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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사활 건 건설사… 브랜드 바꿔 이미지 먼저 '재건축'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0 18:14

수정 2019.03.20 18:26

서울 강남권 정비시장 정조준.. 상품·디자인 개편으로 차별화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 론칭 등 건설사 주택 브랜드 강화 총력
재건축 사활 건 건설사… 브랜드 바꿔 이미지 먼저 '재건축'

최근 건설사들이 브랜드 이름과 디자인 변경,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 등으로 주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서울이나 강남권 정비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브랜드 강화에 힘쓰고 있고, 중견사들 역시 주택 시장 외에는 먹거리가 줄어들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오는 28일 간담회를 열고 '푸르지오' 브랜드 리뉴얼을 선보인다. 대우건설은 2003년 브랜드 출시 이후 브랜드를 유지하다가 최근 변화의 필요성을 감지하고 상품·디자인 등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대우건설은 올해 연초부터 분양물량을 쏟아내며 주택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 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아직 첫 분양도 시작되지 않은 대형건설사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아파트와 오피스 등 1만여 가구 가까이 선보이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전국에 2만500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올해 상반기 내로 '롯데캐슬'과 차별화된 고급 이미지의 프리미엄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 1월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사 간담회에서 4월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를 공식화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1월 디자인 업그레이드 모델인 '롯데캐슬 3.0'을 공개하기도 했다. 과거 롯데캐슬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아파트와 주상복합 브랜드를 '더 플래티넘'으로 통합하고 올해 분양하는 모든 주거단지에 통합 브랜드를 적용할 예정이다. 호반건설도 창사 30주년을 맞아 주상복합단지가 사용한 '호반써밋플레이스'를 '호반써밋'으로 리뉴얼했다. 아파트 브랜드인 '베르디움'도 디자인을 개선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호반건설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M2블록에 '호반써밋 송도'를 시작으로 '호반써밋'과 '호반베르디움' 2만여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신세계건설은 '빌리브(VILLIV)' 브랜드를 선보였고 태영건설은 대표적인 브랜드인 '데시앙(DESIAN)'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Brand Identity)를 변경했고 기업형 임대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 네스트(DESIAN NEST)'도 론칭했다. 대보건설은 오피스텔 브랜드 '하우스디 어반(hausD urban)'을 내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역시 상반기 중으로 아파트 브랜드를 선보인다. 2004년에 '주공그린빌'을 시작으로 '뜨란채', '휴먼시아', '천년나무' 등에 이어 5번째 브랜드를 공개한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브랜드 리뉴얼에 나선 것은 브랜드 이미지가 아파트 등 주거단지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 시장이 위축되고 SOC 사업도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의 먹거리는 주택 시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서울 및 강남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가 필수다. 특히 지난해 재건축, 재개발 수주전이 많았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업체들은 입찰의향서를 낼 기회도 없었다.

실제 GS건설의 자이 브랜드가 강남에서 삼성물산의 래미안을 뛰어넘기 시작한 것도 래미안 텃밭인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 승리하고 난 후부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호반 역시 강남 시장 공략을 위해서 전사적으로 힘을 쏟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약해 매번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히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것보다 실질적인 상품 퀄리티를 높여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출시나 리뉴얼도 중요하지만 실제 입주민들이 브랜드를 만드는 만큼 입주 이후 관리나 운영에서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붙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야한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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