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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캡틴 마블’ 최강 여성 히어로가 주는 쾌감

입력 : 
2019-03-20 15:4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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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 엔딩으로 뒤통수를 맞는 듯한 충격을 준 마블은 모든 일이 시작된 맨 처음으로 관객들을 데려간다. ‘캡틴 마블’은 어벤져스를 구할 희망으로 떠오른 캡틴 마블의 탄생을 그린 영화로, ‘룸’의 히로인 브리 라슨이 마블 최초 여성 단독 히어로를 연기한다. 때론 좌절도 하지만, 남성 캐릭터보다 훨씬 강한 하드웨어에 유머를 잃지 않으며, 늘 파이팅이 넘치는 여성 히어로의 등장에 관객들은 환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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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최초로 캡틴 아메리카도, 아이언맨도 없던 1990년대를 최초로 다룬 ‘캡틴 마블’은 기억을 잃은 파일럿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아직 쉴드 국장이 되기 전인 6년 차 요원 닉 퓨리(사무엘 L. 잭슨)를 만나 히어로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해 MCU에 소개된 적 있는 ‘크리’족과, MCU 최초로 등장하는 ‘스크럴’족은 오랜 전쟁의 두 축. 1995년, 공군 파일럿 시절의 기억을 잃은 채 우주의 전사 크리족 최강의 정예부대 스타포스 멤버 ‘비어스’로 살아가던 캐럴 댄버스는 지구인으로 변신해 잠입한 스크럴족의 리더 탈로스(벤 멘델슨)를 쫓아 지구에 불시착한다. 쉴드 요원 닉 퓨리에게 발견된 그녀는 지구로 향하는 더 큰 위협을 감지하고 힘을 합쳐 전쟁을 끝내려 한다. ‘룸’으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휩쓴 브리 라슨은 9개월간의 집중적인 트레이닝 끝에 공중전과 단체 격투 신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는 한편,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캐럴 댄버스의 바뀌는 감정을 무난히 소화한다. 그녀의 모델이 된 것은 1993년에 미공군 최초의 여성 조종사가 되고, 전투부대의 첫 여성 지휘관이 된 M. 리빗 준장. 그녀와의 만남과 함께 실제 F-16 전투기에 타고 느껴본 중력 가속도 6.5 이상의 느낌은 영화 속 비행 신에서 실제 같은 느낌을 관객들에게 선사해준다. 주드 로는 기억을 잃은 캐럴 댄버스가 속하게 되는 크리 정예부대 스타포스 사령관이자 멘토 역을 맡아 반전 연기를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캐스팅은 마블 영화에서 만날 줄 몰랐던 아네트 베닝. 크리의 전사들이 미션에 착수하기 전 정신을 단련하기 위해 만나는 존재이자, 자신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슈프림 인텔리전스는 크리족의 의식이 집결된 A.I.다. 캐럴 댄버스가 존경했던 박사로 나타난 슈프림 인텔리전스는 내공 깊은 아네트 베닝이 맡았다. 또 하나의 신 스틸러는 바로 얼룩무늬 고양이 구스. MCU에서 고양이가 중요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영화 개봉 후 트위터에서는 자신의 반려묘를 포스터에 합성해서 올리는 ‘#캡틴마블_우리집구스’ 열풍이 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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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예상했던 것들을 요리조리 가지고 놀면서도 궁금한 것을 늘 매번 아주 근사한 방식으로 알려주는 마블답게, 이번 영화에서도 절대 너무 많은 정보를 우겨 넣으려 하지 않으면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가는 마지막 스탭을 밟고 있는 ‘캡틴 마블’에는 쉴드 국장 닉 퓨리가 한쪽 눈을 잃게 된 사연, 또 어떻게 초자연적인 존재에 맞서서 지구를 지키게 됐는지도 등장한다. 9번째로 닉 퓨리를 연기하는 사무엘 L. 잭슨이 처음으로 머리카락과 두 눈이 모두 있는 모습을 연기하고, 신참이었던 콜슨 요원의 24년 전도 그래픽으로 완성했다. 아직 마블의 어두운 세계관이 등장하지도 않고, 외계인이나 히어로에 대해 모를 때, 어벤져스, 토르, 그 외의 모든 것들의 발판이 되는 내용이 대거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다. MCU가 발굴한 독립영화계의 걸출한 듀오 애너 보든과 라이언 플렉 감독은 캡틴 마블이 단순히 강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복잡한 심연을 가진 인간이자, 맨즈 플레인하는 남성들에게 때론 주먹을 날리는 강한 여성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쉴드 요원들이 입고 있는 90년대 정장을 보며 90년대 음악을 들으면 향수에 젖어보자. 쿠키영상은 2개다. [글 최재민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71호 (19.03.2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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