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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취임 100일, 당 지지율 30% 돌파..대여투쟁·친일프레임 극복 과제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0 19:06

수정 2019.03.20 19:06

'나다르크'에서 '나관순'으로 바꾸는게 과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김하중 입법조사처장 임명동의 건 투표에 의원총회로 늦게 도착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와 의원들을 향해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나 대표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김하중 입법조사처장 임명동의 건 투표에 의원총회로 늦게 도착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와 의원들을 향해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자 나 대표가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은 20일, 국회 운영위에서 처음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선거제 개편안을 담은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에 강경 대응에 나선 상황에서 국회 운영위 과정을 놓고도 여당과 강한 마찰을 빚고 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보수진영 투쟁 전사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킨 나 원내대표는 취임 후 지난 100일간 당 지지율 상승이란 성과를 거뒀으나, 강경 대여투쟁의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는 '높은 기대치'는 부담이다.

아울러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관련 발언으로 여당이 공세하는 친일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관건이다.

■순탄치 않았던 초반 임기
지난해 12월11일 범친박계의 지원을 등에 업어 압도적인 표차로 경선에서 승리한 나 원내대표의 첫 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수사관의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적자국채 발행 강요 의혹 폭로 등에 이어 손혜원 무소속 의원 목포 투기 논란,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판청탁 의혹 등 전선이 다변화됐다.

임종석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국회 운영위로 불러들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첫 공격은 무위에 그치기도 했다.

문재인 캠프 참여 논란으로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의 임명에도 반발, '5시간30분 릴레이 단식 농성'을 주도한 나 원내대표는 결국 '웰빙 단식'이란 비판까지 들어야 했다.

2월 국회 보이콧 카드로 여당을 압박하며 올해 초 불거졌던 이슈들에 대한 청문회, 국정조사, 특별검사 도입 등을 주장했으나 아무런 성과 없이 3월 국회를 열어야 했다.

이같은 상황으로 문재인 정부의 민생정책에 대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1야당인 한국당의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진 못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정부가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뒷줄 가운데)가 국회의장석으로 나가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중 정부가 북한의 대변인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뒷줄 가운데)가 국회의장석으로 나가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교섭단체 연설로 반전
점증적으로 대여 투쟁 목소리를 높이며 기반을 다지던 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란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민주당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 삿대질까지 이어지면서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 "사과하라"고 요구했으나 나 원내대표는 "이 시간은 야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며 "야당 원내대표 이야기도 듣지 않겠다는 민주당의 이러한 태도, 이러한 오만과 독선이 이 정권을 오만과 독선으로 만들고 있다. 사과하란다고 제가 사과하겠나"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면서 나 원내대표를 지지하는 모습까지 보여, 나 원내대표는 순간 보수진영 여전사로 탈바꿈했다.

한 중진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임기 초반 성과를 내지 못하다 갑자기 만루홈런에 가까운 성과를 냈다"며 "민주당이 만들어준 결과라고 해도 일단 나 원내대표가 어느정도 기반을 다진 것에 대한 결과물로 봐야 한다"고 평했다.

지지율도 고무적이다.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2주에 조사한 한국당 지지율은 24%대였지만 올해 3월2주 결과에선 31%를 넘어섰다. 해당 조사는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로,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나다르크'에서 '나관순'으로 가야
그러나 과제도 만만치 않다.

"반민특위로 국민이 분열됐다"는 발언으로 여당과 야3당의 친일 공세가 잇따르면서 교섭단체 연설에서 강한 대여투쟁 이미지로 얻은 나다르크(나경원+잔다르크) 별칭이 희석됐다.

이에 나 원내대표는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이 잘됐어야 했다"며 "반민특위가 잘됐어야 한다. 그게 국론 분열을 가져온게 있다"고 재반박하면서 정면돌파에 나섰다.

친일프레임에 맞서 '나다르크' 외 '나관순(나경원+유관순)' 별칭을 얻을 정도로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교안 당대표와 당을 이끌면서 5.18 광주민주화 운동 비하 논란을 일으켰던 당 소속 의원 징계절차도 추후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우경화 논란을 피하면서도 보수진영 대안정당으로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묘수가 필요할 때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책적으로도 당장 여야 4당의 준연동형 비례제 선거제 개편안과 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저지가 당면과제다.

이외에도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법인세 등 주요 민생법안 처리 과정에서 여당과 충돌 여지가 많은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의 협상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선거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날치기 저지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선거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 날치기 저지 긴급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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