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쪄서 힘든 아이, ‘가족 응원’이 가장 큰 힘

소아소화기영양학회,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 가이드라인 발표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이 2008년 8.4%에서 2016년 14.3%로 크게 상승했다. 짜고 달고 기름진 고열량의 음식 섭취와 운동량 감소 등이 주요 원인이다.

소아청소년 비만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면 성장 후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게 되며, 당뇨병·고혈압·동맥경화 등 각종 대사증후군이 조기에 나타난다. 정서불안이나 또래로부터의 고립을 가져오는 등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사망률 증가와 의료비 부담을 가져오는 심각한 국가적 문제이기도 하다.

주요 증상을 보면, 가슴과 유방 부위에 지방이 침착되고 피부에 자색의 피부줄이 생긴다. 인슐린 저항성에 따른 대사증후군이나 지방간이 병발하며, 목·겨드랑이·사타구니의 피부가 접히는 부위가 검게 변하는 흑색가시세포증이 나타난다. 계속 살이 찌면서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체중부하가 실리는 무릎이나 발목 관절의 통증을 호소하거나 골관절에 무리가 가서 쉽게 접질리거나 골절되는 등 이상소견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 비만율 상승을 억제하는 최상의 대책은 비만을 조기에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가 아시아 최초로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의 체계적인 접근과 치료를 위한 지침(가이드라인)을 최근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양혜란 교수가 소아청소년 비만의 문제점과 개선 대책, 그리고 올바른 식사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학회 소아비만위원장과 영양이사를 맡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양혜란 교수를 중심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소아청소년 과체중과 비만의 정의 및 진단, 소아 비만의 치료 원칙, 식습관·운동습관·생활습관·정신건강 영역을 포함한 소아청소년 비만의 행동요법, 약물치료, 수술치료를 포함해 각 영역별로 권고사항을 담았다. 각 근거의 정도에 따른 권고 수준(레벨 A~D)을 설정했다.

세계소아소화기영양학회 소아비만전문위원인 양 교수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 및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환자 개인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과 학교,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고 밝혔다.

단순히 몸무게 줄이는 게 아니라
야식 등 나쁜 습관 하나씩 고치고
과식 자체를 못하게 식습관 교정

소아청소년 비만 관리의 목표는 단순히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어린이가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도록 돕는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당이 포함된 음료수와 패스트푸드, 열량 과잉 섭취와 과식 자체를 피하는 등 식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설탕과 과당이 포함된 음료는 탄산음료(콜라, 사이다, 환타 등), 환원 과일주스, 이온음료, 비타민음료, 식혜·수정과·매실차, 딸기우유·바나나우유·초코우유 등이 대표적이다.

야식을 먹는 습관을 고쳐야 하며, 초기에는 두세 가지의 나쁜 습관을 수정하고, 어느 정도 정착되면 또 다른 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한다. 또 심폐지구력을 길러주는 중강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이상 하는 등 근육과 뼈를 강화시키는 활동이 필요하다.

자존감 저하·우울감 있는지 파악
적절한 운동 같이하며 격려해야

운동은 낮은 강도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인다. 가족 전체가 참여해 가족의 행동과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와 선생님들은 비만 아이들의 자존감 저하, 따돌림,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도 제대로 파악해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

폐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