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승리한 역사, 그래서 '맑음'" 청소년을 위해 현직 교사가 집필한 <5월 18일, 맑음>

이영경 기자
청소년에게 5.18 민주화운동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기 위해 현직 교사들이 직접 집필한 책 <5월 18일, 맑음> 출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렸다. 창비 제공

청소년에게 5.18 민주화운동을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기 위해 현직 교사들이 직접 집필한 책 <5월 18일, 맑음> 출간을 기념한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렸다. 창비 제공

“1980년 5월18일은 굉장히 맑았어요. 초여름 날씨여서 덥기까지 했습니다. 그날부터 시작해서 열흘 동안 항쟁이 벌어졌어요. 5월27일 새벽에 전남도청에 모인 시민들을 계엄군이 무력진압하는 과정에서 5.18 민주화운동이 패배로 끝난 것으로 비춰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5.18은 진실규명, 명예회복을 통해서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되어왔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토대가 됐습니다. 긴 역사로 보면 5.18은 승리한 역사죠. 그래서 제목을 ‘맑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현직 교사들이 청소년들에게 5.18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쉽게 설명해주는 책 <5월 18일, 맑음>(창비)이 출간됐다. 19일 책 출간을 기념해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필 총괄을 맡은 임광호 광주 첨단고 교사는 “5.18기념재단에서 2008년 만든 인정교과서 <5.18 민주화운동>가 있지만 교과서 형식이다보니 딱딱해서 쉽고 편하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청소년 뿐 아니라 5.18을 직접 경험하지 않은 20~30대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5.18기념재단과 역사교사모임 등을 통해 알게 된 현직 교사들이 직접 집필했다. 광주 뿐 아니라 경기도, 경상북도 등 다양한 지역의 교사들로 필진을 꾸렸다.

총 2부로 나뉘어진 책은 전반부에서 5월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동안 벌어진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정리하면서 민주주의, 국가폭력, 언론, 공동체 등의 키워드를 통해 5.18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했다. 2부에선 5.18이 이후 진상규명 과정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지는 의미를 재조명했다.

정수연 광주 두암중 교사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5.18에 대해 수업할 자료를 찾아보면 막상 적합한 것을 찾기 힘들었다. 역사적 기록에 충실한 책이거나, 문학적으로 모호하게 다룬 소설들이 많았다”며 “이 책은 역사적 사실을 쉽고 간결하게 정리하면서도 5.18을 통해 현재 나눌 수 있는 가치들을 함께 다뤘다”고 말했다.

"5.18은 승리한 역사, 그래서 '맑음'" 청소년을 위해 현직 교사가 집필한 <5월 18일, 맑음>

임 교사는 “아이들과 수업 과정에서 느꼈던 어려움은 왜 5.18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사건이냐에 대해서 누구도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보다 큰 시각, 세계사적 시각에서 5.18을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책은 광주 오월어머니집을 이야기하며 아르헨티나의 군부독재에 저항했던 오월광장어머니회를 함께 설명하고,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재판을 이야기하며 프랑스 전범 모리스 파퐁의 재판을 언급한다. 5.18을 기리는 문학, 미술, 영화 등 민중예술을 소개하면서 스페인 내전을 그린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이야기한다.

최근 정치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발언이 나오고,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을 왜곡하는 회고록을 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왜곡과 망언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후세대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라나는 세대들이 5.18을 어떻게 이해하는가는 한 인간이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자신의 시대를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5.18이 남긴 가치가 우리 사회의 교양이나 지성으로 자리잡으면 왜곡이나 극단적 주장은 뿌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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