2~3년 집값 하향 안정화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은 늘 뜨겁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 오르기 때문에, 반대로 지금 같은 조정장에는 매수 타이밍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향후 1~2년간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거나 재상승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유가 있다. 우선 2014년 이후 약 5년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줄기차게 올랐다. KB시세를 발표한 1986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6년 이상 오른 경우는 없었다. 대출 등 정부 규제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시장이 다소 침체기로 접어들었다는 점도 당분간 시장 회복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요인이다. 이미 부동산 거래량은 예년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고 원장은 “시장이 다소 침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재건축 단지를 제외하고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고 일어나면 1억원씩 오르던 1~2년 전과 같은 시절에는 매물 자체를 구하기 힘들다. 오히려 시장이 침체된 만큼 지금이 ‘갈아타기’에 적기”라고 조언했다. 한마디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지금이야말로 ‘매수하기 좋은 기회’라는 뜻이다.

“땅값이 올라야 집값이 오르는데 5년 올랐으면 좀 쉬었다 가는 것이 정상이다. 게다가 전세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전세가 오르기 전까지 매매가격은 약보합을 유지할 전망이다. 서울은 주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앞으로 전세가격이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지역 분석도 눈길이 끈다. 불황기에 강한 부동산은 결국 인구가 늘어나는 지역, 교통이나 문화 인프라가 확충되는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 원장이 강조한 지역은 신안산선이 뚫리는 독산동,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수혜지역인 월계동, 군자동과 신내동 일대다. 이와 함께 ‘한강 조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동구 풍납동 등에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면서도 10억원 미만인 단지가 많은데 이런 곳도 불황에 강한 부동산”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추천 단지도 눈길을 끄는 대목. 한국자산관리연구원의 빅데이터 통계 시스템 ‘살집팔집’을 통해 살펴본 투자가치 높은 단지로는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세곡푸르지오와 수서동 데시앙포레,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아파트 등을 꼽았다.

청약가점이 조금씩 낮아진 만큼 20~30대 젊은 부부는 서울 도심 아파트 청약 물량을 노리는 것도 내집마련의 한 방법이다. 신규 분양을 받으면 시세 대비 보통 10~20% 가격이 싸다. 지금 들어가더라도 손해를 보지 않고 다음 상승기를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고 원장은 “서울 인기 지역도 청약가점이 낮아지고 있어 내년까지 청약을 적극 노려볼 만하다. 경기 남양주, 하남 등 수도권 3기 신도시에서는 가장 먼저 조성되는 시범지구 투자가 유망하다”고 귀띔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1호 (2019.03.27~2019.0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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