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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에서 17도까지 뚝"… 하한선 없는 소주 알코올 도수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0 18:12

수정 2019.03.20 18:12

하이트진로, 17도로 낮춘 참이슬 후레쉬 내달 출시
롯데주류 '처음처럼 17도' 무학 '좋은데이 16.9도' 등 소주엔 알코올 도수 규정 없어 앞으로 더욱 낮아질 수도

70년대 초까지도 30도였던 소주 알코올 도수가 절반 가량인 17도 선까지 떨어져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순한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과 수익성이 악화된 소주업체들의 원가율 낮추기가 맞물린 것이다.

2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익성이 악화된 소주회사들이 도수 내리기를 통해 원가율 맞추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 알코올 도수 17도 제품을 다음달부터 출시하기로 했다.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이 17도, 지방소주인 무학 좋은데이가 16.9도로 빅3 제품이 비슷해졌다.

17도 소주가 마지노선이 아니어서 더 순한 소주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소주는 위스키와는 달리 특별한 알코올 도수 규정이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낮출수 있기 때문이다.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위스키협회는 알코올 도수 40도 이상인 제품에 대해서만 '스카치 위스키'로 부를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에 비해 소주는 특별한 규정이 없어 갈수록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는 상황이다.

소주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들이 비용 증가와 저도화 트렌드를 내세워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원가율 개선이 가장 크다"면서 "원가가 개선되고 도수를 낮췄다고 판매량이 빠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알코올 도수를 낮출 때마다 출고가격 인하 요구도 나오지만 대부분 일시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이에 대해 알코올 도수를 낮췄지만 이익률에 큰 차이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0.2도 정도 알코올을 낮췄다고 해서 원가에 차이는 나지 않는다"면서 "도수를 낮추는 대신 소비자가 원하는 소주맛은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투자비가 들어가 절감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기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인식됐던 20도가 깨진 뒤로부터는 알코올 도수 하한선이 없어진 상황이다. 현재 소주업체의 주력제품 중 가장 낮은 도수는 무학의 좋은데이로 16.9도다.


알코올 도수 17도인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당장의 알코올 도수 인하 계획은 없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가 처음처럼 보다 낮다면 모르겠지만 17도로 같기 때문에 당분간은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참이슬은 '깔끔함', 처음처럼은 '부드러움'을 강조했는데 알코올 도수가 같아져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가 17.8도에서 17.2로 낮아지자 롯데주류는 곧바로 처음처럼을 17.5도에서 17도로 0.5도 내린 바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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