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서비스 안내

신학기 맞은 교육주-'프리패스' 덕에 메가스터디·디지털대성 훨훨

  • 김기진 기자
  • 입력 : 2019.03.18 10:33:20
  • 최종수정 : 2019.03.18 18:15:57
교육부가 정시모집 인원 비율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2019학년도 수능이 불수능이라 평가받자 교육주에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가 정시모집 인원 비율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고 2019학년도 수능이 불수능이라 평가받자 교육주에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새학기를 맞아 교육주 투자 열기가 뜨겁다. 교육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교육부가 20%대 초반인 정시 모집 인원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하고 2019학년도 수능 난이도가 높아 ‘불수능’이라고 평가받은 게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사교육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관련 종목이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교육주가 경기방어적 성격을 띤다는 점도 투자자 관심을 모으는 요소다. 우리나라에서 사교육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이 강하다. 경기 불황에도 사교육비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게 보통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대표적인 교육주는 수능 강의 사이트의 두 강자 디지털대성과 메가스터디다.

과거 온라인 수능 강의 시장은 제로섬게임이었다. 수강생이 1타 강사(스타 강사)를 따라 학원을 옮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1타 강사를 몇 명 데리고 있는지가 실적을 좌지우지했다. 지난 2014년 수학 1타 강사 신승범이 메가스터디에서 이투스로 자리를 옮겼을 때 메가스터디 고등부문 매출이 크게 줄어든 사례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시장 성장세는 정체된 가운데 1타 강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기업 실적도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2016년 소위 ‘프리패스’가 등장하고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프리패스는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해당 사이트의 모든 온라인 강좌를 들을 수 있는 상품. 저렴한 가격에 모든 수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게 되자 굳이 강사를 따라 학원을 옮기지 않고 여러 학원 수강권을 동시에 구매하는 수험생이 늘었다. 이 덕분에 제로섬게임 시장이 다 같이 성장하는 시장으로 바뀌었다. 2015년 2500억원이었던 온라인 수능 강의 시장 규모는 2018년 4000억원으로 커졌다. 시장이 커지니 당연히 주가도 승승장구다.

디지털대성은 오프라인 학원 대성N스쿨과 대성학원, 온라인 교육 플랫폼 대성마이맥 등을 운영하는 업체. 1월 4일 4295원에 장을 마감하며 저점을 찍은 이후 반등해 3월 13일 1만300원까지 올랐다. 저점 대비 상승률이 무려 139.8%다. 손승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디지털대성을 ‘올해의 교육주’라고 치켜세운다. 단, 최근 들어 주가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연초 2만6000원 선에서 등락하다 3월 중순 들어서는 3만6000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한다. 증권가에서 제시하는 목표주가는 4만7000~4만9000원 선.

디지털대성과 메가스터디 외에도 눈길 끄는 교육주는 여럿이다.

영어 교육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청담러닝이 첫손에 꼽힌다. 주가가 연초 이후(1월 2일~3월 13일) 22.3% 상승했다. 지난 2014년 베트남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힘쓰는 중이다. 청담러닝 자회사 씨엠에스에듀도 눈여겨봄직하다. 수학 교육 전문으로 이름을 날린 씨엠에스에듀는 최근 코딩 교육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 사업 확장으로 인해 비용이 늘면서 실적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으나 올해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3월에는 주요 직영점 수강료가, 6월에는 전 센터 수강료가 오를 예정이다. 코딩 교육 사업과 해외 사업도 성장이 예상된다”며 장밋빛 기대감을 내비쳤다. 3월 13일 종가는 7810원, 증권가 목표주가는 9000원 선이다.

학습지 업체 중에서는 웅진씽크빅이 눈길을 끈다. 올 들어 주가가 45.7% 뛰었다. 안주원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 2월 AI(인공지능) 수학을 선보인 데 이어 디지털 콘텐츠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힘입어 회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가격 상승 효과로 인한 수혜도 기대된다”며 목표주가 4800원을 제시했다. 3월 13일 종가는 3840원이다.

▶학령인구 감소세는 위험요소

초·중·고등학생 대상 교육 콘텐츠 개발과 교육 관련 서적 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비상교육 역시 올해 들어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연초 이후 20% 뛰었다.

기업,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교육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멀티캠퍼스도 눈길을 끈다. 삼성그룹 소프트웨어 교육 과정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위탁운영을 맡은 업체. 올해 들어 16.7% 올랐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기존 사업 부문이 순항하는 가운데 SSAFY 실적이 주가 추가 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 SSAFY는 수강생이 갈수록 늘어나는 구조라 관련 매출 역시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주가 관심을 끌고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위험 요소가 한둘이 아니다. 무엇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최고 난제다. 해외 시장 문을 두드리는 업체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요인은 학생 1인당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 통계청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 한 명당 사교육비는 지난해 29만1000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7% 증가한 금액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7년 이후 최고치다. 사교육 참여율도 2016년 이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0호 (2019.03.20~2019.03.2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