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이사람] 7년 공들여 개발한 친환경차 브레이크 ‘iMEB’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0 18:31

수정 2019.03.20 18:31

여훈 현대모비스 책임연구원
세계서 두번째로 만든 ‘iMEB’ ..3만개 경우의수 검토 사양 높여
3년내 차 150만대에 적용 예정
[fn이사람] 7년 공들여 개발한 친환경차 브레이크 ‘iMEB’

현대차 넥쏘 수소전기차, 기아차 쏘울부스터 전기차에는 공통적으로 현대모비스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친환경차 회생제동용 브레이크(iMEB)가 탑재됐다.

iMEB는 차량 감속 시 구동모터를 발전기로 사용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최첨단 제품으로 친환경차 연비의 40%를 담당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지난 7년간 공들여 개발했다. 기존 친환경차 브레이크 시스템에 비해 정밀한 제어능력은 뛰어나고 긴급제동 성능 등 프리미엄 사양까지 갖췄다. 특히 중량과 원가를 30% 이상 낮춰 혁신적인 부품으로 주목받으면서 지난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주관한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개발의 주역은 현대모비스 제동선행설계팀장 여훈 책임연구원(47·사진)이다.
지난 2006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지난 14년간 자동차 제동장치 개발에 몰두해온 제동전문가다.

그는 "입사 후 절반 이상을 iMEB 개발에 역량을 집중했다"며 "오랜 기간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함께해준 팀원들이 있어 개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iMEB는 전동배력 방식이라 기존 유압배력 방식보다 작동 단계가 20%가량 간소화돼 응답속도가 빠르다"며 "시스템 기반의 제동제어로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에 적합한 제동장치"라고 설명했다.

iMEB 개발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양산 수준으로 개발을 완료한 친환경차 회생 제동시스템의 신차 수주를 과감히 포기하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나섰다. 이에 대해 여 연구원은 "경쟁사의 방식을 쫓아가서는 영원히 2등이라는 전략적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차세대 회생제동시스템에 대한 세부정보가 전무해 연구원들은 3만여개에 달하는 모든 경우의수를 검토했다. 이런 개발 과정에서 현대모비스는 해외특허 24건을 비롯해 53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2015년 샘플이 구체화되고 테스트카에 적용되면서 미국 알래스카와 데스벨리, 스웨덴 동계시험장, 국내 강원도과 지리산 등에서 내구성 평가가 이어졌다. 15대의 시험차량이 3년간 총 100만㎞ 이상을 운행해 실도로 환경에서 검증을 진행했다. 용인 기술연구소에서는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환경 가속시험으로 30만㎞에 이르는 내구성 검증도 마쳤다.

혁신은 멈추지 않았다. 양산 개발 과정에서 제품 최적화를 위한 크기 축소와 구조 효율화 등 추가적인 제품 개선이 진행됐다. 그 결과 양산품 길이를 30% 줄이는 데 성공하는 등 7년간 세계 최고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담금질이 이어졌다.

여 연구원은 "iMEB는 오는 2022년까지 150만대 이상의 친환경차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동식 작동구조를 적극 채용해 미래 커넥티트카에도 적합하다"며 "현재도 자율주행에 대응 가능한 제동시스템을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현대모비스는 기존 1세대 iMEB의 성능을 유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린 2세대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의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기에 맞춰 개발이 완료될 전망이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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