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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천지개벽] (8) 삼송지구 | 스타필드·신분당선 통과…봄바람 '솔솔'

  • 강승태 기자
  • 입력 : 2019.03.18 07:35:02
삼송택지개발지구가 개발되기 전 모습(위)과 현재 랜드마크 단지인 삼송아이파크2차(아래).

삼송택지개발지구가 개발되기 전 모습(위)과 현재 랜드마크 단지인 삼송아이파크2차(아래).

그야말로 허허벌판. 아무것도 없었다. 약 10년 전 삼송택지개발지구가 개발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인근 일산신도시가 있는데 굳이 삼송동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고양시에서도 동쪽에 위치한 덕양구는 고양시 내에서만 보면 변두리인 것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 삼송지구가 처음 입주할 때만 해도 ‘미분양의 무덤’이라 불렸다.

하지만 2014년 이후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으로 돌아서면서 삼송지구는 대박이 났다. 1기 신도시가 있는 일산보다 서울이 가깝다는 이유가 컸다. 3호선을 이용하면 광화문이나 종로 등 서울 업무지구까지 30분이면 도착 가능하다. 여기에 스타필드 입점으로 정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전세난에 밀려온 출퇴근 수요, 일산 구도심에서 새 주택을 원하는 주거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삼송지구가 인기를 끌었다”고 분석한다.

▶삼송지구는 어디?

▷다리만 건너면 서울 은평구

삼송동은 마을에 커다란 소나무 세 그루가 있어 ‘세솔리’라고 부르던 것을 한자로 표기한 지명이다. 삼송동에서 통일로를 따라 2~3분만 차를 타고 가면 바로 서울. 은평뉴타운과 불광천을 거쳐 서대문사거리로 바로 이동이 가능하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이 가장 가까운 지역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다.

삼송택지개발지구는 총면적 약 507만㎡에 약 2만4000가구가 들어선 거대 주거지역이다. 2014년 말 삼송동과 원흥동, 동산동, 오금동을 포함하는 삼송택지개발지구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삼송지구 내에서도 가장 핫한 지역은 바로 삼송역 일대. 부동산114에 따르면 고양시 덕양구 내에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비싼 지역은 삼송동(3.3㎡당 178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흥동(1674만원), 동산동(1661만원)이 뒤를 잇는다.

삼송지구는 개발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상태다. 3호선 삼송역과 원흥역 사이에 건설 중인 오피스텔이나 주상복합단지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입주가 계속 이어진다. 올해 입주하는 단지만 4곳, 3480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가 모두 들어오면 삼송지구는 3만가구가 거주하는 미니신도시급 주거지역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삼송동 일대 부동산 공인중개사사무소들은 삼송지구의 변화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우선 2015년 ‘삼송아이파크2차’가 입주하면서 일대 위상이 바뀌었다. 입주 당시만 해도 4억원 후반대였던 삼송아이파크2차는 입주 후 주거 만족도가 높은 단지로 분류되면서 지역 주민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불과 2~3년 만에 2억원 이상 가격이 상승했으며 지난해 12월 전용 84㎡가 7억2700만원까지 거래되기도 했다. 이후에는 소폭 하락하며 조정장을 거치고 있다.

삼송아이파크2차의 장점은 여러 가지. 무엇보다 삼송역과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했다는 점이다. 현재 입주한 단지 중 삼송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했다. 고양중 등 주변 학교와 가깝고 단지 바로 옆으로 삼송로가 지나고 있다. 자동차나 대중교통 모두 이용이 편리하다.

단지 주변으로는 솔개천과 창릉천이 흐르고 있으며 쾌적한 분위기에 산책로까지 잘 갖춰져 있다. 멀리 북한산까지 볼 수 있어 전망도 훌륭한 편이다. 삼송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삼송아이파크2차는 삼송동 랜드마크 단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며 “대형 복합쇼핑몰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쇼핑과 문화, 여가생활을 즐기기 좋고 교육환경도 잘 갖춰진 단지”라고 설명한다.

두 번째는 스타필드 효과다. 2017년 스타필드 2호점이 삼송동에 개장하면서 많은 사람이 몰리기 시작했다. 2017년 하반기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점은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560여개 쇼핑 브랜드와 100여개 식음료 매장이 들어선 수도권 서북부 최대 규모 쇼핑몰. 오픈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 2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서북부는 물론 고양시나 멀리 파주, 의정부 등에서도 쇼핑객이 몰려올 정도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스타필드 고양점이 들어선 이후 삼송지구 주변에 이케아와 롯데몰 등도 속속 들어서면서 삼송지구는 새로운 쇼핑지역으로 자리 잡았다.

▶기대와 우려 교차되는 삼송

▷GTX 호재 있지만 주변 물량 부담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삼송지구 부동산 가격은 다소 소강상태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거래절벽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급매조차 소진되지 않으면서 거래량은 거의 끊겼다. 게다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서 매수 수요마저 거의 사라졌다.

실거래가도 다소 하락 추세다. 삼송지구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8~9월 가장 높았던 시기와 비교하면 단지별로 매매가격이 약 3000만~5000만원 떨어졌다. 물론 2017년 이전과 비교하면 가격이 훨씬 높은 상태다.

삼송지구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며 지켜보고 있는 것은 교통 호재다. 2023년 개통할 GTX-A노선인 연신내역은 삼송역과 불과 두 정거장 거리다. GTX-A노선이 완공되면 삼송지구에서 강남까지 30분 만에 도착 가능하다. 강남 접근성이 좋지 않다는 점은 삼송지구의 단점 중 하나. GTX-A노선이 완공된다면 이 단점은 바로 해결된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사업 또한 삼송지구 주민의 숙원 사업으로 꼽힌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은 서울 용산에서 고양 삼송에 이르는 18.5㎞ 구간의 수도권 간선 급행철도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국토부에 노선 계획과 예비타당성 조사를 요청해 지난해 8월부터 조사가 진행 중이다.

GTX-A노선이 삼송지구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노선은 직접 혜택을 입을 수 있는 프로젝트다. 삼송동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신분당선 예타 발표 결과에 따라 삼송지구 운명이 엇갈릴 수 있다”며 “많은 주민이 예타 통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한다.

호재가 있다면 악재도 있는 법. 삼송지구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바로 주변 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17년 분양에 나선 지축지구가 올해 11월부터 입주한다는 점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축지구에는 ‘지축역반도유보라’(599가구)와 ‘지축역센트럴푸르지오’(852가구)가 각각 11월, 12월 입주를 시작한다. 내년에도 ‘지축역한림풀에버’(1월, 1102가구), ‘지축역중흥S클래스’(12월, 732가구)가 줄줄이 입주를 기다린다. 3000가구 넘는 지축지구는 분명 삼송지구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지축지구는 은평뉴타운과 삼송지구 사이에 위치해 양쪽 인프라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 삼송지구보다 입지가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송지구 주요 아파트 단지는 준공된 지 3~4년 지났다. 지축지구 아파트가 입주하는 시점이 되면 삼송지구 주요 단지가 준공 5년을 넘어선다. 일부 주민이 새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원한다면 삼송지구 집값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축지구뿐 아니다. 고양시 전체로 봐도 올해 22년 만에 최대 물량인 1만3410가구 입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중 70%가 넘는 1만가구가 삼송지구가 위치한 덕양구 입주 물량이다. 김광석 리얼투데이 이사는 “신분당선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라 삼송지구 운명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며 “삼송지구는 기본적으로 거주환경이 좋은 만큼 단기간 급락 등은 이뤄지지 않겠지만 단기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99호 (2019.03.13~2019.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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