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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 대한 국민 생각 | 아이 꼭 낳아야 하나?…아니요 51%

  • 김기진 기자
  • 입력 : 2019.03.15 09:20:46
정부가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정책을 쏟아내지만 2030세대 상당수는 저출산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매경이코노미가 모바일 리서치 기업 오픈서베이와 함께 전국 20~30대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응답자 56%는 ‘저출산 극복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도 9.6%다.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사람은 10%,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은 2%에 불과했다.

결혼과 출산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결혼을 꼭 해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36%에 그친 반면 꼭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은 47%나 됐다. 특히 남성(32.8%)보다 여성(61.2%)이 결혼을 필수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아이를 꼭 낳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은 51%로 ‘꼭 낳아야 한다는 응답’(32.6%)보다 훨씬 높았다. 역시 남성(36%)에 비해 여성(66%)이 출산이 필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아이를 키우기 좋지 않은 환경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84.6%나 된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육아시설 부족과 부담되는 양육 비용(21.8%), 가난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마음(8.8%) 등 개별적 요소를 지목한 사람도 있었지만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10명 중 5명(49%)이 선택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10명 중 4명(38.4%)이 ‘나에게 해당되는 정책은 소수에 불과하고 실제로 혜택을 받기 어려워 실효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현금 지원에만 치중한다’(25.2%),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출산율을 높이는 데에만 집중된 기존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의견(19.6%)도 꽤 된다.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거나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하는 정책으로는 재정 지원 확대(29%)를 꼽았다. 출산과 육아가 경력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16.6%), 육아휴직과 탄력근로제를 비롯한 근로 관련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응답(15.6%), 주택 공급을 늘리고 대출 지원을 확대하는 등 주거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는 답(15.2%)이 뒤를 잇는다.

적절한 출산 장려 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1000만원 이상~3000만원 미만이 가장 많은 표(19.8%)를 받았다. 아무리 큰돈을 받아도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다는 응답자도 상당수(18.6%)다.

‘저출산에 대한 일반인 인식’ 설문조사는 모바일 리서치 업체 오픈서베이와 함께 진행했다. 전국 20~30대 남녀 500명(남자 250명, 여자 250명)이 3월 5일 하루 동안 설문에 응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9호 (2019.03.13~2019.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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